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 만안뉴타운 사업이 지난달 최대호 안양시장의 사업포기 발표로 사업추진 3년여 만에 백지화됐다. 이에 따라 쉽사리 풀리지 않는 안양시 내 재개발·재건축 사업지들이 바짝 긴장하며 피치를 올리고 있다.
특히, 시공자 선정을 앞두고 있는 진흥아파트와 호계주공아파트 재건축 등 탄력을 붙이고 있던 지역들을 중심으로 불똥을 염려하는 모습도 관측되고 있다.
이에 안양시 도시재정비사업의 현황과 향후 과제에 대해 면밀히 살펴봤다.

안양시는 당초 도시기능의 회복 및 보존정비차원에서 ‘선계획-후개발’을 모토로 ‘2020 안양시 도시기본계획’ 지표를 기준삼아 정비예정구역 선정 및 부문별 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된 면적만 222만㎡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봐도 주택재개발사업 17개 지구(123.03만㎡), 주택재건축사업 11개 지구(51.38만㎡), 주거환경개선사업 4개 지구(43.73만㎡), 도시환경정비사업 1개 지구(2.86만㎡) 등 총 33개 구역이다.
이처럼 많은 구역들이 한꺼번에 정비구역으로 예정됨에 따라 해당 주민들 역시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나뉘어 일촉즉발 상황을 연출하는 등 시한폭탄과 같았다.
실례로 지난달 사업이 전면 백지화 된 만안뉴타운의 경우 주민 간 찬반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다. 반대 주민들이 찬성 주민들을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발하고, 안양시가 공청회를 반대한 주민들을 공무집행방해로 경찰에 고발하는 등 법정싸움으로 번져 앙금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LH공사(당시 대한주택공사)의 무분별한 난입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룬 후 이제야 출발선상에 나선 구역들도 있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안양시 주택과 관계자는 “지금도 구도심 재생을 통해 안양의 도시기능을 회복하고 기반시설을 확충해 주거환경을 개선할 의지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만안뉴타운 사태를 겪으면서 관 주도가 아닌 주민들의 합의에 의한 사업이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단 사실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만안뉴타운 사업의 차질은 시작부터 예견돼 있었다. 주민들이 재개발에 따른 막대한 부담금과 재정착 어려움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 이는 경기도 내 뉴타운 사업들이 잇달아 차질을 빚으며 구도심 재개발 사업 자체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생생하게 증명한 표본이다.
안양시는 애초부터 만안구 안양2·3동, 석수2동, 박달1동 일대 177만6천여㎡를 동시에 개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고,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7개 사업구역 중 3개 구역을 우선사업대상인 촉진지구로, 나머지는 존치정비구역과 존치관리구역으로 각각 지정하는 등 순환재개발 방식으로 계획을 일부 수정했다.
그러나 오히려 더 큰 화만 불러들였다. 개발 시기만 달라졌을 뿐 큰 틀에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 번에 너무 큰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단계적으로 재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민심을 읽지 못했던 안양시는 “광역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통해 생태·문화·예술·주거가 어우러지는 만안의 창조도시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엇박자를 그었다.
결국 3년여 만에 사업이 백지화 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그러나 수수방관할 겨를이 없다. 만안뉴타운 지역들의 경우 20년 이상 된 노후건축물들과 열악한 기반시설로 대표적 슬럼화 지역이기 때문이다.
만안뉴타운을 제외한 안양시 내 여타 재개발·재건축 사업장들은 상황은 어떨까. 일단은 긍정적이다. 노후도 충족요건 부족으로 오는 2012년께 구역지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호계2동 온천주변지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구역들이 활기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진흥아파트 재건축과 호원초교주변지구 재개발 구역의 경우 각기 조합설립인가 동의서 징구와 인가를 받고 내달 중 시공자 선정할 것으로 보여 건설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또 임곡3지구와 능곡지구 등 6개 구역에서는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서 징구 작업이 한창이며, 융창아파트주변구역과 상봉지구는 정비구역지정을 기다리고 있다.
아울러 소곡지구와 덕천지구는 관리처분인가를 준비 중이며, 동삼아파트와 동양아파트 재건축 그리고 효진연립지구와 삼신6차아파트지구 재개발 지역들은 착공에 들어가는 등 사업추진에 탄력이 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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