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국, 인공태양 구현 위한 국제협력 나아간다
[기획] 한국, 인공태양 구현 위한 국제협력 나아간다
  • 염정민 기자
  • 승인 2020.04.28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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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자적인 핵융합 연구와 국제협력을 지속해야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국제핵융합실험로의 진공용기에 들어갈 첫 번째 섹터 완성


지난 4월 20일 ‘국가핵융합연구소’는 ‘ITER(국제핵융합실험로)’의 핵심부품인 진공용기에 들어갈 첫 번째 섹터(6번 섹터)가 완성되어 프랑스로 운송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각각 40°의 섹터(부분) 9개를 결합하여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진공용기’는 높이 13.8m, 외경 19.4m, 총 중량 5000t인 대형 구조물이다.

진공용기는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유지할 수 있도록 높은 수준의 진공을 구현하는 그릇 역할을 하며, 핵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성자를 차단하는 1차 방호벽 역할과 블랑켓 등 핵융합로 주요 부품들을 고정하는 플랫폼의 역할도 수행해야 하므로 제작하는 데 있어서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한다.

특히 완벽한 진공 상황의 구현과 정밀부품의 조립을 위해 총 1km에 달하는 길이의 특수 스테인리스강을 용접하는 과정에서 불과 수 mm 이하의 작업 오차만이 허용되는 등 기술진에게는 높은 수준의 성형, 용접 기술이 요구됐다.

게다가 한국에서 완성된 6번 섹터는 진공용기를 구성하는 섹터 중 가장 먼저 제작되는 섹터이니만큼 참고할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한국 기술진이 기술적 난제들을 독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컸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국가핵융합연구소의 ‘ITER 한국사업단’과 ‘현대중공업’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술적 난제들을 해결하여 첫 번째 섹터를 완성하는데 성공했으며, 그 결과 ITER은 본격적인 장치 조립 설치 단계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 진공용기를 구성하는 9개 섹터 중 4개 섹터(6번, 1번, 8번, 7번) 제작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이번 6번 섹터 제작에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머지 3개 섹터의 제작도 반드시 성공시킨다는 각오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제작한 6번 섹터는 최종 검사, 포장 등의 과정을 거쳐 5월 중 프랑스에 운송을 시작할 예정이며 7월 초에는 프랑스 카다라슈에서 조립 작업을 시작할 전망이다.


KSTAR(한국형 토카막) 세계 최초로 1억도 플라즈마 8초간 유지


국가핵융합연구소 ‘KSTAR 연구팀’은 2019년 8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수행된 KSTAR 플라즈마 실험에서 ‘1억도 수준(평균 0.97억도)의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을 8초 이상’ 유지하는 것에 성공했다고 지난 3월 16일 밝혔다.

원자핵을 융합시켜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하고자 하는 핵융합은 기본 원리상 초고온의 플라즈마 발생이 전제될 수밖에 없으므로, 태양 중심 온도인 1500만도의 7배 수준인 1억도를 장시간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가 핵융합의 성공을 가르는 핵심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같은 배경 하에 국가핵융합연구소가 1억도 수준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8초간 유지한 것은 핵융합의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편 핵융합발전의 상용화에 국가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중국 또한 2018년 1억도 수준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구현한 적이 있지만 이는 ‘전자(electron)’의 온도를 의미하므로, ‘원자핵(이온)’을 1억도 수준의 초고온 플라즈마로 구현하고 8초간 유지한 한국과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

중국의 핵융합 관련 기술 수준이 낮은 것은 아니지만 핵융합은 전자가 아닌 원자핵을 융합시키는 것이므로 원자핵을 1억도 수준으로 구현한 한국의 기술수준이 조금 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원자핵 기준으로 1억도 수준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구현하고 이를 8초 정도 유지한 것은 한국이 세계 최초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운전모드 개발과 플라즈마 중심부를 효율적으로 가열하는 장치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와 관련하여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한국이 플라즈마 형상과 밀도 제어를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플라즈마 운전모드인 ‘ITB’를 개발했으며 중성입자빔가열장치 등의 설치로 KSTAR 가열장치의 효율을 높이는 것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수행된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외에도 KSTAR은 고성능 운전 시나리오 개발, 플라즈마 붕괴완화 실험 등 향후 건설될 ITER과 핵융합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 80여 개 주제의 실험들을 수행하는데 활용됐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이번 초고온 플라즈마 유지 실험을 포함하여 KSTAR 실험결과로 얻은 데이터를 오는 10월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IAEA 핵융합에너지 콘퍼런스’에서 전 세계의 핵융합 연구자들과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STAR 실험결과의 데이터 공유는 최근 한국이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협력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처럼 인류의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기대되는 핵융합 연구에 있어서 활발한 국제적 연구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국가핵융합연구소는 가열장치의 추가확보와 제어기술의 개선을 통해 KSTAR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8월부터는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모드를 포함한 여러 운전모드의 성능과 지속시간 향상을 위한 여러 실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현재 핵융합 연구 수준이 아직 상용화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은 분명하지만 KSTAR을 통한 한국 독자적인 연구와 ITER을 통한 국제 연구 협력이 지속적으로 수행된다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인류는 지구상에 구현된 인공태양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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