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신지영 기자] 그 옛날 추석하면 밝은 보름달도 생각나지만, ‘민족대이동’이라고 하는 서울에서 고향으로 향하는 길게 늘어선 차량행렬도 생각난다. 하지만 여기에 하나 더 보탠다면 최근에는 붐비는 인천공항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연휴가 길고 또 잦아지면서 해외로 향하는 여행객들의 행렬 또한 많아지고 있으며, 여기에는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 항공편 예매…여행사 일방적 취소 사례 늘어
10월2일이 임시 공휴일로 확정되면서 추석 연휴가 최대 열흘까지 쉬는 이른바 ‘황금연휴’가 되면서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이미 판매했던 저렴한 여행 상품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일정을 바꾸거나 고가에 다시 판매하는 여행사들이 늘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뒤늦게 취소 통보를 받은 소비자는 대체 항공권 및 여행상품을 구할 수 없어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거나 여행을 포기하는 등 피해를 입게 되는 셈이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도 추석 연휴 여행 관련 여행사의 일방적인 취소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제보가 최근에만 20건 가량 접수됐다.

▲ 모처럼 찾아온 열흘간의 긴 추석연휴, 이 기회를 활용해 해외 여행을 하려는 여행수요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하지만 머나먼 타국 땅에서 여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숙지하여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난처함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그래픽_진우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확정되지 않은 상품이라거나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고 고지했다면 소비자가 이를 인지하고 동의한 것이기 때문에 처벌이 불가능하다”며 “다만 소비자가 확정된 상품이라고 오인할 여지가 있다면 허위 광고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렴한 가격으로 유인하고 비싼 가격을 나중에 고지하는 꼼수를 의심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은 어렵다”며 “결제 시 여행 상품을 꼼꼼하게 살피는 것이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 환전…모바일 이용 환율 수수료 낮아
은행은 환전할 때 매매 기준율에다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받는다. ‘환율 우대 90%를 해주겠다’는 것은 환전 수수료의 90%를 깎아주고 은행은 10%만 마진을 남기겠다는 뜻이다. 영업점에 가는 것보다 모바일 뱅킹 앱을 이용하는 경우 환율 우대를 높게 받을 수 있다. KB국민은행의 리브, 신한은행의 써니뱅크, KEB하나은행의 원큐뱅크(1Qbank), 우리은행의 위비뱅크나 위비톡 같은 앱의 사이버 환전 메뉴를 이용하면 된다. 주요 통화 우대은 거의 비슷하지만 기타 통화는 은행별로 조금씩 다르니 조금이라도 더 환전 수수료를 아끼고 싶다면 은행 앱을 여러 개 설치해서 비교해보면 된다. 은행 앱에서는 24시간 환전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다만, 시중은행들은 모바일 앱 이용 시 하루에 환전 가능한 액수를 100만원 혹은 1000달러로 제한해두고 있어 큰 액수를 환전하려면 두어 차례 나눠 해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1회 100만원 한도는 있지만 하루에 여러 번 환전이 가능하므로, 100만원 이상을 환전하려면 하나은행 앱이 유리하다.

또한 모바일 앱을 이용해 환전할 때는 수령 신청을 할 영업점의 영업시간과 환전 대상 통화 액수를 꼭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의 영업점에서 주요 통화는 넉넉하게 갖추고 있으나 기타 통화는 보유량이 적은 경우가 있어서 막상 영업점까지 갔다가도 돈을 수령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은행 환전 부서의 직원들에게 물었더니, 팁 문화가 있는 미국, 유럽이나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를 갈 경우에는 해당 통화 외에도 미 달러로 1달러 지폐를 10~20장가량 가져가면 좋다고 조언했다. 한 은행원은 “1유로는 1300원인 데다가 동전이라 음식점이나 호텔에서 팁으로 주기에 적절하지 않고, 1달러를 놓고 오는 것이 편하다”고 덧붙였다.

◆ 카드 이용 …카드 도난 방지 위해 ‘카드사’ 해외결제 무료 SMS서비스 이용도
환전을 해가도 현지에서 카드 쓸 일도 많다. 카드는 어떻게 하면 실속 있게 사용할 수 있을까. 외국 상점에서 카드 결제 시 원화나 현지 통화로 결제하는 옵션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금융감독원이 밝힌 ‘해외여행 금융 꿀팁’을 보면 무조건 현지 통화로 결제하는 것이 좋다. 현지 통화를 선택해야만 물품 대금에 추가로 붙는 원화 결제수수료(약 3~8%)를 아낄 수 있다. 만약 결제 후에 신용카드 영수증에 현지 통화 금액 외에 원화(KRW) 금액이 표시돼 있다면 원화로 결제가 된 것이므로, 바로 취소하고 현지 통화로 다시 결제해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또한 해외여행 중 카드를 분실하거나 도난당하고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 ‘해외 이용내역 무료 SMS 발송 서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카드사 홈페이지나 앱 등에서 신청할 수 있다. 해외 로밍을 하지 않고 현지에서 유심칩을 사서 핸드폰으로 인터넷만 할 경우에는 문자를 받지 못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카드사 앱을 수시로 보면서 확인하면 좋다. 1회 결제 한도 금액을 가급적 낮게 설정하면 부정사용 발생 시에 많은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 해외여행 다녀와서는 건강체크 필수
최근 중동에서 메르스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올해 8월 말 기준 201명이 감염, 56명이 사망, 올해 국내 의심환자 127명 중 서울지역이 39명(31%, 모두 음성)으로 언제라도 서울시에 메르스 등 신종감염병이 유입될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하지(Hajj)기간 중 사우디아라비아 성지순례 참여자가 입국하고 있어 각별히 대응에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추석연휴 중동지역 여행시 낙타접촉 자제, 손씻기 등 감염예방을 위한 수칙을 지키고, 귀국 후 2주 이내에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이 있다면 바로 병원을 찾지 말고 먼저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 또는 거주지 관할 보건소로 전화해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의료기관 내 전파를 막기 위한 것으로, 올 8월 말 기준 메르스 의심환자 중 42.5%가 1339나 보건소 상담 없이 바로 병원에 방문했고, 특히 외국인은 75%에 달해 주의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질병관리본부는 이슬람 성지순례 기간 동안 메르스 예방을 위해 출국자를 대상으로 '메르스 바로 알기' 다국어 안내문을 제공했으며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검역법에 따라 중동기업을 방문 후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은 공항에서 검역관에게 건강상태질문서를 제출해야 하며, 제출하지 않을 시 700만원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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