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시사 이슈] ‘탈본질’ 수사 우려…정준영 ‘불법 촬영 동영상’ 수사는 ‘척척’ 가속도 입는데…큰 변화 없이 잰걸음 치는 버닝썬 본질 수사
[뉴스워커_시사 이슈] ‘탈본질’ 수사 우려…정준영 ‘불법 촬영 동영상’ 수사는 ‘척척’ 가속도 입는데…큰 변화 없이 잰걸음 치는 버닝썬 본질 수사
  • 김태연 기자
  • 승인 2019.03.25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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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기자

[뉴스워커_김태연 기자] ‘버닝썬 사태’ 관련 수많은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의 행보가 잰걸음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수 정준영의 불법 촬영 의혹에 대한 수사는 가속도를 내고 있음에도 마약·성접대 의혹·경찰 유착의혹 등이 다양하게 얽힌 버닝썬 사태 본질에 대한 수사의 속도는 유독 더디다.

버닝썬 사태는 ‘정부적 사안’에서 해결할 적폐로 간주된 만큼, 수사 미진 시 인력보강과 조직 전방위 확대로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관련 의혹과 다양하게 얽혀 있는 승리에 대한 수사는 ‘중간수사결과’를 칭하는 이렇다 할 성적표를 내놓지 못하고 있어 ‘잰걸음 수사’라는 비판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 경찰, 정준영 ‘불법 촬영 동영상’ 증거 인멸 혐의 정황 확인…집중 추궁으로 수사 윤곽

가수 정준영(30)의 ‘불법 촬영 동영상’에 관한 혐의는 단죄 실현에 가까워지는 추가 혐의를 사수하며 가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성관계 동영상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구속된 정씨가 휴대전화에 담긴 증거를 인멸하려고 시도했던 새로운 정황을 포착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14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당시 휴대전화 3대를 임의 제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정씨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공개된 폰인 이른바 ‘황금폰’과 가장 최근 사용한 휴대전화는 그대로 제출했지만 나머지 한 대는 공장 출고 상태로 되돌리는 ‘휴대전화 초기화’ 작업을 거친 뒤 제출했다.

수사 과정에서 증거에 필적될 만한 ‘흔적’을 찾기 위해선 데이터 복구가 이뤄진다.

하지만 초기화가 실행된 폰이라면 데이터복구를 해도 핵심 증거 영역의 흔적을 복원해 내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때문에 경찰은 정씨가 초기화한 휴대전화의 데이터를 복구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씨의 ‘휴대전화 초기화’ 작업 행위를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 초기화 작업이 진행된 휴대전화에 추가 범행 증거가 담겨있을 수 있다는 추정을 근거로 정씨를 상대로 휴대전화를 실제 사용한 시기, 초기화한 시점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한 2016년 정준영의 ‘여자친구 몰래카메라 촬영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모으는 중이다.

당시 무혐의 처리 과정에서 경찰 유착 의혹을 수사 중으로, 경찰은 당시 사건을 맡은 소속 경찰을 직무유기 혐의로, 정준영의 변호인은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해 유착의혹의 수사는 뚜렷한 윤곽이 잡히고 있다.

이처럼 정준영의 여러 혐의에 대한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정준영이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사과했던 태도와는 너무도 상반된 ‘증거 인멸’ 의혹으로 여론의 강도 높은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정준영은 지난 21일 구속심사에 앞서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며 눈물을 보였다.

당시 정준영은 “나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고, 나에 대한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며 “나로 인해 고통 받은 피해 여성들과 아무런 근거 없이 구설에 오르며 2차 피해를 입으신 여성들, 지금까지 제게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신 모든 분에게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자신 앞에 놓인 혐의 앞에서 만큼은 진정성을 갖췄던 태도가 무색케 속속 나타나는 경찰 수사 결과는 대중들에게 분노와 더한 실망을 안기고 있어 주변인(승리, 최종훈)들이 반성하며 뱉어낸 발언 역시도 신뢰하지 못할 분위기를 자아낸다.

◆ 뚜렷한 진전 없는 ‘버닝썬 사태 본질’, 경찰유착의혹 ‘윤 모 총경’은 ‘K-POP 공연’ 티켓 선물만 시인

정준영 사건의 수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버닝썬 사태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경찰유착의혹에 대한 수사는 빠른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경찰은 현재 유착의혹을 받는 중심인물인 윤 모 총경을 공직상 기밀 누설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으로, 승리와 유인석 유리홀딩스 대표가 운영한 강남 클럽 ‘몽키뮤지엄’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걸렸을 때 뒤를 봐준 게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또 경찰은 유인석 유리홀딩스 대표의 부인인 배우 박한별(35)도 불러 ‘총장과 골프를 쳤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해 누가 돈을 낸 것인지도 조사했다.

현재까지 경찰은 ‘골프에서 금품이 오갔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로는 윤 총경이 K-POP 티켓을 확보했다는 것만 캐냈을 뿐이다.

때문에 눈에 띌 만한 진척은 보이지 않는 상태로 짐작할 수 있고, 유착의혹 관련인물 3명을 조사했는데도 중간결과로 이렇다 할 성적표가 없어 정준영, 최종훈 주변인 수사에 비해 유독 더딘 수준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 승리, ‘몽키뮤지엄 불법 영업’ 혐의 인정…성매매 알선 의혹·마약 의혹에 대해서는 조용한 반론

버닝썬 사태 본질인 몽키뮤지엄불법영업·마약·성매매알선·경찰유착의혹 등에 대해 승리는 ‘몽키뮤지엄’ 불법 영업에 대한 사실만을 인정, 나머지 의혹에 대해서는 조용한 반론을 이어가고 있어 경찰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경찰은 21일 몽키뮤지엄 불법 영업 의혹을 받는 승리에게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를 추가해 입건하고 비공개 소환조사를 벌였다.

KBS 보도에 따르면 승리는 이날 조사에서 “몽키뮤지엄을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한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점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며 불법 영업 사실을 인정했다.

승리는 “클럽 개업 당시 다른 클럽들도 ‘일반음식점’, ‘사진관’ 등 다른 업종으로 신고해 운영하는 것을 보고 따라했으며 단속 적발 이후로는 시정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버닝썬 사태 초기 깊은 파장을 불러온 승리의 ‘성매매 알선’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에는 제동이 걸려 있다.

승리는 2015년 12월 해외 투자자 접대를 위해 술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여성들을 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이에 대해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수사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성매매 알선 의혹에 대해서는 실제 승리가 성접대를 제공했는지, 이에 대한 대가성이 오갔는지를 증명할 진술과 물증을 확보해야 하는데, ‘금품이나 재산상 이익의 수수를 약속했다’는 점을 입증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법조계 내 일반적인 시각이다.

경찰은 성매매 알선 의혹 입증을 위해 관련 여성들을 불러 조사 중이지만 여성들은 “성매매를 하지 않았고 성매매 여성이 아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 혐의 입증에 상당한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준영, 최종훈 수사와 달리 보다 엄중하게 다뤄져야 할 버닝썬 사태 본질의 수사는 가속도를 입을 필요가 있다.

126명의 대규모 수사인력이 투입된 경찰 수사력이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경찰로서는 여론의 비난과 함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에 상당한 좌절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