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1천만원 가량 사용, 영수증빙 처리 규정에도 없어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취임 후 최고급 차량을 이용하고 1억 원에 달하는 법인 돈을 활동비 명목으로 가져간 것으로 드러났다. 과도한 의전 활동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1억 원에 대한 사용내역은 알리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YTN 단독보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월 임차료 120만 원 수준의 차량을 10개월 만에 1억 원이 넘는 최고급 승용차(제네시스 EQ900)로 교체했다. 해당 승용차는 임차료만 월 2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전했다. 또 박 회장은 대한적십자사 회장직에 연간 업무추진비로 지급되는 약 3000만 원외에 매월 720만 원의 법인 돈을 지난해 9월부터 추가로 가져간 것으로 밝혔다.

▲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1억원의 활동비를 내역도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 담당>

게다가 박 회장은 올해 초 매월 지급되는 활동비를 820만 원으로 올리려고 했지만 내부 반대로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적으로 박 회장이 법인에서 한 달에 가져간 돈만 차량 임차료를 제하고 약 970만 원가량 되며 사기업으로 치면 연봉 1억 원이 넘는 액수다.

문제는 연간 1억 원에 달하는 법인 자금을 활동비로 사용하면서 증빙내역은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 성금으로 모아 운영되는 봉사단체인 대한적십자사 기금이 박 회장의 대외활동비로 지급되면서 영수처리는 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봉사단체를 이끄는 대표가 최고급 차량을 이용하는 등 대내외 행사에서 ‘보여주기’ 식의 의전 활동이 필요한 이유가 있느냐며 비판했다. 또 1억 원가량의 법인 자금을 가져가면서 어디에 썼는지 출처가 불분명한 것은 시민들의 봉사기금이 박 회장의 ‘황제 의전’을 위해 모인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한적십자가 관계자는 “해당 사실에 대해 파악 중에 있다”고만 설명했다. 이미 박 회장이 활동비 명목으로 1억원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이를 파악 중이라는 말은 다소 황당한 답변이 아닐 수 없다.

금일 박 회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한다. 최근 불거진 성희롱 논란과 채용비리로 물의를 빚었던 박 회장이 이번 사건으로 국정감사에서 어떤 질의를 또 어떤 답변을 할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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