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도 영향이 미친다. 한은 역시 하반기에 물가가 안정화된다는 전망 아래 최근 금리인상 속도를 늦췄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다시 커지고 원화약세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금리인상 카드를 다시 만지게 될 수밖에...<본문 중에서>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도 영향이 미친다. 한은 역시 하반기에 물가가 안정화된다는 전망 아래 최근 금리인상 속도를 늦췄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다시 커지고 원화약세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금리인상 카드를 다시 만지게 될 수밖에...<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세계는 지금]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플러스(OPEC+)가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추가 감산을 하기로 하는 등 깜짝 감산 결정을 내리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코스피지수는 하락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도 불확실성 확대에 요동치는 모양새다.

3(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지난해 10월 하루 원유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하루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한 데 이어 2일 또 다시 하루 116만 배럴을 자발적으로 추가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은행권 위기가 촉발되고, 이에 따른 경기 둔화에 대한 경계감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하자 OPEC+국가들이 가격을 방어하기 위해 급히 감산을 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초 배럴당 80달러 내외를 오가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달 2064.12달러까지 떨어진 바 있다.


 깜짝 감산 조치, 물가상승 및 경기침체 불러올 가능성


OPEC+의 감산 조치는 물가상승과 경기침체를 한꺼번에 불러오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 효과로 인해 국제유가가 다시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물가상승은 소비위축으로 이어지면서 경기침체는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같은 상황은 한국 경제에 어둡게 작용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경기를 상저하고로 전망하며 하반기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3월까지 누적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약 225억 달러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 불확실성까지 겹친다면 무역수지 적자 우려는 커질 수 밖에 없다.

실제 유가의 급등은 우리나라에도 즉각적인 충격을 줬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6원 급등한 1316.5원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가 급등하면 물가상승 압박이 거세지고, 무역적자 폭이 다시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자 원화 가치가 급락한 것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 미국증시 상승 소식에 전 거래일보다 8.95포인트(0.36%) 상승으로 출발했으나, 유가 급등 소식에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에 4.52포인트(0.18%) 내린 2472.34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정부의 재정정책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하반기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고 대규모 감세를 추진했다. 그러나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에는 재정적자 규모만 커져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도 영향이 미친다. 한은 역시 하반기에 물가가 안정화된다는 전망 아래 최근 금리인상 속도를 늦췄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다시 커지고 원화약세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금리인상 카드를 다시 만지게 될 수밖에 없다.


 외신, 연말 배럴당 100달러 전망도글로벌 석유 수요는 긍정적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시장 분석가들의 코멘트를 인용해 브렌트유 가격이 연말까지 최고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들의 감산 약속이 그대로 지켜질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이번 감산 결정으로 올해 말과 내년 말 브렌트유 전망치를 기존보다 각각 5달러 상향 조정한 배럴당 95달러와 100달러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10월 감산 당시와 달리 중국의 강력한 회복세와 정제마진 회복으로 글로벌 석유 수요는 긍정적이라고도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상품·파생상품 리서치 책임자인 프란시스코 블랜치는 “1년간 수요와 공급에서 하루 100만 배럴 정도의 예상치 못한 변화가 발생하면 배럴당 2025달러 정도의 가격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랜치는 “OPEC가 브렌트유의 가격이 배럴당 80달러 이상에서 거래되면 미국 셰일가스 공급 증가를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어서 유가 상승을 위한 감산이 5년 전과 같은 리스크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블랜치는 “OPEC가 역사적으로 합의된 감산을 완전히 이행하지 못했던 만큼 약속된 감산 규모가 제대로 지켜질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하며 올해 하반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90달러로 유지했다.

호주뉴질랜드(ANZ)은행의 수석 상품 전략가 대니얼 헤인스는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이번 결정 이후 연말까지 100달러에 도달할 확률이 확실히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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