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으로 치닫는 ‘수소 전기차’ 시장…논쟁보다는 미래를 준비해야
글로벌 경쟁으로 치닫는 ‘수소 전기차’ 시장…논쟁보다는 미래를 준비해야
  • 염정민 기자
  • 승인 2019.10.2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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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VS 수소전기 무의미한 논쟁보다는 미래를 준비해야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뉴스워커_오피니언] 최근 중국 지방정부들이 수소 전기자동차 관련 산업 활성화 방안을 쏟아내고 있는데 이는 올해 초 중국 중앙정부가 수소경제 확립을 공언했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9월에 산둥성 지난시(济南市)는 수소충전소 1곳 건설에 최대 900만 위안(약 14억 93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관련 산업에 최대 2000만 위안(약 33억 1900만원)을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수소 전기자동차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10월에는 쓰촨성 청두시(成都市)가 수소충전소 1곳 건설에 최대 500만 위안(약 8억 3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수소판매량에 따른 보조금도 최대 500만 위안을 추가로 보조한다는 내용의 계획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금액의 차이는 있지만 저장성 닝보시(宁波市), 광둥성 포산시(佛山市)에서도 수소 충전소 건설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수소 전기자동차 관련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업무 보고에 처음으로 수소충전소 보급 확대 내용이 담겼는데 이를 중국이 본격적으로 수소경제 확립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한 바 있었다.

한편 최근 중국은 ‘NEV(New Energy Vehicle) 크레디트 제도’ 개정 초안을 발표했는데 이 제도의 취지는 중국 정부가 자동차 제조 기업에게 고연비 내연기관 자동차를 포함한 친환경 자동차 제조와 판매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2021년 이후 NEV 의무비율을 연간 2%P씩 확대하여 21년 14%, 22년 16%, 23년 18%로 설정하였으며 기업목표달성 유연성 확대, 고연비 내연기관 승용차 생산 시에 의무비율 완화, 내연기관차 대상 연료 확대, 소규모 제작사에 대한 달성요건 완화 등이 해당 제도의 주요 내용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중국 정부가 NEV 의무비율을 단계적으로 상향하여 전기, 수소전기 자동차 제조와 판매를 압박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친환경차의 제조, 판매만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며, 연비가 높은 내연기관(가솔린 등) 자동차를 생산, 판매할 경우 의무비율이 완화되므로 고연비의 내연기관 기술 개발도 장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해당 제도에서 전기 자동차보다 수소 전기자동차에 부여되는 대당 크레디트가 높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전기 자동차보다 수소 전기자동차 판매를 장려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대당 크레디트라는 1개 요인만으로 결론을 내리기에는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다만 중국 정부가 전기자동차 보급과 별개로 수소경제 확립을 위해 수소 충전소 보급 확대와 NEV 크레디트 제도를 활용하여 자동차 제조 기업에게 당근과 채찍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양산차로는 한국 현대자동차의 ‘넥쏘’와 일본 도요타의 ‘미라이’ 정도만 언급되어 주요 자동차 메이커 사이에선 상대적으로 마이너(minor) 취급되던 수소 전기자동차 분야에 ‘BMW’와 ‘르노’가 진입하는 등 수소 전기자동차 분야에 대한 평가가 조금 달라지고 있다.

BMW는 ‘제68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수소 연료전지를 탑재한 컨셉트 차량인 ‘i 하이드로젠 넥스트’를 공개하면서 2022년까지 자사의 SUV ‘X5’를 기반으로 한 수소 전기자동차를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올리버 집세(Oliver Zipse)’ BMW 회장은 수소 연료전지 기술이 장거리 주행을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어 10년을 내다보고 양산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 없는 전기자동차에 밀려 기술 과시 목적 등으로 개발되었던 수소 전기자동차가 최근 재평가 받고 있는 이유는 역시 ‘5분 이내의 짧은 충전시간’과 ‘전기자동차에 비해 긴 주행거리’가 언급된다.

전기자동차는 이미 구축된 충전 인프라가 있어 별도의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적으며 생산된 전기를 그대로 배터리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효율 면에서 수소 전기자동차를 앞서는 점에 대해서는 반론이 거의 없다.

그러나 전기자동차는 30분에서 수 시간이 걸리는 충전 시간과 장거리 주행을 위해서는 무거운 대용량 배터리를 요구한다는 점 등에서 수소 전기자동차에 비해 상대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는 것 또한 부정하기는 어렵다.

이와 같은 점들을 고려하여 유명 자동차 메이커들이 하나 둘 수소 전기자동차 분야에 진입 혹은 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프랑스의 자동차 메이커인 ‘르노’ 또한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한 ‘캉구 ZE 하이드로젠(Kangoo ZE Hydrogen)’과 ‘마스터 ZE 하이드로젠(Master ZE Hydrogen)’을 출시하여 최근 수소 전기자동차 분야에 진입했다.

르노의 해당 모델들은 순수 수소 전기자동차는 아니며 배터리 동력원에 수소 연료전지 구동시스템이 추가된 형태로 알려졌다.

그러나 르노는 해당 모델들이 최소 350km를 주행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순수 전기자동차보다 주행거리가 길며 5~10분 정도의 짧은 충전시간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일본 도요타는 도쿄 모터쇼에서 ‘미라이 2세대’ 컨셉트 자동차를 공개하여 수소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현대자동차와 뜨거운 경쟁을 이어나갈 것을 분명히 했으며, 벤츠 또한 수소연료전지 구동시스템을 상용차에 적용하기로 하는 등 해외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의 수소 전기자동차 진입이 점점 가속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2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부처들은 ‘수소 인프라 및 충전소 구축 방안’을 발표했는데, 이 방안에 따르면 수소충전소는 2022년까지 주요 도시에 250기, 고속도로와 환승센터 등 교통거점에 60기를 구축하여 총 310기를 구축할 예정이다.

예정대로 310기의 수소충전소가 전국에 구축될 경우 수소 전기자동차의 운전자들은 최대 30분 이내에 충전소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한국 정부는 2040년까지 1200개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이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수소 전기자동차 운전자들은 최대 15분 이내에 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수소충전소 확대와 함께 수소유통센터를 설치하는 등 현재 1kg당 8천원에 달하는 수소 가격을 2022년에는 1kg당 6천원, 2040년에는 1kg당 3천원 수준으로 인하할 계획이라고 덧붙여 수소경제 확립에 필요한 수소 가격의 하락도 추진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한국 정부의 수소충전소 확대, 수소유통센터 설치 등 수소 관련 인프라 구축이 정상궤도에 오를 경우 수소 전기자동차 분야 산업 발전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왜 대세인 전기자동차에 역량을 집중하지 않느냐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배터리 충전시간, 저장 에너지 밀도 등 순수 전기자동차가 가진 한계점도 분명히 존재하므로 어느 한 분야에 집중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특히 물을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얻는 수소경제가 확립될 경우 화석연료인 석유와 석탄 의존도를 비약적으로 낮출 수 있으므로, 비산유국인 한국에게는 수소경제 확립이 경제적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수 있을 만큼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바로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여러 국가들이 수소경제 확립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고, 한국 또한 수소 경제 관련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 역량을 투입하는 것이 무엇보다 의미가 있다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