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리콜, 미국시장 보호무역주의 팽배, 중국시장 사드 이슈 등 최근 5년간 주가 하향세

[뉴스워커_조범준 기자] 현대자동차의 5월 글로벌 공장 판매량은 해외 공장들의 판매량 감소가 지속되는 모습을 보이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대차는 전 세계적으로 36만8000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14.2% 감소했다. 게다가 중국 공장의 가동률 하락으로 해외공장 판매량은 21만1000대로 전년대비 –24.9%나 감소해 타격이 심했다. 국내 공장은 그랜저 신차판매 5개월 연속 1만대이상 판매고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SUV 등의 판매 부진으로 0.4%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기아자동차도 사정은 비슷했다. 기아차의 5월 글로벌 공장 판매량 역시 해외 공장들의 판매량 감소로 부진했다. 해외공장 판매는 중국 공장의 판매량 감소로 9만6000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17.8%를 기록했다. 내수판매는 주력 차종들이 노후화로 판매 감소가 지속됨에 따라 판매대수 4만4000대로 8.6%가 감소했다.

현대차는 2015년 7월 중국시장에서 M/S급락을 시작으로 한국, 중국, 미국시장에서 지속적인 판매부진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거기에 엔진 리콜 등 품질 이슈, 미국시장의 보호무역주의, 중국시장의 사드 이슈 등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 또한 5년간 하향 추세였다. 이에 따라 13만원~16만원의 박스권을 2년간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17년인 올해 악재가 집중되면서 13만원에서 아래로 박스권을 탈피 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라는 게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 내수시장인 한국시장을 현대차는 전형적인 Cash Cow로 여겨왔다. 하지만 한국시장에서의 점유율은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수출시장과 내수시장에서 상품성 차별 논란과 수입차 및 로컬 3사의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와 공격적인 마케팅에 밀린 결과다. 그간 높은 성장성으로 세계시장을 누볐던 현대자동차 저력의 근간은 바로 높은 상품성 이었음을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고질적인 귀족 노조의 문제와 각종 리콜, 국내 소비자 차별 논란과 신뢰 저하는 현대자동차가 풀어야 할 숙제다.<그래픽_진우현 기자>

내수시장인 한국시장을 현대차는 전형적인 Cash Cow로 여겨왔다. 하지만 한국시장에서의 점유율은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수출시장과 내수시장에서 상품성 차별 논란과 수입차 및 로컬 3사의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와 공격적인 마케팅에 밀린 결과다. 현대차의 내수시장 판매는 글로벌 판매의 15% 수준이나, 연결기준 영업이익 비중은 3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자동차의 Cash Cow인 국내 시장이 말라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인 2016년, 창사 이래 국내 자동차 판매시장에서 가장 낮은 점유율인 26%을 기록하며, 관련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뱉고 있다. 또 증권가에서는 2016년 현대차의 내수시장 영업이익은 최고치를 달했던 2012년 대비 약 6200억 원의 감소를 추정했다.

▲ 지난 5년간의 현대차(별도)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출처_전자공시시스템>

기아차의 경우 현대차와의 상품 전략 차별화 실패와 그룹의 역량을 현대차에 집중함으로써 상품경쟁력 약화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2년간 실적 버팀목이었던 내수시장에서 2017년 들어 판매량이 감소추세로 돌아서면서, 미국, 중국, 한국 주요시장에서 모두 판매 감소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중이다.

이를 놓고 현대자동차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기타 신흥시장의 판매 회복세는 유효하지만, 주요시장의 판매부진 심화로 실적 회복은 지연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아차는 단기적으로는 생산 감축을 통한 재고감소, 중장기적으로는 현대차와의 차별화 전략이 절실한 상황으로 보인다.

◆ 현대자동차, 지난 5년간의 실적 부진 떨칠 ‘체질개선’ 필요

이러한 실적부진으로 인해 현대자동차는 그룹 전반의 사업구조 재편이 필수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감몰아주기 등 외부 환경보다 지난 5년간의 사업 부진을 뛰어넘을 수 있는 체질개선이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는 첫째, 글로벌 최대시장인 중국에서의 판매 급감은 제품 경쟁력 약화에 기인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것은 현대차를 따라 중국에 진출한 협력업체에게도 몹시 중요한 일로 보인다. 판매 회복이 지연되면서 중국JV의 파트너사는 그룹 및 한국 Value Chain을 통한 부품조달 체계에 대한 변화를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지난해인 2016년 현대차의 지역별 영업이익 기여도(출처_전자공시시스템)

로컬 업체의 가격경쟁력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로컬 부품사 소싱 확대가 불가피하다. 2000년 초 현대/기아차 중국시장 진출 이후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 부품사와 동반 진출한 한국 부품사에게 중국시장은 Cash Cow 마켓이었다.

◆ 기아자동차, 올해부터 차입금 증가 예상…현대차 그룹 3사 중 재무여력 가장 약해

둘째, 재무 여력이 약한 부품사와 기아차의 약한 재무 여력이 문제로 제시되고 있다. 당장 2017년부터 기아차는 차입금 증가가 예상된다. 기아차는 현대차 그룹 3사 중 재무 여력이 가장 약하다.

또한 현대자동차의 라인업 전략이 기아차가 강점인 SUV로의 공격적인 확대 전략을 예고하면서 기아차와의 매출간섭은 불가피해 보인다. 여기에 통상임금 판결로 인건비 증가, 글로벌 비지니스 센터(GBC)건축 자금 8700억원, 인도 공장 건설 1조2000억 원 등을 감안할 때, 2018년까지 차입금 증가속도는 매우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현대차는 2017년부터 실적의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나, 기아차는 신차 출시 싸이클이 2019년부터 시작되므로 라인노후화에 따른 실적 감소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점이다.

