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개 사육과 고기 유통의 현실을 그린 영화 '누렁이' 중에서 [사진=영화 '누렁이(Nureongi)' 공식 인스타그램]
열악한 개 사육과 고기 유통의 현실을 그린 영화 '누렁이' 중에서 [사진=영화 '누렁이(Nureongi)' 공식 인스타그램]

"개 식용 막을 때 됐다" vs "특별법으로 다룰 사안인가?"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김건희 여사가 최근 정치권 이슈로 떠오른 개 식용 금지 특별법 추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 여사는 13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동물보호재단을 찾아 개 식용 금지 특별법 통과는 윤석열 대통령의 약속이라고 공언했다.

이 자리에서 김 여사는 네덜란드의 강력한 동물보호 정책을 거론하며 한국 역시 오래된 개 식용 관습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건희 여사의 발언으로 더 주목받는 개 식용 금지 특별법은 12일 국회 농해수위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야당도 뜻을 같이 하면서 속도감 있게 처리된 개 식용 금지 특별법은 개를 식용 목적으로 사육하고 도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개 식용 종식에 따른 농장주와 도축업자, 상인, 음식점 등 관계자들의 생계를 지원할 정부 지원 의무 조항도 포함됐다. 

개 식용 금지 특별법은 통과가 유력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0월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국정감사 당시 "우리나라 국격도 높아졌고 동물복지 문제도 있어 개 식용은 종식이 마땅하다"며 "정부도 이를 위한 특별법 제정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야당도 이번 법안에는 적극 찬성하면서 연내 국회 통과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개 식용을 법으로 금지하는 움직임은 이번 정부 뿐만 아니라 역대 정권의 숙제와도 같았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면서 개의 잔인한 도살이나 고기 유통을 막자는 목소리는 점점 커져왔다. 다만 한쪽에서는 개 식용이 문화이며, 우리 전통이라는 반발이 거센 것도 사실이다. 육견협회는 2주 전 가진 집회에서 정부와 야당이 개 식용 금지  이들은 개 식용이 한국 전통 문화이며, 보양식으로 개고기를 찾는 국민이 많아 특별법으로 금지할 분야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특별법을 통과시킬 경우 개 200마리를 용산에 풀겠다고 엄포도 놓았다.

개 식용을 법으로 금지하는 데 대한 시민들 생각은 다양하다. ID가 'yuni***'인 시민은 "개가 사람하고 가장 가깝고 친한 동물이라는 건 이미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친구나 가족 같은 동물을 잔인하게 죽여 잡아먹는 건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고 반겼다. 반면 ID가 'mile***'인 시민은 "소 식용도 금지해라. 소 눈망울 한 번 봐라. 잡아먹을 수 있나"라고 비꼬았다. ID가 'mida***'인 시민은 "개인적으로는 개고기를 먹지 않고 안 먹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대체 무슨 논리로 설득하고 법을 바꾸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정치권이 지금 개 식용 금지에 한목소리를 낼 때냐는 볼멘소리도 적잖다. ID가 'kthf***'인 시민은 "지금 개 식용 갖고 난리칠 때인가? 연금개혁, 출산율 0.7,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 등 시급한 민생법안이 얼마나 많은데. 이거 연내 통과시키자고 이 난리를 친다고?"라고 안타까워했다. ID가 'djyl***'인 시민은 "추진하는 법이 필요하긴 하다. 다만 영부인이 왈가왈부 당부할 이유는 없지. 왜 국회에 이래라저래라 간섭인가"라며 선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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