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웍스리포트 사설

[사설] 서민의 주거안정을 꾀한다는 목적으로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나선 보금자리주택이 지역 주민의 반대 속에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이 결과 경기 과천에서 건립하려던 보금자리주택이 예정과 달리 50%를 축소하기로 합의됐으며, 지난 7일 서울 강동에서도 당초 고덕·강일지구에 공급하려던 보금자리주택에 대해 강동구청장이 “30% 범위 내에서 축소해 달라”는 의견서를 국토부와 서울시에 제출했다.

보금자리주택은 주택 공급가를 주변시세보다 현격히 낮춰 공급하는 형태의 서민 중심의 주택공급정책으로 이 제도가 본격 실시되면 서민의 주거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 바 있다.

하지만 보금자리주택의 확대 결과는 주변지역의 주택공급을 저해시키는 역효과를 초례하고, 민간 중심의 재건축·재개발사업에 큰 타격을 준다는 것에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즉, 재건축을 하는 인근에 대규모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서면 일반분양으로 수익을 거둬야 하는 재건축사업이 분양효과 저조로 그곳에 사는 입주민(조합원)에게 많은 손해를 끼친다는 것이다.

더욱이 서울은 현재 주택공급 과잉사태가 발생되는 지역으로 이곳에 대규모 보금자리주택까지 짓게 되면 재건축사업이 받게 되는 타격은 가히 핵폭탄 급이라는 것에 부동산 관계자들은 이의가 없다.

이에 따라 과천과 강동지역 주민들은 보금자리주택을 일종의 ‘혐오시설’로 분류하고 기초 단체장과 정치권에 강력한 입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정부의 서민정책이 정치권으로 옮겨와 ‘뜨거운 감자’의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재건축사업에 있어 보금자리주택이 주변에 입지하지 말아야 하는 ‘혐오시설’로 분류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보금자리주택이 주변에 건립됨으로써 재건축사업에 추가 공급되는 주택을 일반분양을 해야 하는데 보금자리주택의 저렴한 공급가로 인해 일반분양가 책정이 어렵고, 또 조합원에 공급되는 주택보다 오히려 낮게 공급가를 책정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보금자리주택이나 재건축사업은 주택을 공급해 주거안정을 꾀한다는 것에는 동일하다. 하지만 보금자리주택을 바라는 서민은 다소 낮은 비용으로 쾌적한 주거시설을 갖기를 원한다. 반면, 재건축사업은 주택공급 사업임에는 분명하나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하는 조합으로서는 조합원에 주어지는 가격보다 일반분양가를 높게 하여 공급해야 다소나마 조합원에 혜택이 가기 때문에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도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정치인은 지역민의 요구나 민원을 외면해서는 차기를 기약할 수 없다. 그렇다고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서민 또한 다 같은 1인1표 행사권자로서 정치인으로서는 진퇴양란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슬기로운 해결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에서 내세운 주택공급방식은 신도시 건설을 통한 보급이었다. 다만 지금과 같은 서울·수도권의 공급과잉 사태에서의 신도시건립은 추가 공급할 택지가 없는 상태인 것은 물론 국가재정의 위기를 초례할 수 있어 신중한 반응이다. 따라서 대규모든 소규모든 도심지 내에 주택을 공급해야 하는 작금의 상황으로 볼 때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정부는 최근 과천시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당초 2만4000여 명의 거주가 가능한 9541가구를 건립한다는 계획에서 50% 축소를 합의했다. 이어 강동구 또한 지난 5월 국토부가 발표한 고덕·강일3·4지구에 임대주택 9000가구, 일반주택 3300가구 등 총 1만2300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하자 강동구와 주민들은 지구지정을 철회해 달라는 주장을 계속하며 반발해 왔다. 이에 대해 정부는 강경한 입장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협의안이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을 위한 보금자리주택의 주거안정정책은 의도 면에서 이해하지만 이로 인해 주민의 재산권침해가 예상되는 만큼 협의안 도출은 필수불가결한 선택사항으로 되어간다. 정부와 주민간의 협의안이 속히 진행돼야 더 이상의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는 지름길로 보인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보금자리주택정책은 서민주거안정에 커다란 기여를 할 것임에는 이견이 없을 듯 합니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직장인이 서울에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간은 벌이의 한푼을 쓰지 않고도 12년이 소요된다는 것과 같이 보금자리주택은 서민의 꿈과도 동일시 되는 사안으로 전계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일정기간의 거주요건이 있을 수 있으나 주변시세보다 현격히 낮은 가격으로 보급되는 만큼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꾼들의 양산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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