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태권V와 마징가Z가 박 터지게 싸운다면 승자는 누가될까.
‘태권V 승 - 키’ 태권V는 56m, 마징가Z는 겨우 18m, 최홍만과 6살배기 싸움
‘마징가Z 승 - 파워’ 태권V 1800만 마력, 마징가Z 6500만 마력 비교가 안 돼

파이팅 스타일 마징가Z-치고 빠지는 아웃복서, 태권V 근접해 치고 박는 인파이터

 
만화로도 영화로도 직접 보지 못한 1986년생인 필자도 궁금하다. 태권V와 마징가Z 누가 최고일까? 벌써 40년 가까운 해묵은 논쟁이다. 지난 2009년 태권V가 현대판 실사 영화로 나오자 태권V와 그의 라이벌 마징가Z가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다.

앞서 말했듯 나는 한국 최고의 로봇 만화영화 ‘태권V’와 로봇 만화영화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마징가Z’를 직접 보지 못한 세대이다. 하지만 이들이 분명, 한·일 양국 로봇계(?)에서 인정하는 최고의 스타라는 것은 알고 있다. 현재도 사람들이 많이 북적이는 곳엔 태권V와 마징가Z의 프라모델들이 있다. 프라모델은 플라스틱 모델의 준말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동심 속 영웅들을 아직도 동경하고 있는 중장년의 이들은 그 유혹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그들은 아직도 논쟁 중이다.

“태권V와 마징가Z가 싸우면 누가 이기냐?”를 두고 말이다.

강선영 기자가 선택한 최고는 ‘마징가Z’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 “태권V vs 마징가Z”의 싸움. 정작 로봇들은 싸울 생각도 없고 싸우지도 않는데 사람들이 이를 두고 40년 가까운 세월을 싸우고(?)있다. 대결을 해서 이기고 지는 것을 최고로 꼽는다면 아마 태권V가 최고일거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어디까지는 주관적 판단에서다. 40년 가까이 논쟁하고 있는 사안을 가지고 너무 싱겁게 결정해버린 것은 아닐까하는 노파심에 바로 백기를 든다. 먼저 절대 애국심 때문에 태권V의 손을 들어준 것이 아니라는 점과 여러 가지 무기들과 싸우는 기술들을 무시했음을 알린다.

이 만화를 직접 보지 못한 필자는 단순히 크기만으로 싸움의 승자를 결정했다. 공식적인 크기로 태권V는 56m, 마징가Z는 겨우 18m다. 한 블로커의 글을 인용하자면 ‘골리앗 최홍만과 6살 꼬마아이의 싸움일 것’이라는 소리다.

하지만, ‘최고’라는 것은 단순히 한 가지만 가지고 판단할 수는 없는 법! 그리고 분명 ‘작은 고추가 더 맵다’라는 속담엔 이유가 있다.

왜 최고인가?

무엇보다 마징가Z는 1972년 출생한 인간로봇계의 원조다. 일본 태생인 그는 70년대 지구를 지키는 영웅으로 일본을 평정하고 한국까지 평정했다. 그보다 4년 뒤, 탄생한 태권V는 어딘지 모르게 마징가Z와 많이 닮아있다. 꼭 표절을 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창의적인 면에서 최고는 당연히 마징가Z이지 않을까.

앞에서 크기로 태권V에게 손을 들어 줬지만 더 깊게 들어가 보면, 태권V는 단순한 격투용 기술을 가지고 있어 단거리에는 유리할지 모르나 원거리 전투에서는 불리하다. 마징가Z는 브레스트파이어(가슴에서 발사되는 빔), 로켓 펀치 등 온 몸을 이용한 무기들을 가지고 있어 격투용 로봇 태권V보다 노련하다. 그리고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덩치가 크면 그만큼 둔하다고.”

블로커 ‘jh444123’님은 네티즌을 상대로 친절하게 투표까지 했다. 610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마징가Z는 325명의 표를 얻어 53.3%로 공식적인(?) 최고의 로봇으로 인정을 받기도 한 셈이다.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보면 마징가Z가 신장 외에 모든 점이 태권 V를 압도한다. 태권V는 힘이 1800만 마력인데 반해 마징가Z는 6500만 마력이고 속도도 마하3 vs 950Km 이니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다는 설명이다.

