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신화통신]

 [뉴스워커] 지난해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으로 수교 이후 최악의 한해를 보낸 한중 관계는 올해 더욱 나빠질 것이 우려된다.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거의 모든 분야에 걸친 중국의 한국에 대한 압박이 새해에는 더욱 심해지면 심해지지 약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탓이다. 더구나 연말에는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신년사를 통해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에 수호 의지를 분명히 천명함으로써 그럴 가능성은 보다 커지고 있다.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한 진전이 없을 경우는 중국인들이 쑤옌자오(蘇岩礁)로 부르는 이어도에 대한 분쟁화에 나서지 말라는 법도 없다. 중국은 그동안 한국과의 우호적 관계를 고려, 이 문제를 크게 공론화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의 팽행선이 유지되면 이 카드를 뽑아들 가능성이 없지 않다.

중국은 올해 한국에 대해서도 사드 철회 압박을 강화하고 일본과의 영유권 갈등도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민항국은 최대 여행 성수기인 춘절(설날) 연휴(1월22~2월2일)를 앞두고 제주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3개 항공사가 요청한 이번달 8개 노선의 전세기 운항에 대해 전면 불허 를 통지했다. 이에 대해 민항국은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중국내 여행사에 한국행 중국인 관광객 수를 줄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져 사드 보복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2017년 신년사에서 중국이 영토주권과 해양권익만큼은 결연히 수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자국 우선주의'에 치우칠 것을 염두에 둔 듯 "중국 인민은 우리 자신뿐 아니라 각국 인민들이 잘 사는 것도 희망한다"는 대국주의도 피력했다.

중국에 주권침해 압박을 할 국가는 미국 밖에 없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주권 언급은 미중 갈등의 핵심인 남중국해 문제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일 중국 신화통신과 신징바오(신경보) 등은 전날 시진핑 국가주석이 발표한 2017년도 신년사에서 8차례나 '개혁'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2014년 신년사에서는 4차례, 2015년 6차례, 2016년 5차례 '개혁'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하지만 올해 신년사처럼 개혁을 많이 쓴 적은 없었다.

시진핑은 신년사에서 "우리는 평화발전을 견지하면서도 영토 주권과 해양권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며 강력한 영유권 수호 의지를 밝혔다.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발언 등으로 촉발된 양안 문제에 대해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은 아울러 국민들을 향해 법치주의와 사법개혁 심화, 사회적 평등 및 정의 실현을 약속하는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적극적으로 법치주의를 추진하며 사법 개혁을 심화하고 온 힘을 다해 정의와 사법 공정성을 촉진, 사회의 공평함과 정의를 유지하고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국가 전반의 개혁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는 의지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이 2016년 동안 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의 시작을 순조롭게 이행했다며 경제적으로는 공급 개혁이 중요한 단계를 거쳤고 이는 국방과 군 개혁 역시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 자료:유안타증권

또 ▲공급 측면의 개혁 ▲전면적 의법치국(依法治國·법에 따른 국가통치) ▲사법시스템 개혁 ▲전면적인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 ▲반(反)부패 개혁드라이브 등도 올해의 성과로 열거했다. 과학기술발전 분야에서 시 주석은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톈옌'(天眼) 가동 ▲7번째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11호'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2호' ▲암흑물질 입자 탐측용 인공위성 '우쿵'(悟空·손오공) ▲세계 최초의 양자통신 상용화를 위한 실험위성 '묵자'(墨子)호 발사 등을 거론했다. 또한 중국 여자 배구팀이 12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소식 등도 지난해 중국이 이룩한 일들로 소개했다.

시진핑은 '새로운 것과 옛것을 함께 추진해야 정체되지 않는다'는 고전을 인용하면서 "하늘에서 파이(떡)는 떨어지지 않으니 노력하고 분투해야 꿈이 실현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샤오캉'의 길에서 어느 한 대오도 낙오돼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도 빈곤층 해소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손자병법 경구인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위아래가 같은 목표를 가지면 반드시 승리한다)를 인용한 뒤 "우리 당이 영원히 인민과 함께하고 모두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힘을 내어 일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우리 세대의 '장정'(대장정)의 길을 잘 걸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아베, 푸틴의 신년사는 색달랐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공식 석상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는 대신 트위터를 통해 짧지만 뼈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모두 행복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면서도 "나의 많은 적, 또 나와 맞서 싸워 무참하게 깨져 어찌해야 할 줄 모르는 이들을 포함"이라고 덧붙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일 "올해는 헌법 시행 50년을 맞는 해"라며 "미래를 주시하면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신년사를 통해 "강한 의지를 갖고 노력을 경주하면 미래는 반드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대선 개입에 대한 보복으로 자국 외교관의 추방을 겪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단결'을 강조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TV로 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그는 "2016년은 쉽지 않은 해였지만 어려움은 우리를 단결시켰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시리아 사태 등으로 인한 서방과의 대립과 그로 인한 경제 제재에 맞서 국민적 단결을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푸틴은 이어 "우리는 성공적으로 일하고 있으며 많은 일이 성사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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