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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기획] ‘인보사 사태’ 바이오 업계 위축되나
염정민 기자  |  2580@newswor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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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08  15: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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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기획] 지난 5월 3일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 내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진행 중인 ‘인보사-K’의 임상시험 3상을 중지(Clinical Hold)할 것을 미국 FDA로부터 통지받았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미국 FDA는 임상 재개 판단을 위해서 코오롱티슈진에게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구성성분에 대한 특성분석, 구성성분 변화 발생 경위, 향후 조치사항 등을 포함하는 보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또한 FDA는 임상 재개 판단에 필요한 것과는 별도로 종양원성 여부 판단에 사용한 방법론, 종양관련 임상데이터 제출, 임상참여 환자들에 대한 투여정보, 장기추적 계획, 미국 임상기관 및 환자 통지문 제출도 함께 요구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지난 3월 31일 인보사의 미국 임상시험 3상을 중지할 것으로 결정한 바 있기 때문에 이번 FDA의 임상중지 통지는 미국 행정기관이 밝힌 공식입장 발표 정도의 의미를 가진다.

코오롱생명과학측은 FDA가 임상 재개 가능성을 열어놨기 때문에 FDA의 요구사항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며 필요에 따라 FDA와 대면협상을 벌이는 등 임상 재개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 인보사 사태

인보사-K는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하기 위한 바이오 의약품으로 환자의 환부에 동종연골세포(1액)와 세포분화를 촉진하는 성장인자를 보유한 형질전환세포(2액)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통증을 완화시킬 뿐 아니라 퇴행성관절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큰 주목을 받았다.

이론적으로 바이오 의약품인 인보사-K는 연골의 생성 혹은 재생을 통해 연골손상에 의해 뼈와 인대에 염증을 일으키는 퇴행성관절염의 진행속도를 늦추거나 혹은 상태를 호전시키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인보사-K의 연골생성 혹은 재생기능에 관해서는 관련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아 유의미한 수준에서 연골생성, 재생이 이뤄진다고 단언하기는 힘들고 가능성이 있다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지난 4월 1일 코오롱생명과학의 이우석 대표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보사-K 2액(형질전환세포)의 주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된 세포와 다른 세포인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식약처의 요청에 따라 제품의 제조, 판매를 중지한다고 발표하며 코오롱생명과학을 신뢰했던 환자와 투자자들에게 사과했다.

발표 후인 지난 4월 1일 코오롱생명과학의 주식 종가는 5만 2700원으로 직전 거래일인 3월 29일의 종가인 7만 5200원에서 2만 2500원 하락했을 정도로 하락폭이 컸다.

이후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표기된 세포(연골세포)와 실제로 사용된 세포(신장세포)가 다르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하락을 거듭하여 5월 3일 기준으로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는 4만 950원까지 하락했으나 최근에는 하락과 소폭의 상승을 거듭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다만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인보사-K의 허가관련 행정처분, 법무법인 오킴스를 법률대리인으로 하여 소제기에 착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민사 의료소송, 시민단체가 고발한 형사 소송 등의 결과가 정해질 수 있어 투자 결정시 이를 고려해야할 필요는 있다.

인보사 사태와 관련하여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쟁점은 개발시점의 약 성분과 판매했던 약 성분의 동일성 여부, 코오롱생명과학 등 제약사들이 표시된 세포와 실제 세포가 다른 것을 알았는지 여부 등이다.

이와 관련하여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와 판매했던 약의 성분은 동일하며 개발시점인 2004년 검사방법의 기술적 한계로 서류에 표기된 세포(연골세포)와 실제 세포(신장세포)가 달랐던 것을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식약처는 제약사가 밝힌 입장이 사실인지에 관해서 정밀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허가, 개발 시점에서와 현재 판매 중인 인보사 성분 동일성 여부 쟁점

인보사 사태 관련해서 허가 혹은 개발시점에서의 약 성분과 판매했던 약 성분의 동일성 여부가 중요 쟁점 중의 하나로 언급되고 있다.

제약사의 설명대로 개발시점부터 인보사 2액의 주성분이 연골세포로 표기되었으나 신장세포였고 이 세포를 사용한 인보사-K에 대한 임상시험과 안전성 실험이 수행되었다면, 기존에 행해졌던 임상시험 결과나 안전성 실험 관련 데이터가 무의미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인보사의 임상시험단계에서 인보사와 종양생성에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음이 증명되지 않았으며 최근까지 큰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다는 등 기존의 긍정적 평가들을 향후 인보사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자료로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판매 재개 전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추가 조치 등 현재보다 더 엄격한 조건 하에서 검증이 이뤄져야 할 필요는 있지만 2액의 주성분이 개발시점부터 신장세포였다면 제약사로서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은 존재한다.

