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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 미·중 본격 패권 다툼 나서나…미, 중국 일대일로 사업 견제하는 인도·태평양 전략 발표
중국에 반발, 미국과 공동 보조 취하는 나라들 속속 생겨
박경희 기자  |  2580@newswor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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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3  16: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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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박경희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30일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기술과 에너지, 사회기반시설 등을 중심으로 1억1천300만 달러(약 1천266억 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외신 등의 각종 언론에서는 중국의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1조 달러에 달하는 중국 일대일로 사업에 비하면 규모면에서 차이가 크지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행보에 공동 입장을 취하는 나라들이 생겨나면서 미중 간 무역전쟁을 넘어선 본격 패권 다툼에 나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담당

◆ 미, 중국 일대일로를 겨냥한 인도·태평양 전략 발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달 30일 미 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인도·태평양 비즈니스 포럼’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1억1300만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폼페이오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번영을 위한 미국의 경제적 기여를 표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으며, “1억1300만 달러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착수금 성격”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표현을 안했지만 “우리는 전력적인 종속관계가 아닌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원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목적으로 투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은 일대일로 참가국에 상환 불가능한 거액의 자금을 대출해주고 상환 대신 인프라 운영권을 얻고 있지만, 미국의 투자는 이러한 방법과 다르다”면서 중국 본격 견제에 나섰다.

이에 중국은 관영 환추스바오를 통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투자 전략이 일대일로 구상에는 별다른 충격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일대일로 사업에 최소 1조원 달러의 규모를 투자하는 중국에 비해 규모면에서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중국이 일대일로에 투자한 자금은 무려 1조 달러(1120조원)에 이른다”며 “투자 규모면에서 미국은 중국과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호주, 미국과 같은 입장 보여

중국이나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평가절하 했지만 실제로는 그리 무시할 수는 없을 듯하다. 우선 일본과 호주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펀드’ 조성에 협력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미국과 함께 하겠다는 나라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미국에 협력할 의사를 비친 것인데, 사실 인도·태평양 구상 자체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외교전략이다. 지난 2016년 8월 케냐에서 열린 아프리카개발회의 기조연설에서 아베 총리가 처음으로 발표한 바 있는 인도·태평양 구상은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이 중심이 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항행의 자유와 법의 지배,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 등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뜻을 받아 지난해 11월 취임 후 첫 아시아태평양 순방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공식화 했다.

미국과 일본이 나서자 호주 줄리 비숍 외교부 장관도 미·일에 협력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인프라 정비사업에 투자할 것이라며,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향상시키기 위해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인도·미얀마도 중국 견제

미국의 인도·태평양 경제 비전 발표 시점과 맞물려 인도는 중국산 수입품에 제동을 거는 보호무역을 주장하고 나섰다. 인도 의회 상무위원회는 지난달 말 보고서를 통해 인도 국내 제조업 비중을 국내총생산(GDP)의 25%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중국산 수입품이 인도 경제, 특히 제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인도는 2017년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전년 대비 8% 이상 늘어나는 등 무역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하고, 자국 제조업 육성을 위해 직물이나 장난감, 램프 등 노동집약적 경공업 제품에서 중국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가하면 미얀마에서는 중국 정부지원으로 진행되던 일대일로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로이터 통신의 지난 2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진행되던 미얀마 서부 차우크푸 항구 개발 사업에 대해 미얀마 정부가 과도한 부채를 우려해 대폭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는 것이다.

미얀마의 차우크퓨는 인도양에서 미얀마를 거쳐 쿤밍까지 연결되는 771km의 중국 송유관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와 믈라카 해협을 거치지 않고 서남부지점에서 인도양으로 바로 연결되는 차우크퓨에 대규모 항만시설 그리고 섬유·정유 생산시설이 포함된 4천200에이커 규모의 경제특구 등의 산업시설을 세워 서부내륙 개발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다.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해외 인프라 구축 계획이었는데, 이를 두고 향후 중국이 군사시설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미얀마가 이번 차우크퓨 항구 개발 사업을 대폭 축소하게 된 것은 스리랑카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스리랑카는 중국으로부터 차관을 도입해 함반토타 항구를 지었다가 적자가 생기자 운영권을 결국 중국에 넘긴 바 있다. 아웅산 수치의 경제 자문을 맡고 있는 손 터넬도 “새로운 협상은 재무 리스크를 대폭 줄이게 될 것이며, 채무와 주권이 위협받는 상황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보호무역주의에 집착하고 있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제와 안보를 위한 협력 사업’에 대해 여러 나라들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의구심을 가질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얀마를 비롯한 말레시아, 파키스탄 등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반발하며 흔들리는 상황이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대결구도가 생성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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