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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기자의 窓] 유전자 편집 아기 탄생으로 본 ‘생명공학 가이드라인’-연구자들 스스로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연구 한계를 정할 필요 있다
염정민 기자  |  2580@newswor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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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06  1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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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중국에서 유전자 아기가 탄생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하지만 유전자 아기는 생명공학계에서도 금기시 된 사안으로 생명을 경시하는 위험성도 있어 관련 업계에 분명한 가이드라인의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뉴스워커 진우현 그래픽 2담당>

과학 기술 발전이 국가 존망과 직결된다는 사실은 역사를 통해 명확하게 알 수 있다.

과거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기도 했을 정도로 광대한 식민지를 경영했다. 이와 같이 영국을 포함한 서구 열강들이 식민지인들보다 적은 수의 군대로 식민지를 경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근대 과학 기술이 서구 열강에 맥심 기관총을 포함한 압도적인 군사력을 제공했기 때문이었다.

1893년 아프리카 짐바브웨 서남쪽 지방인 마타벨랜드(Matabeleland)를 정복하기 위해 700명의 영국군이 투입되었는데, 영국 군대에 맞서는 마타벨랜드 군은 창과 방패로 무장한 8만 명과 영국제 라이플 소총으로 무장한 2만 명을 합쳐 약 10만 명으로 알려진다.

창과 방패로 무장한 병사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고는 해도 700명과 10만 명이 벌일 전투에서 불과 700명의 영국군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영국군에게는 당시 과학 기술의 결정체인 맥심 기관총 4문이 있었다.

마타벨랜드 군은 연발 사격이 불가능한 소총과 창과 방패로 무장했던 것에 반해 영국군은 1분간 약 600발의 연발 사격이 가능한 맥심 기관총 4문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이 차이가 전투의 승패를 결정지어 버렸다.

목격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영국군과 마타벨랜드 군의 전투는 학살이라는 표현이 가까울 정도로 전투 초반부에 마타벨랜드 병사 5000명이 맥심 기관총에 의해 일방적으로 살상되었으며, 맥심 기관총의 화력에 마타벨랜드 군은 영국군에게 1km 내로 접근할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고 전해진다.

결국 영국군에게 제대로 된 피해를 줄 수 없었던 마타벨랜드 군 10만 명은 단 700명의 영국군에게 패배를 인정하고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이와 같이 과학 기술이 제공한 무기의 차이로 일방적으로 승패가 결정된 예는 제국주의 군대와 부족 국가의 전투에 한정되지 않는다. 제국주의 침탈 전 자타가 공인하던 중국 대륙의 패자 청 제국도 아편 전쟁을 거치면서 우수한 무기를 갖춘 서구 열강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1839년 11월 3일 1차 천비 해전에는 29척의 청 제국 함선과 2척의 영국 함선이 참전했는데, 2척의 영국 함선은 대포 28문을 장착한 볼리지(HMS Volage), 18문을 장착한 히아신스(HMS Hyacinth)로 당시 영국 해군의 주력 함선은 아니었다.

그러나 해전 결과는 일방적이었다. 2척의 영국 함선이 입은 피해는 경미했지만 청 제국은 29척의 함선 중 26척이 침몰되거나 대파되어 고작 3척의 함선만이 온전할 수 있었다.

당시 청 제국의 함선은 정크선(Junk Ship)이었는데 불량을 의미하는 정크 푸드, 정크 본드의 어원이 여기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함선과 대포의 성능차이는 격차가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1차 천비해전에서 대패를 당한 청 제국은 나름 철저한 준비를 갖추어 1841년 1월 7일 2차 천비해전에서 16척의 대형 함선으로 12척의 영국 해군 함대와 교전하지만, 당시 영국의 최신식 전투증기선인 네메시스호를 포함한 12척의 영국 해군은 1명의 사상자도 발생하지 않고 청 제국 함선 11척을 격침시키고 청 제국 해군 600명가량을 살상했다.

1, 2차에 걸친 해전에서 모두 크게 패한 청 제국은 결국 제해권을 상실하고 전쟁의 주도권을 영국에게 내어주며 열강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제국주의 시대보다 정복 전쟁이 덜 일어난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현대 국가 사이에서도 과학 기술 역량의 차이가 곧 국력의 차이로 이어진다고 보는 것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국가 존망과 과학 기술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과학 기술 발전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현대 국가들은 경쟁적으로 과학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는데, 때론 그 경쟁이 과열되어 정부나 과학자들이 수행해서는 안 되는 실험을 수행하기도 한다.

과거 종교가 사회를 지배하던 시대에서는 신의 영역에 발을 들인다는 이유로 특정 연구를 중단하도록 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종교의 지배력이 약화되고 무신론자인 연구자가 많은 현대 사회에서 신의 영역이란 이유를 대면서 연구를 못하도록 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최근 중국에서 수행된 유전자 편집된 아이의 출산 실험도 단순히 신의 영역이란 이유로 금지하려고 했다면 이에 동의하는 연구자들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생명공학 연구자들은 유전자 편집 아이가 출산되었을 때 인간의 존엄성에 기초한 사회 가치관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고 실험으로 인해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새로이 발생할 수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이에 대한 반대 논리를 생명공학을 전공하지 않는 그 어떤 이보다 잘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이번 사태에서도 생명공학 연구자들이 제일 먼저 유전자 편집된 아이의 출산에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으며 과학적인 반대 논리를 계속해서 생산해 내면서 중국 연구진을 비난한 바 있다. 결국 중국 정부도 생명공학계의 거센 반발을 수용하여 관련 연구진들의 연구를 중단시켰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사례는 유전자 편집과 같은 민감한 연구 분야에서 연구자들 스스로가 효과적인 자정 작용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과학은 인간에게 이로운 도구가 될 수 있는 동시에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음은 과학을 연구하는 연구자 스스로가 더 잘 알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과학 기술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모든 연구 행위를 용인할 것이 아니라 연구자들이 모여 그 분야의 실정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스스로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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