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하락은 서민 주거안정에 치명타

올해 아파트 전세값은 인천을 제외한 서울·수도권지역 모두 크게 올라 서민의 주거안정에 큰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의 발표에 따르면 작년 1월~12월까지의 서울시 전세가변동률은 7.93%였으며, 올해는 9월 현재까지의 변동률은 7.92%다. 0.01%가 작년에 비해 낮지만 이는 9~11월 이사철을 감안한다면 전세가 상승률은 작년에 비해 크게 오를 것으로 우려된다.

수도권 또한 예외는 아니다. 작년 전세가변동률은 7.75%로 나타났으나 현재는 8.06%로 이미 작년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이 같은 서울 수도권 뿐 아니라 전국의 전세가 상승은 서민의 주거안정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정부의 신중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주택가격하락은 결국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 봉착한다는 것이 지난 IMF이후 다시 한 번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가격 상승은 서민들에게 사회·심리적 불안을 조장하지만 주택가격하락은 서민 주거실생활에 영향을 끼쳐 물리적으로 힘든 상태를 초례한다는 의견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2000년 초기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주택가격은 2006년에 이르러서야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했다”며 “이 기간 집값은 올랐지만 전세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아 서민의 실생활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이어 “하지만 지금과 같이 주택시장 경색으로 가격이 하락하게 된 시점에는 중산층 뿐 아니라 집 없는 서민 모두가 힘든 상태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주택가격의 상승은 서민에게 위화감만을 조장할 뿐 실생활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는다. 하지만 가격이 하락함으로 인해 집을 가진 중산층은 융자 및 금리에 지치고, 그것을 커버하기 위해 결국 약자인 전세입자 또는 월세입자에게 그 부담을 전가시키게 된다. 집 없는 서민은 그대로 그 부담을 이어 받아 집주인이 융자한 금액 일부를 전세보증금 형태로 올려줘야 한다. 집값이 올랐을 때는 금융부담을 떨치기 위해 매매하면 그만이지만 지금과 같이 집을 내놔도 팔리지 않는 현실에서 집주인이 금융부담을 혼자서 안고가기는 힘들다. 또 집값이 오르지 않으니 구태여 금융부담을 안고서 집을 사겠다고 나서는 희망자가 없어 전세 값은 자충수를 두듯 서민의 주거안정에 큰 어려움을 다가오고 있는 것.

 
집값상승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이유는 또 있다. 집이 더 많아지면서 집에 대한 희소성은 더욱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정보회사의 자료에 따르면 내달 전국의 분양예정 물량은 3만7259가구로 9월인 3만8504가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을 내놓을 예정이다. 9월과 10월 전국 분양물량을 합치면 7만5753가구다.

서울만 보더라도 분양 예정 물량은 3653가구이다. 지난 8월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전국 미분양 현황에서 서울은 1826가구였다. 이는 5월 1785가구에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상태로 여기에 추가 분양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지금 희소가치 하락으로 집값상승에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사회적 기류를 설명하는 관련 연구원에서는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로 인한 집값하락을 점치고 있으며, 세계적 금융불안으로 인한 부동산시장 악영향 또한 집값이 오르지 못하는 이유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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