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홈쇼핑·대형마트 등 저렴한 가격에 자사 메뉴 판매...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 몫

▲ 경기도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6개 들이 본죽 제품이 1만1990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_진우현 기자

가맹점주들을 상대로 한 갑질 논란을 일으킨 본아이에프(회장 김철호)가 자사 죽 제품을 온라인마켓과 마트 등에 대량 유통시키고 있어 가맹상생은 배제하고 여전히 ‘본사 살찌우기’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본죽’을 운영하는 국내 한식 프랜차이즈업체 본아이에프는 그간 가맹점주들과의 갑질 논란으로 바람 잘 날 없었다. 그러나 ‘상생철학’을 내세운 김철호 회장은 여전히 가맹점주들과의 상생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명 대형마트 ‘아침엔본죽’ 매장가보다 저렴하게 판매…온라인마켓 등 타 유통채널 공략

22일 국내 한 유명 대형마트에 본아이에프 자체 생산제품인 가정간편식 ‘아침엔본죽’이 종류별로 진열돼 판매되고 있다.

단호박죽은 300g짜리 6개 묶음이 11,990원에 판매됐고, 쇠고기죽은 300g 6개 묶음이 10,990원이다. 시중 영업점에선 단호박죽 한 그릇이 8500원, 쇠고기죽은 9000원에 판매되고 있어 매장가보다 저렴하게 유통되고 있다.

해당 제품은 2012년 출시 이후 2018년 기준 누적 판매량 1400만 개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1인용 가정간편식으로 나와 전자레인지나 끓는 물에 데워서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본아이에프는 2017년 가정간편식 ‘아침엔본죽’을 홈쇼핑을 통해 선보이기도 했고 현재까지 온라인마켓 등에서는 다양한 제품들이 판매 중에 있다.

지난해엔 식사대용이나 다이어트 식품으로 나온 파우치 죽 ‘본죽 밀타임’도 출시됐다. ‘군고구마’, ‘밤라떼’죽 두 가지로 구성된 본죽 밀타임은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고 수저없이 마실 수 있어 젊은 소비자층에서 인기몰이를 했다.

간편식 선호하는 현대사회 소비자들 온라인, 홈쇼핑 등 저렴한 타 유통채널로 몰려, 가맹점 매출 하락 예측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에 맞춰 구색을 갖추고 제품을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선 시장경제원리상 지적할 순 없어 보인다. 그러나 본죽 메뉴 제품을 가맹점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홈쇼핑과 대형 유통사에 납품·판매하는 행위는 점주들에게 매출타격을 줄 것이란 예측은 충분히 가능하다.

본아이에프 측은 “간편식이 가맹점의 죽 메뉴와 경쟁구도가 아닌 추가 구매의 가능성을 띄기 때문에 매장에서도 간편식을 판매 중이고 실제로 매장에서 판매하는 간편식 매출로 지난 3년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가맹점으로 운영되는 ‘본죽’ 영업 특성상 본사에서 자사 제품을 타 유통망에 뿌리는 것은 가맹점 주와 경쟁 구도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판매행위가 지속될수록 1인 가구가 늘어가는 현대사회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대인 온라인쇼핑과 가정간편식으로 몰리게 되고 결국 오프라인 매장 영업매출은 떨어지는 구조로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대료·인건비 등 매장 운영비로 가맹점주 가격경쟁에서 밀려, 피해는 고스란히 점주 몫, 반면 본아이에프 측 “가맹점 전년 대비 9% 성장” 주장

게다가 가맹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메뉴와 거의 유사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팔고 있다는 점은 임대료 및 인건비 등 각종 운영비가 포함돼 소비자가로 책정되는 상황에서 가맹점주들 입장에선 가격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일각에선 본아이에프가 김 회장이 내세운 상생철학과는 다른 전략을 꾀하고 있으며 가맹본부의 공격적인 판매 활보로 인해 그 영향은 가맹점주들에게 떠넘겨져 가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본아이에프 관계자는 “본죽 매장에서 판매하는 메뉴와 가정간편식 죽은 용량 및 레시피, 취식 형태까지 차이가 있다”며 “가맹점 매출과 간편식 매출은 함께 성장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본죽 가맹점 매장당 평균 매출 성장률이 전년 대비 9%, 가맹점에서의 간편식 매출 성장률은 33%에 달하며 수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본아이에프는 10년 된 가맹점에 새로운 가맹브랜드 ‘본죽&비빔밥 cafe’ 등으로 신규 가맹을 요구하며 응하지 않을 경우, 가맹점주들에게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더욱이 점주들에게 최초 가맹비, 교육비, 인테리어 비용 등을 본사에 지불하게 하고 매년 광고비와 로열티를 포함한 다양한 비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