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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기획] 생명공학계 금기 깬 유전자 편집 아기의 출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유전자 편집 아이 출산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고민 필요.
염정민 기자  |  2580@newswor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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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05  11: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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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남방 기술대학 소속 허젠쿠이(賀建奎) 연구원이 지난 11월 26일 유전자 편집을 통해 아이가 태어났다고 밝히면서 유전자 편집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는 연구자들조차 그의 실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어 향후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사진 속 아이는 영화 베이비 보스 중에서 <그래픽_진우현 그래픽 2담당>

[뉴스워커_생명과학 기획] 지난 11월 26일 중국 남방 기술대학 소속 허젠쿠이(賀建奎) 연구원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전자 편집 관련 크리스퍼 가위 기술을 적용한 아이’가 태어났다고 밝혔다.

허 연구원은 AIDS의 HIV 양성 반응을 보인 남성과 음성 반응을 보인 여성으로 이루어진 7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고, 수정란에 있는 HIV 바이러스의 수용체인 CCR5 유전자를 크리스퍼 가위로 제거한 후 수정란을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키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HIV는 수용체인 CCR5 유전자를 통해 세포 내에 침투하여 AIDS를 발병시키기 때문에 CCR5 유전자를 제거하면 HIV가 세포 내에 침투할 수 없어 AIDS에 면역이 생긴다. 허 연구원은 이와 같은 원리에 따라 크리스퍼 가위를 이용하여 수정란의 CCR5 유전자를 제거한 후 유전자 교정된 수정란을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켰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실험 결과 여아 쌍둥이가 태어났는데 쌍둥이 중 1인은 허 연구원이 의도한 대로 CCR5 유전자가 제거된 상태였지만 나머지 1인은 유전자 교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허젠쿠이 연구원이 이와 같은 실험 결과를 발표하자 생명공학계에서 유전자 편집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는 동종업계 연구자들조차 그의 실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였다.

중국 정부 허젠쿠이 연구원에게 추가 연구 중단 조치와 징계 처분 부과

실험 결과가 발표되자 생명공학계에서는 허젠쿠이 연구원의 실험이 실제로 이뤄졌는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중국 정부는 신속하게 그의 추가 연구를 중단시켰으며 그에게 주어졌던 ‘청년과학기술상 후보 자격’도 박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11월 29일 중국 신화 통신은 쉬난핑(徐南平) 과학기술부 부부장이 관련 기관에 허젠쿠이 연구원의 연구 활동 중단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쉬 부부장은 출산을 목적으로 한 인간배아 유전자 편집은 중국 내에서 엄격히 금지되며 허젠쿠이 연구원의 행위는 과학 윤리의 마지노선을 넘은 것이라고 분명하게 지적했다.

또한 중국 과학협회도 허젠쿠이 연구원의 청년과학기술상 후보 자격이 박탈되었음을 공식 발표하면서 그가 중국 과학계의 이미지와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강력하게 비난했고, 중국 보건 당국도 유전자 편집 아이가 출산되었다는 그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벌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중국의 경우 지난 2003년 ‘국가 위생 및 계획출산위원회’의 관리 지침으로 생식을 목적으로 한 인간 배아의 유전자 편집은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허젠쿠이 연구원이 처벌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유전자 편집 아이 출산은 생명공학계의 금기(禁忌)

디테일 면에서 차이는 있지만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국가에서는 출산을 목적으로 하는 인간 배아의 유전자 편집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 중국 등과 같이 연구 목적으로 인간 배아의 유전자 편집을 인정하는 국가도 있지만 유전자 편집된 수정란을 자궁에 착상시켜 출산하게 하는 것을 합법으로 인정하는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2016년 인간 배아의 유전자 편집을 승인했던 영국도 유전자 편집된 수정란을 자궁에 착상시키는 것은 법률로 금지하고 있고, 미국도 연방 차원의 규제는 없지만 인간 배아를 위한 연구에는 자금을 투입시키지 못하도록 간접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연구 목적의 인간 배아 편집을 조건부로 승인하고 있지만 자궁에 착상시키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중국, 일본도 제한된 조건 하에서 연구 목적의 인간 배아에 대한 유전자 편집을 허용하고 있지만 이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키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연구 목적의 인간 배아 유전자 편집을 허용하지만 이 배아를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키는 것을 금지하는 이유는 인간의 존엄성 훼손 우려와 같은 윤리적 이유도 있지만 유전자 편집의 부작용으로 인류 전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과학적 이유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윤리적 측면에서 제기되는 문제는 ‘맞춤형 아이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의 수행으로 인간 유전자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에 대해서 지식이 축적되고, 크리스퍼 가위 등 유전자 교정 기술이 발달할 경우 수정란을 유전자 편집하여 키가 크거나, 운동 신경이 좋거나, 지능이 뛰어나는 등의 부모가 원하는 형질의 아이를 말 그대로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와 같은 기술의 발달로 인간 사회가 맞춤형 아이의 생산을 허용할 경우 만들어진 아이들을 인간으로 볼 수 있는가의 문제가 제기되는 것부터 인간의 존엄성에 기초한 기존 사회 가치관은 근본부터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종교계와 과학 윤리를 중심으로 강력한 반발을 낳고 있다.

과학적 측면의 문제는 아직 게놈 프로젝트나 크리스퍼 가위 등 유전자 교정 기술이 완벽하지 않아 유전자 편집 시에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게놈 프로젝트로 인해 인류가 가진 유전 정보가 많이 해독되고 이에 따라 유전 질환을 포함한 많은 질병의 치료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간 DNA에 무려 30억 개의 염기쌍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의 기능을 완전히 해독하는 것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2017년 10월 25일 펑장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이 크리스퍼 가위 기술로 RNA 교정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는데, 해당 연구에서 적용된 기술은 3세대 크리스퍼 가위의 여섯 번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에서 신성요붕증을 앓고 있는 환자 RNA 교정 성공률이 35%, 판코니 빈혈 환자 RNA 교정 성공률이 23%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즉 게놈 프로젝트, 크리스퍼 가위를 포함한 유전자 편집 기술은 개발 과정에 있기 때문에 해를 거듭할수록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현재 기술 수준으로 유전 정보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유전자 교정 시술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국 유전자 편집 기술을 적용한 인간 배아를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켜 출산할 경우 그 아이가 건강한 아이로 태어난다고 장담할 수도 없고 경우에 따라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 등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종교계뿐만 아니라 유전자 편집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생명공학계에서조차 유전자 편집된 아이의 출산을 금기시하고 있다.

◆ 허젠쿠이 연구원의 연구 자체에 대한 비판도 이어져

허젠쿠이 연구원은 이번 실험의 목적이 자녀에게 유전될 수 있는 질병인 AIDS의 유전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실험의 정당성을 주장했지만, 학계에서는 그가 수행한 실험에서처럼 남성이 HIV 보균자이고 여성이 HIV 보균자가 아닐 경우 HIV는 정자 자체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정액에 존재하기 때문에 기존 정자세척술, 시험관 아기 기법 등으로 AIDS의 유전을 막을 수 있고 치료 효과나 안전성도 기존 치료법이 높기 때문에 실험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쌍둥이 중 1인은 CCR5 유전자가 제거되지 않고 5개 아미노산이 결여된 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변이이기 때문에 이 변이 유전자가 HIV에 대한 면역성을 가지고 있을지도 의문이고 최악의 경우 인류에게 새로운 치명적 질병을 나타나게 할 위험성마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결국 이번 유전자 편집된 아이의 출산으로 전 세계적인 비난이 이어지고 있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전 세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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