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금융은 최저임금 상승 이슈와 차고지증명제의 확대에 대한 기대에 힘입어 안정적인 사업모델을 가진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본 사업인 ATM, CD 부문의 부정적인 시장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신사업인 무인화 사업 또한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보여줬다. 신사업에 대한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자금융의 신사업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0년 NICE그룹이 지주회사 체계로 바뀌면서, NICE홀딩스의 계열사로 편입되었다. NICE그룹은 신용정보, 금융서비스, 제조, 신사업의 4개 사업군을 영위하고 있는데, 이 중 한국전자금융은 NICE홀딩스의 금융서비스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NICE홀딩스로 총 4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기타 이해관계자는 개인 39.6%, 외국인 10.7%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전자금융은 자회사 편입을 통해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현금수송을 담당하는 NICE씨엠에스, 포스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조, 관리를 담당하는 오케이포스, 가맹점 관리 및 영업을 담당하는 모노스를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구자성 한국전자금융 대표이사는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한 후 나이스 그룹에 입사했다. 나이스 평가정보 솔루션 사업본부장으로 근무하다 2015년 1월 한국전자금융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구자성 대표이사는 취임 이후 한국전자금융의 사업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2017년 BCF핀링크를 인수하며 규모의 경제를 통한 외형 성장에 집중했고, 그 결과 ATM관리 사업과 CD/VAN 사업에서 확고한 1위 업체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실제로 한국전자금융은 ATM관리 분야에서 58%, CD/VAN 분야에서 47%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구자성 대표는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BCF핀링크의 상호를 나이스핀링크로 변경했고, 나이스핀링크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또한 구 대표는 2014년 신사업으로 KIOSK 및 무인 주차 산업에 진출하며 무인화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기존 사업부문인 ATM, CD/VAN 영역을 캐시카우로 삼아 성장성이 기대되는 새로운 산업으로 진출한 것이다.

◆ ATM, CD/VAN 정체된 성장성

구 대표의 이러한 행보는 ATM, CD/VAN 사업의 정체된 성장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된다. ATM관리 시장의 사이트 수는 2015년까지 꾸준히 성장했지만, 2015년 11,171개의 사이트를 기록한 이후 2017년 10,257개로 감소하는 추세이다. 은행권이 비용절감을 위해 은행 내의 ATM 수를 점차 감소시켜 온 결과로 판단된다.

▲ 한국전자금융 구자성 대표 및 ATM 추이

실제로 은행권의 자행ATM수는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18년에는 9,809개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로 인해 시장규모 또한 성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한 가지 긍정적인 점은 은행들의 자행ATM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제휴 ATM수는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권들이 은행 내 ATM수는 줄이는 대신, 이러한 감소를 편의점이나 다른 채널을 통한 ATM보급으로 보충하고 있다. 향후 편의점 내 ATM수의 성장성은 유효하기 때문에, 한국전자금융의 IR보고서에 따르면 제휴를 통한 ATM수는 2014년 3,546개에서 2018년 4,985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향후 스마트폰을 통한 무인결제나 신용카드 결제가 현금을 대체하는 현금 없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한국전자금융의 ATM, CD/VAN 부문은 큰 시장점유율 증가나 시장 자체의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초기 무인화 시장, 향후 매출 성장은 언제쯤?

한국전자금융은 2014년 무인화 시장에 진출을 통해 고성장을 꾀하고 있다. 무인화 시장은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상승 등의 우호적인 시장 환경을 갖춘 시장으로서, 한국전자금융의 향후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한국전자금융은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해 단기간에 매출 성장을 이뤘다. 무인화 시장의 매출이 포함된 금융/VAN부문의 매출액은 2017년 1,642억으로 전년 1,381억 원 대비 18.8% 성장했다. 당기순이익은 2017년 151억 원으로 전년 128억 원 대비 17.9% 상승했다.

하지만 무인화 시장은 아직까지 초기시장으로 정확한 성장세를 가늠하기 힘들다. 무인주차 시장은 그 중요성이 부각되며 여러 업체들이 혼재한 상황이고, 아마노, 하이파킹, AJ파크, 파크24 등의 경쟁자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한국전자금융의 2017년 무인주차 매출은 1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99억 원 증가했지만, 아직까지 1위 업체의 매출인 447억 원과는 격차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한국전자금융은 신사업의 매출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을 견인했지만, 2018년 2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에 약간 못 미치며 주가가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한국전자금융의 사이트 보유수는 2017년 293개로 타 업체에 비해 가장 많은 사이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따라서 규모 자체는 작지만, 향후 무인화 산업에서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다각화로 인한 부채비율 증가와 주식 희석 이슈 또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된다. 2017년 나이스핀링크를 인수하며 차입금의 증가로 인해 한국전자금융의 부채비율은 142%로 전년 90% 대비 상승했고, 주식 보유수가 증가하며 주가 희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는 아직까지 무인화 사업에 대한 매출 성장이 가시화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무인화 시장이 향후 매력적인 시장임은 분명하다. 한국전자금융의 과감한 신사업에 대한 투자와 성장이 언제쯤 두각을 나타낼지 귀추를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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