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급 가수 출연’ 문자변경, 소비자 “거짓 정보로 치킨팔았다”

미미쿠키가 폐점했다. 시중에서 구입한 상품을 ‘유기농 수제쿠키’로 둔갑시켜 소비자들에게 속여 판매한 대가를 혹독히 치른 결과였다.

과도한 시장경쟁의 파도속에서 기업들은 저마다 독창적인 다양한 광고 컨텐츠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문제는 사업주가 때론 거짓된 정보로 고객을 유인해 매출을 올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으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담당

논란이 되고 있는 BBQ(비비큐) 행사 건도 동일한 맥락에서 비난받고 있다. BBQ는 14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SBS와 공동주최로 레드벨벳, 마마무, 블랙핑크 등 유명 가수들이 출연하는 ‘BBQ & SBS 슈펀콘서트’를 개최예정이다. 콘서트 티켓 구매는 BBQ 치킨 영수증 번호로 응모하는 추첨방식으로 진행했다.

BBQ는 “BBQ 치킨먹고 콘서트 보자, EXO 출연확정” 등의 광고성 문자를 소비자들에게 전송했다. 엑소 팬들은 응모 횟수에 제한이 없었기 때문에 ‘BBQ 치킨 먹기 운동’을 벌일 정도로 활발히 참여했지만 이후 “EXO급 가수 출연”으로 광고문자는 변경됐다.

문자를 보고 치킨을 구입했던 엑소팬과 소비자들은 “거짓 홍보로 치킨 판매량만 올렸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등 집단 항의를 벌이고 있다. 반면 BBQ 측은 “일부 개별 가맹점주들이 문자를 전송한 것”이라며 본사와는 무관하고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본사 측에서 단체 문자를 발송한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과연 일부 점주들에 국한된 문제로 보는 것이 맞는 걸까.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운영되는 BBQ는 각 지점을 관리하는 슈퍼바이저가 배치돼있고 본사는 운영체제를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다. 또 소비자들은 콘서트 출연진에 대해 본사에 문의를 하는 등 지속적으로 해당 사실을 알렸기 때문에 BBQ 측은 더 이상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만이 최상의 탈출구가 될 수 없게 됐다.

도덕적 책임은 그 행위자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해당 조직 내의 상하 구성원으로 확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법적으로 책임추궁의 대상에 오르지 않더라도 행위에 대해 도의적으로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BBQ는 직접적으로 허위 문자를 소비자에게 전송하지 않았다고 치더라도 묵인·방임한 책임을 지게 될 수 있으며 “엑소 출연 확정이라고 문자까지 보내놓고 섭외가 안되니 ‘엑소급’으로 말바꿨다”는 거센 소비자 항의을 종식시킬 수 있는 대안을 서둘러 내놔야 할 것이다. 허위 광고로 신뢰를 잃어 문을 닫은 ‘제2의 미미쿠키’가 되는 일이 없도록 BBQ는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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