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각사

[뉴스워커] 시중은행 가산금리 체계가 적정한지 살펴본 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대출금리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다. 또 한국은행은 지난 6월 이후 5개월째 기준금리를 1.25%로 유지하고 있지만 은행 대출금리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소비자들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던 내리던 시중은행이 잇속을 챙기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가산금리는 은행이 리스크를 감안해 붙이는 금리이기 때문에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리스크를 줄이려면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것이고, 마케팅을 강화하려면 낮은 금리로 간다는 의미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출금리, 가산금리의 산정은 시장 메커니즘에 맡겨두는 것이 최선"이라며 "가산금리 책정은 경제 상황이 안좋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여 미래에 대비하는 역할도 있다. 각 은행의 영업전략에 따라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정금리 상품은 '금융채 금리+가산금리', 변동금리 상품은 '코픽스(COFIX)+가산금리'로 통상 구성된다. 시장금리에 따라 결정되는 기준금리와 달리 가산금리는 은행들이 자체 산정한다. 업무원가, 위험프리미엄, 목표이익률, 가감조정금리 등의 세부 항목으로 구성된다. 

▲ 대출금리 결졍요인 (자료:전국은행연합회)

 

◆ 시중은행, 가산금리 산정체계에 대해 은행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

시중은행은 가산금리 산정체계에 대해 은행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반영되는 것이 바로 가산금리"라며 "대기업이 내년도 사업계획을 제대로 잡지 못할 정도로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는 가산금리가 당연히 오르게 된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율적으로 하라고 할 때는 언제고 또다시 가산금리 책정 시스템을 점검해보겠다고 나선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 자료:전국은행연합회

지난 4일 임종룡 위원장은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가산금리가 높냐, 낮냐 수준보다 합리적 시스템으로 산출된 금리인지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또 미국 금리 인상 등 시장 분위기에 편승, 금융기관들이 과도하게 금리를 인상한게 아닌지 따지고 있다.

1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물적담보대출 평균금리는 광주은행(연 4.04%)이 가장 높고, SC제일은행(연 2.83%)이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DGB대구은행의 경우 평균금리는 3.6%, 가산금리는 2.24%로 전북은행에 이어 지역은행 중 가장 낮았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4대 은행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가산금리는 1.21%였지만 10월 취급액 기준으로는 1.43%로 뛰었다. 

신한·KEB하나·KB국민은행 등 대부분 은행은 모두 가산금리를 올 4분기 올렸다. 하나은행의 9일 고정금리는 3.11~4.01%에서 3.56~4.67%로 하단은 0.45%포인트, 상단은 0.66%포인트 올랐다. 국민은행은 3.08~4.38%에서 3.39~4.69%로 0.31%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0.4%포인트 오른 3.57~4.68%, 우리은행은 0.39%포인트 오른 3.36~4.66%를 나타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주요 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상품의 가산금리를 4bp가량 올렸다. 변동금리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많은 10bp를 올린 상태다.

 

◆ 금융위, 점검 결과 불합리성 발견…대출금리 모범규준 손질 계획
   가산금리 상승이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의 원인

금융위도 시장금리 외에 가산금리 상승이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의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경제부총리 내정자)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월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금리상승이 경제 전반에 파급될 영향을 고려해 국내외 금리 추이와 외국인 자금 흐름 등 국내외 시장의 작은 변화도 선제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자료:전국은행연합회

은행마다 제각각 운용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의 산정기준이 정비된다.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점검한 결과 불합리한 부분이 발견된 데 따른 조치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과 은행연합회, 시중은행들은 '대출금리체계 모범규준'을 정비해 불합리한 금리 관행을 손질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이날 김영기 금감원 부원장보 주재로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과 은행연합회 담당자가 모여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대출금리체계 모범규준'이 정한 세부항목 기준이 모호해 은행마다 가산금리 운용에 차이가 크다고 보고, 산정기준을 더 명확히 규정할 방침이다. 은행들의 자의적 금리 인상을 막겠다는 취지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가파른 시장금리 상승세를 틈타 가산금리를 과도하게 높여 이자 수익을 올리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달부터 대출금리 산정체계가 적정한지 점검해왔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표금리(기준금리)와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정하는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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