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오염수 처리 관련 과학적이지 않은 것은 한국이 아니라 일본
방사능 오염수 처리 관련 과학적이지 않은 것은 한국이 아니라 일본
  • 염정민 기자
  • 승인 2019.09.1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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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IAEA의 권고대로 오염수 추가 처리와 투명한 정보공개 해야.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오스트리아 빈 현지시각으로 9월 16일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IAEA 총회에서 일본의 원자로 상태 및 오염수 현황에 대한 현장 조사와 환경 생태계에 대한 영향 평가 등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추진해야 하며 국제사회가 안전하다고 확신할 정도의 원전 오염수 처리 기준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이와 관련하여 문 차관보다 앞서 연설한 ‘다케모토 나오카즈’ 일본 과학기술담당상은 일본의 조처에 대해 과학적으로 증거가 없는 비판들이 있다며 한국을 겨냥하는 것 같은 발언을 했으며, 스가 관방장관도 17일에 개최된 기자 회견에서 한국 측 주장은 사실관계와 과학적 근거에 기초하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그러나 ‘TEPCO(도쿄전력)’은 자사의 홈페이지에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현황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고 있는데, 이 자료만 분석해도 한국 측 주장보다는 다케모토 과학기술담당상과 스가 관방장관의 주장이 가진 설득력이 크게 떨어짐을 쉽게 알 수 있다.

일단 TEPCO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의 저장탱크에 저장된 오염수 중 기준치 이하를 만족하는 것은 22만 9900㎥으로 이는 저장된 오염수의 23%에 불과하다.

게다가 TEPCO가 기준치를 만족했다고 주장하는 오염수조차 삼중수소의 농도를 고려할 때 기준치를 10배 이상 초과하는 사례도 적지 않게 존재한다.

특히 기준치를 조금 넘는 수준이 아니라 기준치를 1만 9909배 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으며  기준치를 5배 넘는 오염수의 양이 전체의 43%인 43만 450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어 방사능 오염수 문제는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정도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TEPCO가 발표한 2019년 3월 31일 기준 저장탱크 내에 저장된 방사능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 농도와 기준치 초과 현황을 살펴보면 기준치를 1만 배 이상 초과한 사례도 있다.

자료에 따르면 J1 에어리어의 D1 그룹에서는 스트론튬 90의 농도가 43만 3000 Bq/L를 기록하여 기준치 30 Bq/L의 1만 4433배에 달했으며 아이오딘 129의 농도는 34.7 Bq/L를 기록하여 기준치의 3.86배, 루테늄 106의 농도는 158 Bq/L로 기준치의 1.58배를 기록했다.

스트론튬 90은 칼슘과 화학적 성분이 유사하여 음식이나 공기로 인체 내부에 유입될 경우 뼈에 축적될 가능성이 높고 체외로 배출되는 속도가 느려 가장 위험한 방사성 물질의 하나로 취급된다.

아이오딘 129 또한 짧은 시간에 강한 방사선을 방출하는 아이오딘 131보다는 위험성이 덜하다는 평가도 존재하지만, 평균 14g의 무게에 불과한 갑상선에 집중적으로 축적되어 갑상선 암을 포함한 여러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고 반감기 또한 1570만년 수준으로 길기 때문에 그 위험성은 결코 낮다고 평가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TEPCO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에 저장된 오염수에는 삼중수소 외의 위험한 방사성 물질이 많이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주장하고 있지만, 삼중수소를 제외한 기준치 초과 방사성 물질 농도에 관한 TEPCO의 자료만 분석해도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삼중수소도 위력이 약하지만 방사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100%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음식물 섭취 등으로 인한 내부피폭의 경우 DNA 이상 등 신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국제사회는 이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식수에 포함된 삼중수소의 농도와 관련한 관리기준으로 WHO는 1만 Bq/L, 미국의 경우 740Bq/L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일본 정부가 방사능 오염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것을 전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본 정부의 관리기준인 6만 Bq/L과 앞서 언급한 WHO와 미국의 관리기준을 단순비교 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식수 관리기준으로는 71배에서 1000배 가까이 삼중수소 농도가 진한 오염수를 그대로 해양에 방류했을 때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은 어렵지 않게 가능하다.  

또한 TEPCO가 공개한 자료에 따를 때 TEPCO가 관리하고 있는 대부분의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는 6만 Bq/L을 크게 상회한다는 점에서 100만㎥가 넘는 오염수를 그대로 방류할 경우 후쿠시마 해양 나아가서는 태평양 전체의 생태계에 영향이 별로 없을 것이란 주장은 설득력이 높지 않다.

즉 일본 정부와 TEPCO가 주장하는 것처럼 7개 방사성 원소 농도의 관리도 제대로 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거니와, 삼중수소의 농도도 일본 정부가 제시한 관리 기준인 6만 Bq/L를 크게 상회하고 있으므로 삼중수소에 관한 추가적인 처리 없이 해양으로 방류해도 괜찮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은 과학적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한국의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이 IAEA 연설에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관련한 투명한 처리와 정보공개를 일본 정부에 요구한 내용은 최근에 발표된 IAEA 보고서에서도 발견되는 내용이다.

최근 IAEA가 공개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보고서 ‘Mission Report, 5-13 November 2018’의 ‘3.3 MANAGEMENT OF ALPS TREATED WATER STORED IN TANK’ 섹션에는 권고사항(Advisory Point1)이 적혀 있다.

이 권고사항에는 ALPS 처리된 방사능 오염수의 최종처리를 위해 강력하고 종합적인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갖추어야 하며, 이해관계자들과 일반 대중에게 적절하고 투명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게다가 IAEA는 보고서에서 ALPS 처리된 방사능 오염수를 그대로 방류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처리된 오염수에 여전히 존재하는 방사성 물질을 추가적으로 처리해야한다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이처럼 IAEA 또한 보고서를 통해 방사능 오염수에 대한 추가적인 처리와 이해관계자와 일반 대중에게 적절하고 투명한 정보를 공개할 것을 한국 정부와 마찬가지로 일본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IAEA와 동일한 요구를 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주장이 과학적이지 않으며 사실관계가 다르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는 동의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