◆ 내연기관 의존도와 수직계열화의 문제

셋째, 높은 내연기관 의존과 현대차와 기아차에 의존도가 높은 수직계열화의 문제다. 2018년 이후 장거리 전기차의 보편화와 2020년 이후 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한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차 시장은 기존 내연기관위주의 자동차사업 트렌드를 몹시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쏘렌토 등의 신차 라인업이 늦어짐에 따른 실적 하락과 동시에 기아차의 재무여력축소는 그룹사 구조변화에 따른 비용과 발맞춰 그룹 전체의 투자 위축가능성이 우려된다. 이 경우 트렌드를 이끄는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현대기아차는 중국차 메이커의 좋은 먹이감 수준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안고 있다.

▲ 현대자동차 소나타는 지난 1985년 1세대 모델을 선보인 이후 누적 판매대수가 총 334만여대에 달하는 현대차의 대표적 볼륨 모델이다. 출시 이후 30여년 넘게 국내 중형세단 시장에서 연간 판매 1위를 놓친 적이 없으며 글로벌 판매량도 800만대를 돌파한 상징적 모델이다. 하지만 전작 LF소나타는 국내에서는 르노삼성의 SM6와 한국GM의 말리부에, 해외에서는 도요다의 캠리와 혼다 어코드에 밀리면서 매출이 위축됐다. 국내에서는 경쟁 모델의 높은 경쟁력으로, 해외에서는 비슷한 스펙에 부족한 브랜드 인지도로 상품경쟁력이 떨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과거 YF소나타의 연비, 가격, 디자인을 앞세워 경쟁 모델 대비 앞서던 근본적인 상품경쟁력을 잃어버렸던 것이다.

◆ 현대자동차, 부진을 씻고자 하는 안간힘…제품은 ‘고급화’ 가격은 ‘정상화’

현대자동차도 그간의 부진을 씻고자 상품전략의 변화를 결정하고 새로운 전략을 적용하고 있다. 우선 2016년 말부터 출시된 그랜저 IG와 올 3월에 출시된 소나타 페이스리프트에는 디자인 및 가격경쟁력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외관은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좀 더 역동적인 모습으로 바뀌었으며, 공기청정기, LED램프 등 사양이 향상됐지만 가격은 기존 모델과 동일한 수준으로 출시됐다.

이에 따라 그랜저는 출시 후 월 1만대 이상의 판매를 지속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2017년에 내수시장에서 10만대 판매 달성이 예상하기도 한다. 6월에 출시되는 SUV인 코나와 8월에 출시되는 컴팩트 럭셔리 세단인 G70도 디자인 및 가격경쟁력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 현대자동차 소나타는 지난 1985년 1세대 모델을 선보인 이후 누적 판매대수가 총 334만여대에 달하는 현대차의 대표적 볼륨 모델이다. 출시 이후 30여년 넘게 국내 중형세단 시장에서 연간 판매 1위를 놓친 적이 없으며 글로벌 판매량도 800만대를 돌파한 상징적 모델이다. 하지만 전작 LF소나타는 국내에서는 르노삼성의 SM6와 한국GM의 말리부에, 해외에서는 도요다의 캠리와 혼다 어코드에 밀리면서 매출이 위축됐다. 국내에서는 경쟁 모델의 높은 경쟁력으로, 해외에서는 비슷한 스펙에 부족한 브랜드 인지도로 상품경쟁력이 떨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과거 YF소나타의 연비, 가격, 디자인을 앞세워 경쟁 모델 대비 앞서던 근본적인 상품경쟁력을 잃어버렸던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이 같은 디자인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SUV 및 제네시스 브랜드 하에 고급차 라인업 확대계획을 가지고 있다.

SUV 라인업은 2016년 3개 차종에서 현대차 브랜드는 5개, 제네시스 브랜드는 2개 모델을 출시해 2020년에 총 7개의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현대자동차는 오는 2020년까지 SUV 세그먼트에서 M/S 6.8% 달성이 예상되며, 이로 인한 판매 증가 효과는 50만대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 스팅어에 대한 기대 큰 ‘기아자동차’

한편 기아차도 신차 스팅어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미 5월 내수 판매에 스포츠세단 스팅어가 370대 반영됐고, 출고 대기 물량을 감안 시 6월 2000대 이상으로 판매가 늘어나 내수 부진을 일부 만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생산 차종 확대로 부진했던 기아차 멕시코 공장의 가동률이 점차 정상화될 전망이다. 기존 K3 단일 차종 생산에서 올 1월부터 K2, 하반기에는 현대차 엑센트 생산도 추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는 멕시코 동반진출 이후 낮은 가동률로 어려움을 겪었던 부품사들에게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의 모든 가치는 좋은 차를 잘 만들어 좋은 가격에 판매하는 ‘상품성’에서부터 시작된다. 그간 높은 성장성으로 세계시장을 누볐던 현대자동차 저력의 근간은 바로 높은 상품성 이었음을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고질적인 귀족 노조의 문제와 각종 리콜, 국내 소비자 차별 논란과 신뢰 저하는 현대자동차가 풀어야 할 숙제인 것은 맞다. 하지만 전 세계의 모든 위대한 기업이 위기의 순간 본질에 집중해 더욱 단단해 지듯 현대자동차도 앞으로의 위대한 여정에 지금의 어려움이 큰 발판이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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