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산업기획] ‘테라’ 국내 맥주시장 판도 흔들었다
[뉴스워커_산업기획] ‘테라’ 국내 맥주시장 판도 흔들었다
  • 염정민 기자
  • 승인 2019.08.13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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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품 애용 분위기에 더 커진 테라 열풍
▲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맥주업계에 판도를 바꾸고 있는 모습이다. <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산업기획] 일본 아베 총리의 경제 몽니에 분개한 한국 국민들의 불매운동은 국내 맥주 시장의 판도 또한 크게 흔들어 놓았다.

GS25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 7월 대용량 캔맥주 판매 1위의 아사히 맥주는 7위로 하락했고 기린이치방과 삿포로는 아예 10위권 밖으로 추락했으며, 이마트에서도 7월 일본산 맥주 매출은 전월 대비 62.7% 하락하는 등 다른 매장에서도 일본산 맥주 판매량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관세청 자료에 의하면 2019년 7월 일본산 맥주 수입액은 434만 2000달러로 전월인 6월에 기록한 790만 4000달러에 비해서는 45.1% 감소했으며, 전년 동월에 기록한 663만 9000달러와 비교해서도 34.5%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7~8월이 맥주 소비의 성수기임을 고려할 때 향후 한국 국민들의 불매운동이 지속적으로 전개될 경우 일본산 맥주 판매에 치명적인 타격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7월 기준 일본산 맥주를 덜 소비하는 대신 국산 맥주를 더 소비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데 CU의 경우 일본산 맥주는 전월대비 44% 감소한 대신 국산 맥주는 5.5% 증가했으며 GS25에서는 일본산 맥주의 판매량이 전월대비 33% 감소한 반면 국산 맥주는 4.3%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어 국산 맥주 제품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하이트진로의 테라 판매 큰 성장 보여

지난 8월 8일에서 10일까지 개최된 제5회 전주가맥축제에서 당일 생산한 테라 8만병이 완판 되었는데 하이트진로는 이 기록이 지난 축제 때 판매된 맥주보다 6000병이 더 많이 판매된 것이라고 밝혔다.

테라가 좋은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은 맥주 관련 지역 축제에 한정되지 않는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맥주시장에서 하이트진로의 작년 점유율이 25% 근처까지 하락했지만 출시 4개월 만에 점유율 10%를 돌파한 테라의 돌풍으로 인해 올해에는 30%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테라는 출시 약 40일 만에 100만 상자(약 3천만 병) 판매를 달성했는데 이는 국내 맥주 신제품 중 가장 빠른 판매 속도다.

100만 상자 판매까지 하이트가 약 60일, 맥스가 약 120일 걸린 것을 고려한다면 테라의 판매 속도는 다른 제품 판매 속도보다 1.5배에서 3배까지 빠르며 출시 후 약 100일 만에 1억병을 돌파할 정도로 테라의 판매량은 급성장하고 있다.

◆ ‘테라의 판매 증가’ 불매운동 때문만은 아니다

영향이 없다고 주장하기는 쉽지 않지만 일본산 맥주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인한 반사이익만으로 테라의 판매량 증가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와 관련하여 메리츠종금증권의 김정욱 연구원은 테라의 판매량이 3월 40만 상자, 4월 67만 상자, 5월 94만 상자, 6월 134만 상자, 7월 140만~150만 상자로 파악되며 생맥주가 출시되는 8월에는 월별 목표치가 200만 상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의 판매 자료에 따르면 한국 국민들의 불매운동이 시작된 시점인 7월 이전에도 테라의 전월대비 판매량 증가율은 약 40%~68%로 높게 나타나는 것을 파악할 수 있으므로 단순히 불매운동의 반사이익만으로 급격한 판매량 증가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불매운동 이전의 판매량 증가율이 불매운동 이후보다 더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에 불매운동의 반사이익이라기 보다는 테라라는 제품 자체가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끌어 내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많은 소비자들이 테라를 선택하는 이유로 ‘좋은 원료’와 ‘우수한 기술력’을 꼽았다.

테라의 원료로는 호주산 맥아만을 100% 사용하는데 특히 이 맥아는 오염물질이 적은 것으로 유명한 호주 내에서도 깨끗한 공기, 풍부한 수자원, 비옥한 토양 등 최적의 재배 환경을 갖고 있는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에서 재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든트라이앵글에서 골든(황금)은 추수를 앞두고 있는 밀, 보리와 같은 작물들이 자아내는 황금 색상에서 유래되었을 정도로 이 지역은 과거부터 곡창지대로 명성이 자자하다.

또한 테라에 적용된 ‘100% 리얼탄산’ 기술은 맥주에 인공적인 탄산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발효공정에서 발생하는 자연 탄산만을 제품에 남기는 기술이다.

맥주의 발효공정에서는 탄산이 발생하는데 맥주 제품에 따라 압력조절 등을 이유로 탱크 안의 자연탄산 일정량을 발효탱크 밖으로 배출하기도 한다. 이때 배출된 탄산을 보충하지 않으면 김빠진 맥주처럼 맥주의 청량감이나 맛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부족분만큼의 인공탄산을 맥주에 주입하는 것이다.

그런데 테라는 발효과정에서 발생한 자연 탄산을 높은 수준에서 보존하는 기술을 적용하여 인공탄산을 주입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 결과 테라에는 자연 탄산이 풍부하게 보존되어 있어 청량감이 오래 지속되며 맥주를 목으로 넘길 때 인공 탄산이 주입된 다른 맥주보다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받는다는 소비자 평가가 나오고 있다.

맛, 청량감, 부드러움 등의 지표는 객관적인 수치를 사용하여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테라를 음용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박하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테라라는 제품 자체에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어내는 무엇인가 존재한다는 판단은 가능하다.

결국 테라의 판매가 급성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제품의 품질이 소비자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며 여기에 더해 한국 국민들의 불매운동 시기와 맞물려 한국 국민들에게 테라가 일본산 맥주의 대체재의 하나로서 인정받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어 낼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다면 불매운동과 맞물려 국산품을 사용하려는 한국 국민들의 적극적인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일본산 제품의 브랜드 파워가 그 어느 때보다 약화된 지금 양질의 국산 대체품을 내놓는다면 한국 국민들은 그 제품을 전폭적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기에, 한국 기업들은 단순한 애국 마케팅에 기댈 것이 아니라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한국 소비자들에게 제시해야할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