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매점매석, 금값 상승, 그리고 중국인 입국 금지청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보다 더 무서운 것은?
마스크 매점매석, 금값 상승, 그리고 중국인 입국 금지청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보다 더 무서운 것은?
  • 한주희 기자
  • 승인 2020.02.05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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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기자수첩]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시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가 대거 발생하며 알려지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코로나)’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전염병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지난 3주 동안 신종코로나는 중국 국경을 넘어 아시아, 북미, 유럽 등 전 세계 23개국으로 번졌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신종코로나로 인한 지난 4일 기준, 중국 누적 사망자 수는 총 425명에 달한다. 중국 내에서 신종코로나를 확진 받은 환자 수도 4일 기준 2만 438명을 기록했다. 신종코로나의 전염 속도는 이미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를 앞서고 있다. 지난 2일엔 중국 이외 국가에선 처음으로 필리핀에서, 그리고 지난 4일에는 홍콩에서 신종코로나로 각 1명씩 숨졌다. 

전염병 예방 물품 매점매석 등 불공정 행위 감시 강화하고 엄단해야

국내에서는 지난 4일까지 총 16명이 확진된 가운데, 정부는 지난 1월 30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시장점검 및 대응 관련 회의를 열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병 뒤 마스크 등 전염병 예방 물품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현상에 대한 대책과 수급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특히, 정부는 신종 전염병에 대한 사회적 불안 심리를 이용해 폭리를 노린 매점매석 등 시장질서 교란 행위에 대해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2월 초까지 전염병 예방 관련 물품의 매점매석을 금지하는 고시를 제정하기로 했다. 적용 대상 품목과 대상 사업자 등을 지정해 시장질서 위반 행위 적발 시 최대 2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도 담합 등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에는 매출액의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하고,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렇게 관계 당국의 단속 의지에도 불구하고, 신종 감염병 확산을 틈타 마스크·세정제 등 관련 용품을 제조하거나 유통하는 일부 업자들이 가격을 크게 올리거나 공급을 멋대로 조절해 국민 불안감을 이용하고 있다. 공급보다 수요가 늘면 값이 오르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가격이 갑자기 10배 이상 폭등하는 경우는 절대 정상이 아니다. 본 기자도 마스크와 세정제를 구매하기 위해 동네 약국과 편의점을 여러 곳 다녔지만, 품절 된 곳이 많았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심지어 병원에서 쓰는 환자용 마스크까지 갑자기 공급을 취소하거나, 평소 가격보다 몇 배 오른 가격을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일부 업자들이 국가적 재난 상황을 틈타 폭리를 취하기 위해 매점매석, 짬짜미(담합) 등의 불공정 행위를 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폭리를 목적으로 한 매점매석이나 짬짜미는 공정한 시장질서를 해치는 행위다. 더욱이 전 국가적인 위기 사태를 이용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인질로 삼아 금전적 이익을 챙기려는 행위는 엄단 하는 것이 마땅하다.

전 세계적인 재난 상황에서 안전 자산인 금값 상승세 이어져

이렇게 국내에서 방역 물품의 가격이 급등하거나, 품귀현상이 발생하는 가운데 전염병이 한동안 계속 확산할 것이라는 공포가 팽배해지며, 안전 자산으로 평가되는 금값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발 감염증 확산으로 인해 세계증시의 불안전성이 확대되며 전통적인 안전 자산인 금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 29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04%(0.60달러) 오른 1570.40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미국과 유럽에까지 확산할 조짐을 보이던 1월 27일에는 온스당 1576.8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3년 이후 약 6년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국내 금값도 상승세는 마찬가지다. 1월 30일 한국금거래소에서 국내 금 시세는 g당 6만477.42원을 기록하고, 지난 2월 4일에는 다소 조정되어 6만 120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이후 처음으로 g당 판매 가격이 6만 원을 넘어선 후 유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금값이 2000달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물론 이번 금값 상승이 전염병 확산에 따른 것만은 아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한창 고조되던 시기부터 최근 소강상태로 접어들어 해결국면에 접어 들은 최근까지도 불확실한 국제 정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최근의 신종 전염병이 확산하면서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게 된 것이 금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신종코로나 확산 방지 위해 전 국가적인 총력 대응 지시