다만 성분의 동일성이 인정된 경우에도 제약사가 표시한 주성분과 실제 주성분이 다름을 파악하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인보사를 처방받은 환자들에게 관련 부작용 가능성을 설명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비판과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한편 제약사의 설명과 달리 개발시점에는 연골세포를 사용하여 허가를 받았고 판매시점에는 신장세포를 사용했다면, 성분이 다른 약으로 임상시험과 안전성 실험을 수행한 것이기 때문에 관련 실험 데이터는 무의미하고 기존 자료를 근거로 판매했던 약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렵다.

결국 약 성분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기존에 판매했던 인보사의 허가취소는 피하기 어려우며 제약사로서는 임상시험 초기 단계부터 다시 개발과정을 수행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식약처는 성분의 동일성 여부에 관해 STR검사를 실시해 판매됐던 인보사의 주성분 세포가 약의 개발에 사용되었던 최초 세포에서 유래되었는지 자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 표시된 성분과 실제 성분이 다름을 제약사가 알았는지 여부도 쟁점

지난 4월 1일 코오롱생명과학의 이우석 대표는 “과거에는 5대 조상까지 알 수 있었지만 STR 검사 등의 기술이 나오면서 20대 조상까지 찾을 수 있게 되었다.”며 개발시점인 2004년 당시 기술적 한계로 인보사 2액의 성분으로 표시된 연골세포와 실제로 사용된 신장세포가 다름을 알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하여 코오롱생명과학은 개발당시 PCR검사를 실시한 바 있는데 검사결과 인보사 2액에서 GP2-293 세포의 특이 유전자인 gag와 pol이 검출되지 않았으며 연골세포 특성을 나타내는 연골성장 인자가 발현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주장에 대해서 자체 PCR검사를 통해 gag와 pol이 검출되지 않는지 확인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자체실험에서 gag와 pol이 검출되지 않는다면 개발당시 코오롱생명과학이 고의로 표기를 잘못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도 지난 5월 3일 코오롱생명과학이 공시한 바에 의하면 인보사를 개발한 미국 내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2017년 3월 위탁생산 확인 과정에서 STR검사로 2액의 주성분이 신장세포임을 확인했다고 밝힌 것이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이 지적은 공시에 따르면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2017년 3월 주성분이 잘못 표기된 사실을 알 수 있었으므로 코오롱생명과학이 제품개발 시점인 2004년에는 주성분이 잘못 표기된 사실을 모를 수 있었다고 해도 적어도 2017년 3월에는 잘못 표기된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하는 것이다.

여러 쟁점들에 대한 구체적 확인 작업이 끝나면 인보사 사태에 대한 코오롱생명과학의 책임범위에 대해 대강 윤곽이 나올 것이며, 확인결과에 따라 허가 관련 행정처분의 효력 외에 민형사상 책임부담 여부도 구체적으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에 사용된 실제 성분을 잘못 표기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제약사의 책임부담범위가 가벼워질 수는 있어도 책임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는 곤란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다만 인보사의 주성분을 잘못 표시한 것과는 별개로 추후 검증을 통해 인보사의 약효가 있는지에 대한 엄격한 판단을 할 필요는 있다는 시각도 존재하는데 이는 단순 표기 잘못이라면 추후 조치를 통해 환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약의 사용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과하다는 논리에 기반하고 있다.

한편 제약 특히 바이오 제약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이유로 규제가 강화되어 새로 진입하는 바이오 벤처들이 타격을 입고 결국 바이오 업계 전체가 위축되지는 않을까 하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의료, 제약업의 특성상 국민의 생명에 관련한 안전 규제가 산업논리에 밀려 완화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안전만을 강조하여 위험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신약개발에 수동적으로 나선다면 이는 신약개발을 더디게 하여 궁극적으로는 신약의 혜택을 볼 수 있는 환자의 이익을 해하는 것 또한 분명하므로 어렵지만 환자의 안전과 신약개발 촉진이라는 두 목표를 잘 융합시킬 수 있는 수준에서 규제 개선이 검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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