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중순인데도 30도가 훌쩍 넘는 이상 고온 현상이 계속된다. <사진=픽사베이>
5월 중순인데도 30도가 훌쩍 넘는 이상 고온 현상이 계속된다. <사진=픽사베이>

16일 강릉 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가는 등 한반도 전역이 펄펄 끓고 있다. 5월 중순에 벌써 여름 날씨를 보이는 이상 고온 현상은 한반도뿐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시아, 더 멀리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에서 감지되고 있어 불안감이 가중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7일 전국이 초여름 날씨를 보이면서 내륙은 동해안을 중심으로 30도 이상 올라 16일 만큼이나 무덥다. 따뜻한 남서풍이 유입되고 햇볕에 의해 기온이 오르면서 낮 강릉 등 동해안 일부 지역은 낮 최고 기온 33도 이상이 예상된다. 

최근 며칠째 이어지는 이상 고온 현상은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 윈난 지역은 최근 40도 넘게 수은주가 올라갔고, 태국 북서부는 45도를 넘긴 지역이 나왔다. 베트남과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유례가 없는 고온에 신음하고 있다. 싱가포르 역시 13일 최고 기온이 37도까지 치솟았다. 1983년 4월 이후 무려 40년 만에 최고 기온이다.  

유럽도 펄펄 끓기는 마찬가지다. 스페인의 경우 극심한 가뭄에 연일 4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져 사람들은 물론 동물들의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스페인 주변 유럽 국가를 비롯해 미국 역시 약 50년 만에 최고 기온을 찍는 지역이 무더기로 나오면서 주정부들이 긴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가 막 전기세를 올린 상황이어서 폭염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겨우 엔데믹을 맞았지만 당장 올여름 냉방비 부담이 커지면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시적이나마 구제 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학자들은 최근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그 수준이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세계기상특성(WWA)은 지난달 말부터 40도가 넘는 이상 고온이 유럽과 중동,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벌어지는데, 이 정도 폭염은 기록 상 4만 년에 한 번 일어날 정도이며, 현재 딱히 해결 방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기상 전문가들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다가오는 엘니뇨다. 각국의 학자들은 올여름 이른바 '슈퍼 엘니뇨'가 발생하면서 최악의 폭염이 오래 이어질 가능성을 점쳤다. 세계기상기구(WMO) 역시 올해 역대 최아그이 엘니뇨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 갈수록 폭염이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엘니뇨는 고온건조한 날씨를 부른다. 일단 발생하면 동남아시아와 호주의 강수량이 줄고 적도 인근 국가는 강수량이 늘어나 각종 자연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 상대 개념인 라니냐와 서로 반복되며 지구 기후에 영향을 주는 엘니뇨의 주기는 대략 3~6년이지만,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그 주기가 틀어지거나 짧아지는 추세다. 특히 일반적인 엘니뇨보다 훨씬 영향력이 큰 슈퍼 엘니뇨가 빈발하면 재난에 나까운 고온현상이 계속될 수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