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 성장 중이지만 단기 주식시장에는 신중한 투자자세 요구

▲ 그래픽-황성환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 기획_바이오 산업이 뜬다] 바이오베터란 바이오와 베터가 합성된 단어로서 오리지날 바이오 의약품을 복제한 바이오시밀러와 달리 오리지날 바이오 의약품의 효능, 안전성, 편의성 등을 개량한 제품을 의미한다.

업계에서 바이오베터를 주목하고 있는 이유로 단순히 오리지날을 복제한 바이오시밀러와 달리 독자의 물질 특허 등록이 가능하고 경우에 따라 오리지날의 특허권이 존속하고 있는 시점에서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점을 꼽고 있다.

오리지날의 약효를 증가시키는 바이오베터 관련 기술 중 ADC(Antibody-Drug Conjugates, 항체-약물 중합체) 기술이 최근 조명을 받고 있다.

항체란 바이러스, 세균 등 항원을 비활성화 시키고 신체에 침입한 미생물에 대항하여 세포 외부 자극을 유도하는 당단백질로 정의되며, 항원과 결합하여 항체 자체 혹은 T세포의 도움을 받아 항원을 제거하는 면역반응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ADC는 항체가 항원과 결합하는 반응에 주목하여 만든 일종의 표적 치료제이다.

ADC는 항체와 항암물질(항암제)이 링커(Linker)를 통해 연결되어 있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이와 같은 구조의 ADC가 환자에게 투여되어 항체가 항원(바이러스, 암세포 등)에 결합되면 링커가 절단되고 동시에 항암물질이 암세포에 투입되어 암세포를 공격하는 것이다. 마치 항체가 전투기처럼 암세포만 표적 삼아 결합하면 항암물질은 미사일처럼 암세포에 파고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ADC는 구조상 바이오 물질인 항체의 효과에 더해서 화학물질인 항암제의 항암 효과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바이오 오리지날 의약품보다 효과가 뛰어난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기존 오리지날 의약품에 대해 내성이 생겼을 경우에도 중합된 항암제의 항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오리지날에 비해 뛰어난 효과가 기대된다.

바이오 오리지날 의약품 중 허셉틴은 HER2 유방암세포를 골라 제거하는 표적 항체치료제로 개발되어 베스트셀러 대우를 받고 있는데 허셉틴의 바이오베터 중 국내 기업 알테오젠이 개발한 ‘ALT-P7’은 대표적인 ADC 약품이다.

허셉틴 바이오베터 ‘ALT-P7’은 항체에 MMAE(Monomethyl auristatin E)라는 항암물질을 중합시킨 ADC 약품이며 동물 실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현재 국내에서 임상 1상 시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ALT-P7는 지난 7월 31일 FDA에 의해서 희귀 의약품으로 등록되었는데 희귀 의약품 등록 제도는 희귀, 난치성 질병 치료제 개발과 허가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미국 정부에서 지원하는 제도로 신속, 우선 심사를 받을 수 있으며 품목 허가가 나올 경우 7년간 독점 판매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바이오베터 관련 기술에는 ADC 관련 기술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녹십자는 허셉틴의 바이오베터로 ‘MGAH22’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는 ADC 기술을 적용한 것이 아니라 항체의 Fc 부분을 개선하여 항체 결합력을 높인 제품으로 알려진다.

기존 오리지날 의약품에 비해 항체 결합력을 높인 MGAH22는 허셉틴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치료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 허셉틴에 반응하는 환자들에게도 허셉틴의 치료 효과보다 높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MGAH22는 국내에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ALT-P7, MGAH22 이외에도 한올바이오파마는 안구 건조증 치료제인 ‘HL036’을 개발 중인데 최근 미국에서 실시한 임상 2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고 중국에서는 임상 2상 IND 승인을 받는 등 국내 기업들의 바이오베터 개발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 바이오 의약품 수출에 힘입어 2018년 상반기 의약품 수출 성장

▲ 2018 상반기 의약품 수출입 현황, 출처: 보건복지부

지난 10월 19일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의하면 한국의 2018년 상반기 의약품 수출액은 22억 4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0% 증가하였고 수입액은 36억 49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7% 증가하여 무역 수지는 14억 8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입액이 크게 늘어나 무역 수지 적자폭이 커졌지만 수출액도 크게 늘어나 관련 수출 시장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은 독일에 2억 5천만 달러를 수출했고, 일본에 2억 3천만 달러, 중국에 2억 달러를 수출했으며 터키, 미국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유럽 쪽의 전년 동기 대비 수출 증가율은 독일(416.0%), 터키(1481.8%), 네덜란드(211.4%)를 기록하여 전년 동기 대비 몇 배에 달하는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완제의약품 수출액 중에서 바이오 의약품이 8억 2000만 달러를 기록하여 전체 수출액의 36.8%를 차지할 정도로 크게 성장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었다.

한편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최근 5년간 보건산업 수출액이 연평균 21%씩 고속성장 하고 있고 올해 상반기에도 성장 추이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고 정부는 바이오헬스 산업의 성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난 10월 31일에 열린 2018 제약 바이오 포럼에 참석한 강석연 식약처 바이오의약품 정책과장도 바이오 의약품 정책의 최종목적은 제품 해외 수출이라며 관련 업계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임 국장과 유사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해진다.

이미 정부는 2017년 9월 27일에 ‘바이오경제 혁신전략 2025’을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혁신기술 개발 등 R&D가 중심이 된 바이오 육성전략을 수립하여 R&D로 인한 결과물이 사업화가 될 수 있도록 일원화된 지원을 하되 정부는 민간을 돕는 지원자, 조정자의 역할에 충실할 것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관련 업계 발전에 대한 지원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단기 주식시장 변동성 강할 것 ‘신중한 투자 요구’

바이오시밀러, 바이오베터 등을 포함한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성장으로 관련 기업들의 전망이 나쁘지는 않지만 주식시장 특히 단기적인 주식시장에서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 자세가 요구된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지난 1일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전화통화후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서 무역 합의를 하기 위한 초안을 작성하도록 참모들에게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에서 중국과 무역 협상에 대한 긍정적 의사표시로 읽힐 수 있는 내용을 게재하여 관련 보도에 힘을 실었다.

그 결과 2018년 11월 2일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71.54P(3.53%) 폭등했고, 코스닥도 같은 기간 전일 대비 33.19P(5.05%) 폭등했다. 이에 대해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해 폭락을 거듭하던 한국 증시가 무역 전쟁의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폭등했다고 분석하는 것이 증권업계의 지배적 분석이다.

그러나 G20 회의에서 유의미한 협상 결과가 나온다면 주식 시장이 다시 한 번 폭등장을 기록할 수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미국 중간 선거를 위한 일시적 전략일 뿐이라는 견해, 미중 양국이 협상에 임해도 유의미한 협상 결과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제기되고 있고 만약 무역 분쟁이 심화되는 분위기로 전환된다면 또 다시 큰 폭의 하락장이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투자자,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신중한 투자 자세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즉 바이오베터를 포함한 바이오 의약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관련 기업에 대한 전망이 어둡다고 볼 수는 없지만, 미중 무역 협상 전망에 관해서는 시계 제로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불투명하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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