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기 지점장의 산업분석

 

[뉴스워커: 홍은기 편집위원] 요즘 세간의 관심을 받는 건설사가 있다.

바로 대우건설이다. CEO 선임이 왜그리 복잡 기묘한지 궁금하기만 하다. 게다가 경영실적을 보면 왜 교체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대우건설에 대해 우리의 관심사는 다르다. 2016년 시공능력평가에서 주요 공종별 공사실적 3관왕을 차지했고, 7년 연속 주택공급 실적 1위 자리를 사실상 예약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건축업종 중 아파트(3조808억원), 토목업종과 산업환경설비업종 중에선 각각 택지•용지조성(2336억원), 수력발전소(790억원)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특히 대우건설은 주택사업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까지 내놓으라 하는 경쟁사들을 제치고 6년 연속 주택공급 실적 수위를 지켰다. 올해도 34개 단지, 총 3만 1,481가구를 전국에 공급하며 1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주택시장에 브랜드 경쟁이 본격화된 2000년대 이후 한 브랜드가 7년 연속 가장 많은 주택을 공급한 것은 대우건설이 처음이다.

<국내부문 견조한 이익률, 해외부문은 불확실성 지속>

올 2분기 대형건설사 실적을 요약하면 ①시장 기대치 수준 이상으로 주택부문 수익성이 개선되었고 ②해외부문의 손실은 현재 진행형이며 ③주택 신규수주는 여전히 평년 이상인 반면 해외 신규수주는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우건설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대우건설의 경영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주택에서 벌고, 해외에서 쓰고”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국내에서 벌어서 해외손실을 메우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고 하겠다. 해외부문의 영향력이 조금 더 큰 회사다.

올 상반기 매출은 5조 5,46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조 7,102억원) 대비 17.8% 증가했다. 주택과 건축부문이 매출을 주도했고, 전년 동기(3조 2,768억원) 대비 7.3% 증가한 3조 5,169억원을 기록했다. 해외매출도 전년 동기(1조 4,334억원) 대비 41.6% 증가한 2조 294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563억원) 대비 7.6% 증가한 1,68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증가는 자체분양 사업 등 주택과 건축부문의 양호한 실적에 기인한다. 하지만 해외 일부 현장에서 손실이 발생한 것은 옥의 티였다. 2015년에도 상반기 중 855억 영업적자가 해외부문에서만 발생했었다.

신규수주는 4조 6,191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 9,254억원) 대비 22% 감소했다. 분양시장 호조로 국내 주택과 건축부문 수주는 4조 1,004억원으로 견고한 실적을 거둔 반면에 해외수주액은 저유가, 발주 지연 영향으로 5,187억원에 그쳤다.

이렇듯 대우건설의 국내 주택부문 이익창출력은 탁월한 수준이다. 하지만 해외부문은 지난 10개 분기 중 8회에 걸쳐 원가율이 100%를 초과할 정도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해외부문의 손실 규모가 대우건설의 실적을 좌지우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동사에 대해 해외부문 원가율이 100% 이하로 개선되지 않는 한 투자대상 적격성에 대한 판단이 호전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 대우건설이 수주해 건립한 나이지리아 보니섬 플랜트(대우건설=웹사이트)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비단 대우건설 만의 일이 아니다. 대부분 건설회사들의 현실이다.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국내 건설업계는 저유가로 인해 해외사업 건설환경이 달라진 뒤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해외부문은 저가 프로젝트가 아직도 영향을 주고 있고, 미청구공사금액은 여전히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청구공사금액이란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공사대금을 말한다. 건설업체의 공사 진행률을 발주처가 인정하지 않을 때 주로 발생하며 청구액만큼 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공사비를 회수하지 못하면 대형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대우건설 주가 흐름도

<주가는 정직하다>

대우건설은 국내 주택시장의 위상, 경영실적 호조, 브랜드 가치 등에 비하면 올 주가흐름은 만족스럽지 못한 게 사실이다. 52주 최고가 대비 주가수준, 저가대비 상승율, 올 한해 주가상승율 등 주가지표가 타건설사에 비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년 세계 15대 건설사 비전>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국내 부문과 해외부분이 고루 경쟁력을 갖춘 몇 안 되는 회사로 평가 받는다. 그룹의 부침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한 강인한 회사로도 평가받는다. 하지만 앞서 살펴 보았듯 투자대상으로서의 여건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저가 해외부문의 영향이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특히 해외부문의 원가율 회복이 관건이다.

따라서 최근 동사의 해외시장 개척 노력은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에 적절하다고 평가된다. 동사는 작년 ‘글로벌 인프라&에너지 디벨로퍼(Global Infra & Energy Developer)’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25년까지 세계 15대 건설사로 발전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한 이후 해외시장 다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아래 표에서 보는 것처럼 해외시장 다변화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외 수주 실적이 가지는 의미는 ①국내 기업의 진출이 아직 활발하지 않은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성과라는 점 ②플랜트 공사가 아닌 교량, 도로와 같은 인프라 공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고 하겠다.

 

대우건설이 밝힌 대로 올 한해 질적 개선에 주력하면서 토목과 건축, 플랜트 등 전 공종에 걸쳐 수익성 위주의 선별적인 수주전략을 펼치고, 아시아와 유럽 등 신시장 개척에도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홍은기 뉴스워커 편집위원은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마케팅을 전공했다.
하나대투증권 경영본부장과 하나금융지주 시너지팀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하나대투증권 일산지점 영업상무를 담당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금융전문가로 손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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