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필 대우건설 부산지사장 인터뷰>

“꿈에서까지 분양 때문에 시달렸다. 자다 손을 허우적대 집사람 얼굴을 친 적도 있다”
당리·다대푸르지오의 성공 뒤에는 피땀 흘린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떴다방까지 뜨는 진풍경, 분양의 성공에는 이런 희열이 있구나 싶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대우건설 부산지사 박성필 지사장의 첫마디는 이랬다. 공교롭게 이날 건강검진을 받는 날이었다. 오전에 끝날 일이었지만 위와 대장내시경을 받게 되어 시간이 좀 더 지체됐다. 대우건설의 박 지사장을 기자가 꼭 만나고 싶었던 것은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사항을 과감히 추진했고, 그 결과 놀라운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분양’이야기다. 메이저 건설사로서는 최초로 대우건설이 부산에서 분양을 시작했고 그 결과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프리미엄도 최고 8000만원까지 올랐다. 그것도 두 곳(당리푸르지오, 다대푸르지오) 모두에서, 어떻게 대박을 터트리게 됐는지 궁금했다. 분양시장이 침체기인 지금 꼭 배워둘만한 성공스토리다.

-다대와 당리재개발을 맡게 됐다.

처음 이곳에 내려왔을 때 당리와 다대1주공은 철거된 상태로 진행이 안 되어 조합원의 불만이 상당히 많았던 때였다. 불만 해소를 위해 조합과의 셀 수도 없이 많은 협의를 했다. 다대 당리는 분양에 대한 리스크가 컸다. 하지만 이곳은 어차피 철거된 상태여서 회사나 조합모두 금융이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손해를 없애기 위해 사업진행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회사의 경영진의 힘든 결정이 없었다면, 저 또한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겁니다.

-분양을 소형과 대형 나눠서 했다고 들었다.

당리푸르지오는 2010년 10월에 분양했다. 그 때만해도 같이 분양하게 되면 대형평수 미분양에 대한 불안이 있어 소형아파트를 먼저 분양하게 됐다.

-조합에서의 반응은/

=말이 많았다. 분양을 한 번에 해야지 왜 나눠서 하냐고, 하지만 리스크를 분리한다는 측면에서 그렇게 했다. 그렇지만 끝까지 믿어준 조합장님과 임·대의원 및 조합원님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박 지사장은 결과적으로 분리 분양이 더 큰 이익을 실현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소형에서는 분양가를 낮췄지만 그로 인한 성공으로 대형에서 더 높은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으니까.)

-분위기가 어땠나/

대박이 났다. 그때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줄서기가 일어났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박 지사장은 이 부분에서 약간 흥분된 어조로 변했다. 기분이 들뜨기도 했을 것이다.)

-떴다방은 없었나/

떴다방 있었다. 처음으로 부산에 떴다방이 나타났다.

-다른 건설사의 반응은 어땠나/

그 후 다대푸르지오가 한 달 뒤인 11월에 모델하우스 같은 곳에서 분양에 나서게 됐다. 그 사이 G건설이 우동2구역을 분양했는데 대박이 났다. G사와 L사도 부산시 첫 단추를 잘 끼워져서 축하를 해주어 고맙더라. 자기네도 준비하고 있는데 당리(푸르지오)가 되니까 바로 하게 됐다고. 부산에서 메이저가 분양하게 된 것은 당리가 처음이었다. 정말 무식하게 때린 거다(하하하).

-마음을 졸였을 것 같다.

말도 못하게 많았다. 마케팅팀에서 부정적이었는데 부산지사에서 된다고 하니 본부장님도 갈등을 겪었을 것이다. 그 때 본부장님 말은 “너는 회사 그만두면 되지만 대우건설은 영원히 남아있다. 네가 뭘 책임져~”, 하지만 조합원들에게 더 이상 손해나지 않게 하겠다했는데 더 미뤄지면 대우건설의 믿음과 신뢰는 회복할 수 없는 수준까지 떨어진다. 그렇게 해서 분양을 강력하게 추진하게 됐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조합원과의 약속이었다. 어차피 사업이 지체되면서 모두 손해다. 다만 분양이 안됐을 땐 대우가 좀 더 손해지만. 그렇지만 꼭 지켜야 했다. 다행히 운이 따라줬다.

-부산에서 대우건설의 입지는 어떻다고 보는가/

=올해 분양을 마친 단지를 포함하면 29곳 21,000가구로, 2008년 말에서 작년까지 분양했던 19,500가구 물량보다 많다. 그동안 공급이 부족했던 탓도 있다. 하지만 예상으로는 내년 상반기경에 수요와 공급이 맞닿게 될 것으로 본다. 그 이후에는 분양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본다. 현대건설과 두산건설이 시공을 하는 해운대AID아파트재건축아파트가 한·두 달 사이에 분양 할 예정이다. 이곳 대형평형이 평당 1200만~2000만원 할 예정이다. 부산에서 일반 아파트가 2000만원을 넘는 것은 처음이다. 이는 부산부동산시장 특히 대형아파트 분양의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으로 초미의 관심이다.

-성공을 하니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지는가/

=조합과 시공자간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얼마만큼 조합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이 있는지의 바탕은 신뢰가 기준이 된다고 본다. 이러한 성공에는 지지하는 많은 분들이 계셨다. 특히 신익수 상무님과 전윤영 팀장님의 전폭적인 지지는 ‘대우맨’으로서 강력한 추진력의 밑바탕이 되었음을 꼭 말하고 싶다.(박 지사장은 이 부분을 강조했다. 그 만큼 상사가 믿어주는 신뢰의 힘은 클 것이다.)

<인터뷰 후기>

휘성의 ‘사랑은 맛있다’를 좋아하는 박성필 대우건설 부산지사 지사장

MC몽의 천하무적, ‘나는 가수다(MBC 우리들의 일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나오는 노래 대부분을 좋아한다는 박성필 지사장. 하지만 그는 전형적인 부산사나이다.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부산대학교 85학번이다. 박 지사장의 어머님도 부산 남구 우암동에 살고 있다. 우암1구역 재개발조합원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수줍게 말한다. “고향이다 보니 사람들의 정서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또한 많은 친구들이 부산에서 같이 살고 있다. 그가 부산에 내려오게 된 건 2006년 푸르지오서비스(주)에 파견 나오면서 부터다. 그리고 2009년 6월 1일로 도시정비사업1팀에 발령되어 부산에서 업무를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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