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도이체방크는 코코본드를 조기상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울라프 슐츠 독일 총리도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 직후 “유럽의 은행 시스템은 안정적”이라며 도이체방크의 부실화 우려를 일축했다.
하지만 여전히 최근 글로벌 금융 불안에 대한 우려는 금융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미 대형은행 씨티그룹은 “비이성이 지배한 시장이 희생자를 찾고 있다”며...<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지금 세계는] 최근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 등 유럽 주요 은행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미국발 은행 위기가 스위스에 이어 독일까지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7(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서 선진국들이 미국발 중소은행 파산 여파로 인한 시장 긴장을 완화했으나 세계 금융 안정성에 위험이 커졌고, 올해는 힘겨운 한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특히 상황을 계속 면밀히 감시하고 있고 세계 경제 전망과 금융 안정성에 대한 잠재적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은행 부실화, 전세계 시장에 어느 정도 타격 입힐까위기감 고조


실제 글로벌 은행 부실화가 전세계 시장에 타격을 입힐 것인지에 대한 위기감이 곳곳에서 고조되는 분위기다. 크레디트스위스(CS)발 유럽 은행권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주말에는 도이체방크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장중 한때 15%까지 폭락하다 장 막판에 반등하면서 8.5%로 마감했다.

특히 도이체방크는 총자산만 18704000억원으로, 앞서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의 총 자산과 단순히 비교만 하더라도 7배 가량 많고, 크레디스위스보다도 2.5배나 많은 상황이다.

이처럼 거대 글로벌 은행에게서도 위기감이 감지되면서 전 세계 금융가에서는 시장 타격 우려가 흘러 나오고 있다.

도이체방크 주가가 급락한 것은 크레디트스위스(CS)의 매각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CS의 유동성 위기가 커지자 스위스 정부는 스위스 최대은행인 UBSCS를 인수하도록 결정했는데, 이 과정에서 CS의 신종자본증권(AT1) 전액을 상각하기로 결정한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AT1은 조건부전환사채인 코코본드의 일종으로, 주식보다도 안전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사태로 인해 불안정성 리스크가 커지면서 도이체방크가 직격타를 맞았다.

이에 도이체방크는 코코본드를 조기상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울라프 슐츠 독일 총리도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 직후 유럽의 은행 시스템은 안정적이라며 도이체방크의 부실화 우려를 일축했다.

하지만 여전히 최근 글로벌 금융 불안에 대한 우려는 금융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미 대형은행 씨티그룹은 비이성이 지배한 시장이 희생자를 찾고 있다며 은행 위기 공포가 다른 은행까지 위기로 번질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5년만에 은행 위기재연된다는 분석도


이 때문에 일각에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세계 곳곳에서 은행 위기(banking crisis)’가 재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SVB를 신호탄으로 은행들의 파산은 시스템 전체의 리스크를 부르면서 뱅크런이 촉발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SVB 사태가 터지자 예금 전액에 대한 보장에 나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예금 보호 한도는 25만 달러 한화로 약 33000만원까지인데, 이를 넘어서 전액을 보장한다고 공언한 것이다. 세금을 들여서라도 금융 안정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셈이다.

이처럼 미국과 스위스 은행들에게서 금융권 위기설이 시작되면서 우리 금융권에도 불안 심리가 드리우는 상황이다. 우리 금융주 주가도 이달 들어 9% 이상 급락하는 등 불안정성이 감지된다.

장하준 영국 런던대 경제학과 교수도 당분간 국내외의 금융권에 불안과 공포심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장 교수는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를 소개하는 기자 간담회에서 SVB의 파산 논란에 대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가 구조 개혁 없이 0%대 초저금리로 대응한 것이 최근 금융시장의 왜곡을 부른 것이라며 당분간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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