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삼성그룹 ‘노조와해’ 범죄, 이재용 부회장 책임은 없나
[이슈추적] 삼성그룹 ‘노조와해’ 범죄, 이재용 부회장 책임은 없나
  • 한주희 기자
  • 승인 2019.12.18 11: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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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황성환 기자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황성환 기자

지난 13일 ‘애버랜드 노조와해’ 재판에서 삼성그룹 고위임원들이 대거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어서 지난 17일에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혐의로 1심에서 삼성전자 이상훈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부사장 등 최고위 임원진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되었다. 이에 삼성그룹의 경영을 총괄하는 이재용 부회장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유영근)는 일명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라 불리는 혐의로 기소된 삼성 고위임원들 7명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모두 법정구속했다.

일명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라 불리는 이번 사건은 이상훈 부의장 등 피고인 32명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인정보보호법, 근로기준법 등을 위반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노조 설립을 방해하고, 운영에도 개입했다고 봤다. 또한, 노조원들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수집하고, 노조 탈퇴를 강요해 불이익을 준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노조를 와해시키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2013년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6년 만에 1심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그러나 삼성 측과 노조도 곧 항소할 예정이라고 전해져 아직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노조와해 시키려 이 부의장 ‘가교 역활’, 강 부사장 ‘핵심 역할’

이번 1심 재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의장은 당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으로 있으면서, 삼성그룹의 경영을 총괄했던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이 세운 노조와해 지침을 지시하고, 그 결과 등을 미전실에 보고하는 등의 ‘가교역할’을 했다고 전해졌다.

이번 판결에서 이 의장에게 제기된 단체교섭 방해나 표적 감사, 노조원 개인정보 수집 혐의 전반에 대해 공모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 이유에서 “여러 증거가 너무 명백해 재판부가 모두 눈감아줄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강경훈 부사장은 당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소속으로서 노조와해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인정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강 부사장은 이미 지난 13일 ‘에버랜드 노조와해’ 사건 재판에서 징역 1년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에 재판부는 “형을 정함에 있어 노조와해 전략을 기획하고 실행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과 다른 사건에서도 실형이 선고된 점을 감안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목장균 전 삼성전자 인사지원그룹장에게는 징역 1년이, 박상범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이사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이, 최평석 삼성전자서비스 전무에게는 징역 1년 2개월이 선고됐다.

이외에도 삼성 소속은 아니나, 노조와해에 가담한 몇몇 이들도 처벌을 받게 되었다. 특히 삼성을 대리해 노사 교섭에 개입하는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은 김 모 전 경찰청 정보국 경정은 징역 3년에 벌금 5천만 원을 선고받았다. 사정당국의 중견간부까지 삼성 측의 불법행위에 동원된 것이다.

그밖에도 단체교섭을 고의로 지연시킨 경총 관계자 3명과 삼성그룹의 노조와해 지시를 적극적으로 실행한 것으로 인정된 협력사 대표 3명도 벌금형 또는 집행유예 등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미전실에서 기획한 내용이 각 계열사 및 자회사로 하달되었고,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전략 문건이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라며, “미전실의 강경훈 부사장과 CFO였던 이상훈 의장에 이르기까지 노조와해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증거가 충분하다”라고 했다. 즉, 재판부는 삼성그룹부터 협력업체까지 노조와해를 위해 조직적으로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 삼성 임원들의 ‘노조와해’ 범죄 막지 못한 이 부회장, 기업 지배력 의심받아

삼성그룹은 창립 초기부터 세워온 ‘무노조경영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2013년부터 미전실을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노조를 와해시키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이번에 법정구속 된 이 부의장과 강 부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측근들이 삼성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하여 노조를 와해시키는 동안 이 부회장은 이러한 범죄를 막기 위해 무엇을 했나라고 지적한다. 이 부회장이 노조와해와 관련하여 어떠한 지시도 내리지 않았거나 어떠한 보고도 받은 적이 없었다면, 최측근인 이들은 이 부회장을 총수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기업의 고위임원이 광범위하게 장기간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동안, 이 부회장이 어떠한 조짐도 감지하지 못하고, 통제하지도 못할 정도의 권한만 행사할 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만약 그렇다면, 주주들과 기업 구성원들은 이 부회장이 총수로서의 ‘기업 지배력’을 제대로 갖고 있지 못하다는 의구심을 갖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총수에게 형사책임이 미치지 않도록, 최고위 임원 몇 명과 협력사 대표 등에게만 범죄 혐의를 전가해 ‘꼬리 자르기’를 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오늘(18일)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노사 문제로 많은 분께 걱정과 실망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라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앞으로는 임직원을 존중하는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총수가 되기 전에 발생한 일이었을지라도, 명백한 불법행위가 계속되는 상황을 묵인하거나 방조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1심 판단이 나온 만큼 총수로서 공식적인 사과와 구체적인 재발방지책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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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2019-12-19 11:51:28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