전성기

마징가Z는 ‘로봇’이라는 개념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사람모양을 한 로봇을 조종할 수 있다는 참신한 발상은 40년이 가까운 세월동안 사랑을 받고 있다. 물론 만화영화가 방영했을 당시가 마징가Z에게는 가장 전성기였을 테지만 이들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아직까지도 지구를 지키는 영웅으로 전성기를 따로 구분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이호정 기자가 선택한 최고는 태권 V

 
마징가Z, 건담, 철인28호, 메칸더V 등 로봇이 나오는 공상과학 만화는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이 땅에서 태어난 로봇 만화 중 태권V 외 딱히 떠오르는 만화가 있는가? 맞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탱구와 울라숑’이라는 공전의 히트를 친 만화가 있긴 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로봇과 로봇의 싸움이 나오는 그런 부류는 아니었으니 제외함이 마땅하다.

물론 태권V에 심심치 않게 나오는 얘기 중 하나가 마징가Z의 짝퉁(모방품)이란 말이다. 때문에 최고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는 특정무기(광자력빔)의 발사 방법과 동력(광자력 엔진) 그리고 몸체를 구성하고 있는 소재(초합금Z)가 같기에 누리꾼 사이에서 왈가왈부 말들이 나오는 것이다.

최고인 이유

엄밀히 말해 마징가Z는 복싱으로 따지면 무기를 곳곳에 숨겨놓고 전투를 하는 아웃복싱 스타일이고, 태권V는 신비로운 ‘일심동체 태권도’ 방식으로 주로 적과 근접전을 펼쳐 엉겨서 치고 박고 차고 쑤시는 방식인 인파이팅 스타일을 즐기기에 분명 다르다 할 수 있다. 아울러 조종방식도 확연히 다르다. 마징가Z는 스틱을 통해 조종을 하는 방식이지만 태권V는 조종사와 로봇의 행동을 일체화시키는 획기적인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는 왕년에 오락실 좀 다녀보신 분들은 다들 이해할 만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스틱 조종은 한계성이 분명 존재한다.

또한 앞서 적었듯 ‘일심동체 태권도’란 필사기는 정말 궁극적으로 모든 로봇들의 필사기를 조합해 놓을 만큼 막강한 전투력을 발휘한다. 또한 조종석의 위치 역시 가슴팍 언저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조종사 보호에 있어 마징가Z보다 탁월하다.

일례로 마징가Z의 조종사 쇠돌이는 파상적인 적의 공격에 파인더의 강화유리가 깨져 위기를 맞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 원인은 다름 아닌 외부에 노출된 조종석의 위치 때문이었다. 그러나 태권V의 조종사인 훈이와 영희는 이 같은 위기를 단 한 차례도 겪은 적 없을 뿐더러 조종사들의 역할 분담이 확실하기 때문에 훨씬 위험대처에 강하다. 일례로 전략폭격기의 경우 4명의 승무원(조종사, 부조종사, 항법사, 무장관제사)들이 탑승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성기

30년이나 더 된 태권V의 전성기를 말함에 있어 약간의 어패는 없지 않지만 굳이 말 한다면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이라 할 수 있다. 애초 2009년 개봉 예정이었던 실사판 태권V의 제작이 각종 사유로 지연됐으나 손꼽아 기다리는 기대작이기 때문이다.

물론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과거에 더 인기가 많았다. 1976년 김청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극장판을 발표한 후 서울에만 18만 명에 달하는 관객을 동원한 바 있어서다. 그럼에도 현재진행형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그리움으로 기억하는 거의 유일한 국산 애니메이션 영화라는 사실이다. 나아가 악당으로 나오는 카프박사의 경우 기존 로봇 만화와 달리 절대 악이 아닌 외모 콤플렉스로 인해 사람들을 자신의 발밑에 무릎 꿇게 하려는 다분히 인간미 있는 캐릭터 설정과 더불어 단순 권선징악이 아닌 폭넓은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작품성 역시 챙겼기에 30년이 넘었음에도 전성기라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불편한 진실과 거짓

일찍이 일제 마징가와 대적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대표로봇으로 만들어진 태권브이에게 애국심이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아울러 앞서 말했듯 일각에서는 특정무기와 몸체 구성 소재 등으로 인해 짝퉁이란 표현을 써가며 격하시키지만 솔직히 말해 30년 전에 지금과 같이 전문 메카닉디자이너가 있을 정도로 그 분야가 방대하고 다양하게 나눠져 있었나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 실례로 철인28호와 메칸더V 등 대다수 로봇 만화들이 마징가Z에서 액세서리 등을 붙인 것이 전부였다.

따라서 아톰이 디즈니의 미키마우스의 상품성에 영향을 받아 캐릭터가 만들어졌듯이 태권V 역시 일본과 한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마징가Z 디자인이 본의 아니게 슈퍼로봇의 대명사처럼 군림하게 됨에 따라 영향은 받았지만 짝퉁이라 말하기엔 무리수가 있다.

여기에 역사상 찾아봐도 무술을 하는 로봇은 태권V가 유일무이하니 더 이상 짝퉁 논란은 자체가 소모적이고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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