이렇게 위생용품에 대한 불공정행위가 팽배해지고, 금값이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상승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신종코로나 확산이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계 당국과 경제계를 중심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지난 2월 4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신종코로나 종식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중국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무역금융과 판로 확보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또한,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정책 자금 지원을 포함해 지역 산업과 관광 서비스업 등 지역 경제가 위축되지 않도록 지원대책을 시급히 마련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민간이 어려울수록 정부가 신속한 재정투자로 경제에 힘을 불어 넣어줘야 한다면서 안팎으로 경제여건이 좋지 않더라도 규제혁신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가짜 뉴스를 막고 감염병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해야 한다며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정부가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 경제와도 직결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사회 각계각층의 우려를 의식해 국무회의에서 신종코로나 확산 방지와 대응책을 주문하고, 강조하기까지 했지만, 중국과 가까이 위치한 우리나라는 중국과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 전염병 확산에 불안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다행인 것은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교훈 삼아 초기 단계부터 매뉴얼을 적용하여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정부의 대응조치도 점차 단호해졌다. 감염병의 재난 위기 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시켰다. 중국인에 대한 ‘제한적 입국 금지 조치’도 취해졌다. 대부분의 감염내과 전문의와 질병 관리 관계자들은 우리나라의 방역 시스템이 성공적이라 평가했다.

중국 내 발생한 전염병 국내 주요 산업에도 미치는 영향 막대해

한편, 중국 내 전염병 창궐은 중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서 국내 공장을 차례로 휴업하기로 했다. 지난 4일 현대차의 긴급 보도자료에 따르면, 국내 공장을 순차적으로 휴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각 성 정부들이 신종코로나로 인해 중국 명절인 춘절 연휴를 오는 9일까지 연장함에 따른 것이다. 중국 춘절이 길어지면서, 자동차의 주요 부품을 생산하는 국내 협력업체가 중국 내에서 운영하는 공장 가동이 중단되어 재고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의 경우에는 아직 신종코로나로 인한 부품 조달이 지연되지는 않아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자동차는 중국 내 자동차 부품생산 공장이 잠정 휴업에 들어가면서 경기 평택공장의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되었다고 밝혔다.

신종코로나가 퍼트린 것은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혐오와 배제도 퍼트린 듯

이렇듯 국내 주요 제조 산업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렇듯 중국 내 전염병 확산이 우리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는 가운데, 우리 사회에 배제와 혐오의 바이러스도 전파 시킨 듯하다. 

최근 우한 거주 교민들이 귀국하면서 격리 수용 장소를 놓고 심한 갈등을 빚었던 일은 뼈아픈 일이다. 정부는 교민 수용 능력과 의료 시설의 위치를 고려하여, 충남 아산의 경찰인재개발원과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결정 과정에서 혼선을 보이고, 언론의 과잉 취재가 이어지며, 일부 지역 주민들의 극렬한 반대를 불러왔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대와 우려를 정부 당국도 깊게 새겨야 할 것이다.

혐오와 배제를 넘어 포용과 배려를 통해 대한민국의 품격과 위상 전파하는 계기 삼아야

지난 1월 23일부터 시작한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한 청와대의 국민청원에는 참여 인원이 13일 만에 67만 명을 넘어섰다. 중국인 거주 밀집 지역에 대한 기피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력국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 국내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의료용품의 매점매석이나 금값 상승에 이은 경제 불안정성보다 우리 안에 싹트는 더욱 위험한 바이러스가 있다. 바로 공포와 불안을 넘어 배제와 혐오의 바이러스일 것이다. 국내외 감염내과 전문 의료진의 평가에 따르면, 국내 방역체계는 매우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계와 대비태세를 넘어 과도한 공포와 불안을 사회의 안전망을 무너뜨리고, 약자에 대한 다양한 폭력으로 드러난다. 

일부 정치권과 국민이 단순히 불안과 공포, 정부에 대한 불만을 넘어 혐오와 배제의 바이러스를 퍼트린다면, 격리치료로도 불가능한 질병에 걸릴 수도 있다. 지금 진행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도 조만간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치료제도 상용화될 것이다.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하고, 그 이후도 준비해야 한다. 중국에 구호물자와 장비를 지원하고, 바이러스 확인 시료와 치료제 개발에도 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혐오와 배제의 언어를 삼가 해한다. 

신종코로나 사태가 어서 종식되길 간절히 바란다. 우리는 혐오와 배제를 넘어 포용과 배려를 통해,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속에서 대한민국의 높아진 위상과 품격을 전파하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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