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쇼핑의 매출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판매자의 정보 누락으로 인해 소비자의 피해가 일어나고 있다. (사진은 해당 소비자가 피해를 보게 됐다는 캐논코리아에서 수입 판매하는 카메라지만 해당 제품과는 무관하며 독자의 이해를 돕기위한 것임을 밝힌다.)
인터넷쇼핑몰 시장은 갈수록 거대해지고 있습니다. 매장을 직접 방문할 필요가 없이 집안에서 편리하게 구매는 물론 타 업체 동일 상품에 대한 가격비교도 쉬워 소비자들은 이제 인터넷에서 물건을 사는 것이 일상다반사가 된 것이 사실입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의 구매는 위에서 열거한 장점 뿐 아니라 실시간 배송으로 구매한 다음날 상품을 받아 볼 수 있다는 편리함은 인터넷 쇼핑의 혁신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한데, 인터넷 쇼핑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소비자는 간과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물건을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에 제품의 크기와 상품의 상태 및 품질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또 해당 상품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등도 보여주기 전에는 절대 알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지난 23일 한 인터넷 포털에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한 캐논코리아에서 수입 판매하는 카메라에 대한 글이 올라왔습니다.

해당 상품은 캐논의 70만원대(인터넷 쇼핑몰 최저가 기준) 카메라로 알려졌습니다. 이 소비자는 보잘 것 없는 월급쟁이 신분으로 고가의 70만원 상당의 캐논카메라를 쇼핑몰을 통해 구입했다고 합니다.

70여만원의 카메라를 사기위해 몇날 며칠을 고민하고 가격비교도 하고 또 가성비라 부르는 가격대비 성능 등을 꼼꼼히 체크했을 것입니다. 70만원 상당은 결코 한순간의 충동소비가 아닌 하나하나 따져보고 구매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카메라가 집으로 배달되고 포장을 뜯어보니 문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바로 제조연월이 2016년도 2015년도 아닌 2014년이었다는 점입니다. 한마디로 재고상품인데 그것도 만든지 2년여가 지난 악성재고상품이었다는 데에 소비자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합니다.

해당 소비자에 의하면 이 제품은 지금도 생산 판매되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소비자를 더욱 화나게 한 것은 포장지 안에 동봉되어온 배터리를 넣고 작동테스트를 해보니, 오래된 재고로 인한 배터리 방전으로 작동이 안됐다는 점입니다.

소비자는 이 상황에 대해 판매 측인 캐논코리아에 상품 관련 문의를 했고, 반품을 요청했지만 ‘반품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합니다. 반품 불가사유로는 방전된 배터리를 카메라에 장착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오랜 기간 창고에 쌓여있던 재고상품을 판매하는 것 자체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답변도 함께였습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다소 황당한 경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2년 넘은 재고상품을 구입한 것은 어쩌면 소비자의 불찰이었는지 모릅니다. 가격비교 과정 중에 분명 낮은 가격은 그 만한 이유가 있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소비자는 해당 제품 판매설명페이지 그 어디에도 제조일자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만약 설명이 있었다면 그것을 감안하여 구매의사를 다시 판단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조일자는 없었고, 그것 때문에 당연히 최근에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 때문에 소비자는 판매자에게 속은 느낌이 들었던 것입니다.

판매자 입장에서 재고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분명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어 보입니다. 항상 재고상품은 있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한데, 소비자 입장에서 그것을 알고 사는 것과 모르고 사는 것은 분명 다릅니다. 자동차라 할지라도 제조년도는 다르지만 분명 같은 자동차입니다. 현대자동차의 ‘소나타’를 예로 들 때 2014년에 만든 소나타와 2015년에 제조된 소나타는 같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는 그것을 같게 느낄까요? 아닙니다. 절대 같게 느끼지 않습니다. 해서 판매측은 지난해 생산된 또는 그 지난해 생산된 제품을 할인해서 판매하는 것입니다. 소비자가 재고상품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는 중고제품으로 판매를 할 때도 손해를 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한데, “판매자측이 법적으로 문제될 것 없다. 반품할 수 없다”라고 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이 있습니다. 더욱이 제조년도를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노출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속아서 구매했다는 느낌마저 든다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이는 한국소비자원에서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항으로 보입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의 판매가 날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런 블라인드판매(고의적으로 불리한 점을 감추는 행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소비자는 계속해서 불만이 늘 것이고, 이렇게 된다면 소비자원이 처리해야 할 소비자불만은 더욱 증가할 것입니다. 이는 결국 국고의 낭비이며, 박근혜 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와도 맞지 않은 사안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캐논코리아 뿐만 아니라 이런 블라인드판매를 하는 판매 유통업체들은 결코 순간의 이익만을 위해 소비자를 우롱하고 현혹케 하는 행위는 근절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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