-시민단체 직장갑질119의 설문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사실 이 같은 상황은 놀랍지 않다. 고용노동부의 2020년 일·가정양립실태조사에서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활용한 직장인은 5.9%였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사용한 직장인은 6.4%였다.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근로시간 개편 관련 주 최대 노동 시간으로 ‘60시간’을 공식화며 더 확고해진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 방향은 ‘특정 기간 몰아서 일하고 자유롭게 휴가 사용’이다. 그러나 이미 사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난 휴가를 몰아서 사용하는 것이...<본문 중에서>
사실 이 같은 상황은 놀랍지 않다. 고용노동부의 2020년 일·가정양립실태조사에서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활용한 직장인은 5.9%였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사용한 직장인은 6.4%였다.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근로시간 개편 관련 주 최대 노동 시간으로 ‘60시간’을 공식화며 더 확고해진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 방향은 ‘특정 기간 몰아서 일하고 자유롭게 휴가 사용’이다. 그러나 이미 사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난 휴가를 몰아서 사용하는 것이...<본문 중에서>

출산휴가 자유롭게 못 써


26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사무금융 우분투재단과 여론조사 전문 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 전국의 만 19세 이상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지난 3~10일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4명은 법으로 보장된 산전후휴가(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피자면, 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39.6%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 비율은 비정규직(56.8%),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62.1%), 월급 150만 원 미만 노동자(55.0%), 일반 사원급(51.5%)에서 두드러지게 높은 것이 확인됐다. 300인 이상 사업장 노동자(21.5%)와 상위 관리자급(22.9%)에서 같은 응답이 상대적으로 적게 확인되는 것과는 대비된다.

법 자체는 출산 전후 90일의 휴가를 규정하고 있지만 회사나 상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노동 약자는 법으로 규정된 휴가를 쓰는 것조차 자유롭지 않은 것이다.


육아휴직, 가족돌봄휴가도


육아휴직의 경우 자유롭게 쓰지 못했다는 응답의 비율이 출산휴가보다 높은 45.2%를 기록했다. 이 비율 역시 비정규직(58.5%),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67.1%), 월급 150만 원 미만 노동자(57.8%) 등 노동 약자에게서 평균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49.9%)이 남성(41.6%)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가족(조부모, 부모, 배우자, 배우자의 부모, 자녀 또는 손자녀)의 질병, 사고, 노령 등으로 인해 한 해 10일까지 사용 가능한 가족돌봄휴가의 경우 무려 전체의 53%가 자유롭게 쓰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비교적 노동 환경이 나을 것으로 여겨지는 공무원의 경우도 돌봄 10일을 신청했으나 결재권자가 4일만으로도 간병은 충분하다고 답변했다는 내용을 직장갑질119에 제보한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갑질119는 육아휴직, 출산휴가 등을 썼다가 급여 삭감, 안식 휴가 대상자에서 제외, 일방적인 휴가 일수 조정, 임신기간 근로시간 단축 요청 거절 등 부당한 대우를 당한 사례도 있음을 전했다.


장시간 노동국


사실 이 같은 상황은 놀랍지 않다. 고용노동부의 2020년 일·가정양립실태조사에서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활용한 직장인은 5.9%였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사용한 직장인은 6.4%였다.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근로시간 개편 관련 주 최대 노동 시간으로 ‘60시간을 공식화며 더 확고해진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 방향은 특정 기간 몰아서 일하고 자유롭게 휴가 사용이다. 그러나 이미 사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난 휴가를 몰아서 사용하는 것이 더 쉬울지, 몰아서 일하는 것이 건강에 끼치는 악영향과 별개로 우려가 앞선다.

직장갑질119는 우리나라가 아이를 맡길 조부모가 있거나 부자가 아니라면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없는 장시간 노동국이라고 꼬집으며, 정부가 직장인에게 준 선택권은 회사를 그만두거나’, ‘아이를 안 낳거나둘 중 하나라고 발언했다.

직장갑질119 장종수 노무사는 정부가 직장인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노동 시간을 줄이고 출산, 육아, 돌봄 휴가를 확대하는 한편 이를 위반하는 사업주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장은 장시간 근로가 만연한 국가에서 법정 노동시간을 초과하는 노동을 더 유연하게 만드는 제도 변화는 유례가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정말이지, 하루가 멀다 하고 저출산 대책을 논하는 초저출산 및 장시간 노동국에서 이 무슨 유례 없는 일인가 싶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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