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까지 ‘염산양식’ 정황 포착, ‘공업용 문구 빼달라’ 해경에 요청

▲ 수협로고와 김임권 회장

수협중앙회(회장 김임권)에서 생산하는 김 양식 재배현장에서 유독물질인 ‘공업용 염산’이 사용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수산자원 보호를 중시하던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은 말과는 달리 정작 수산물 운영관리엔 소홀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MBN뉴스 보도에 따르면 수협에서 판매하는 김 양식장에서 강한 독성의 공업용(무기산) 염산이 바다에 뿌려져 재배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 김 생산의 80%를 차지하는 남해 앞바다 인근 섬에는 파란색 공업용 염산통이 버려져 있었고 어업을 마친 어민의 배에도 염산통이 수십 개에 달했다.

게다가 공업용 염산이 유독물질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수협 조합장까지 염산으로 김을 양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수협 조합장은 그간 업자와 밀거래로 공업용 염산을 구입해 사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최근 호남지역 수협 조합장 간담회에서 한 조합장은 해경에게 “공업용 염산을 음성적으로 사용하고 있어 단속 대상이 되기 때문에 ‘공업용’ 문구는 빼 주시고 ‘무기산’이라고만 써달라”는 건의를 했다고 전했다.

수협의 염산 양식으로 논란이 된 것은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5월 공업용 염산을 사용해 약 1550t(톤)의 물김을 생산해 군산시 수협에 위탁판매한 양식업자가 검거된 바 있다. 또 2014년엔 부산·경남 일대의 염산으로 생산한 1천 900t톤 규모의 양식김이 수협을 통해 물김으로 위판돼 마트와 재래시장 등을 통해 팔려나갔다.

공업용 염산은 살충제, 농약원료, 표백용제, 녹제거제, 산화제 등으로 쓰이는 화학약품이며 산도가 35%로 독성과 부식성이 강한 물질이다. 김 양식장에서 파래나 잡조류 등 불순물을 손쉽게 제거하기 위해 어민들이 사용하지만, 바닷물에 잘 분해되지 않고 김에 잔류 가능성이 높아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가할 수 있다. 특히 해양생태계 파괴 원인이 되고 있어 법으로 금지돼있다.

‘염산양식’으로 논란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협은 그동안 ‘청정해역에서 자란 김’이라고 홍보하며 판매해 왔으며 소비자들은 이 말만 믿고 공업용 염산으로 길러진 김을 구입해 먹어왔던 꼴이 된 것이다.

특히 김 회장은 바다와 수산자원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올 4월에 열린 SH(수협)해양환경인문학 선상아카데미에서 그는 바다가 ‘공유지’라는 점을 언급하고 “어자원 관리와 보호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또 “광물은 캐서 쓰면 없어지는 자원이지만 수산물은 잘 관리하면 자손 대대로 물려줄 수 있는 자원”이라고 설명한바 있다.

그러나 정작 유독물질이 사용된 수산물 양식과 유통문제에는 뚜렷한 대책이나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역대 수협회장들의 흑역사와 마찬가지로 자리보전을 위한 ‘말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군다나 일각에선 공업용 염산 사용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져왔지만 수협은 조합원들의 김 생산과정 및 수산물 유통점검에 묵인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김 회장의 운영방임의 책임 태도를 비판했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현재 중앙에서는 사실확인이 어려우니 전남 지역본부에 확인하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수협 전남 지역본부 관계자는 “여수쪽에서 염산통을 보관하고 있던 것이 언론에 보도된 것 같다”며 “모두 공업용 염산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으며 해당 논란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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