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고 퇴원 인사하는 환자에게 되레 잘 이겨내 줘서 고맙고 보람 느껴”

생사기로 섰던 타 지역 60대 환자의 완치 과정 담아

에크모 치료 당시 주치의로서 간절한 마음도 표현

‘연거푸 고맙다고 퇴원 인사하는 환자분을 보며 되레 잘 극복하고 회복해주셔서 내가 더 보람 있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남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김성은 교수가 생사기로에 섰던 60대의 경북지역 코로나19 중증환자 A씨를 한 달여간 치료했던 과정을 전남대학교병원신문(4월13일자) 컬럼에 실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성은 교수, 진료일기’라는 제목의 컬럼은 A씨의 치료 과정 중 중요했던 순간들을 골라 날짜별로 쓴 일기형식이며, 지난 3월10일자 ‘코로나 일기’에 이은 코로나19와 관련된 두 번째 컬럼이다.

김성은 교수
김성은 교수

이번 컬럼에는 A씨 입원 때의 긴박함, 그리고 에크모 치료 때의 긴장과 이후 호전돼 장치를 제거하는 순간의 설레임까지 결정적 치료마다 자신의 감정을 비교적 솔직하게 표현함으로써 당시의 분위기를 충분히 짐작케 했다.

특히 치료 중 ‘최후의 선택지’라 하는 에크모 치료가 시작된 날, 김 교수가 최선을 다 하고서 예후가 좋아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 그리고 호전돼 에크모 장치를 제거할 때의 뿌듯해 하는 부분은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과도 같았다.

또 환자 입원 날이 김 교수의 생일이어서 퇴근길에 입원소식을 접하고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나와야 했다는 부분도 그날의 긴박함을 느끼게 했다.

이번 김 교수의 컬럼을 통해 음압격리병동에서 확진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의 노고를 다시 한번 실감케하는 계기가 됐다.

다음은 김성은 교수의 기고문을 요약해 정리한 내용이다.

# 퇴근길에 접한 중증환자 입원 소식

밤 9시 퇴근하던 중 전화연락이 와 인공호흡기를 고려해야 할 정도의 중증환자가 전원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애들이 준비해 놓은 생일케익 촛불을 끄고, 바로 옷가지와 세면도구를 집어들고 바로 병원으로 향한다.

줃증환자 처치 시술은 익숙하지만 두 겹의 장갑을 포함한 전신보호복 등을 착용한채 작은 음압병실에서 시술하는 것은 처음이다. (중략) 기관삽관, 인공호흡기 등 모든 것을 마치고 나오니 새벽 1시가 넘었다. 처음으로 우리병원 음압격리병실에서 중환자 처치를 성공했다는 뿌듯함이 생겼다.

# 에크모 치료를 시작하는 날

인공호흡기만으로는 환자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 환자가 고령이 아닌데다 의식도 있고 보호자들도 적극적이어서 에크모를 하기로 결정했다. (중략)

흉부외과 교수와 간호사들의 도움으로 시술을 마쳤다. 에크모로는 1~2주 이상 버티기 힘든 것이 일반적이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 했고 남은 일은 하늘에 달렸을 뿐이다.

# 에크모 제거하는 날

이제는 발열이 완전히 소실되고 흉부 엑스레이도 호전되는 추세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 확연해서 다시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 환자 퇴원하는 날

후유증이 남을까 염려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나아져 다행이다. 일반적인 거동이 가능할 것 같아 퇴원을 결정했다. 연거푸 고맙다고 인사하는 환자분을 보며 잘 버터주고 회복해주셔서 내가 더 보람 있었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고 인사하며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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