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나라 릴리안 생리대로 촉발된 '생리대 사태'가 불거진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생리대를 마음놓고 써도 되는지 소비자들의 불안이 여전하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중 유통되는 생리대가 인체에 위해하지 않다고 1차 조사 결과를 밝혔지만 "정말 사용해도 되냐"며 소비자들은 주저하는 분위기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식약처의 검사 방법과 결과 해석이 잘못됐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달 28일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생리대에서 검출된 VOCs가 건강에 위해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국내 유통 및 해외직구 생리대·팬티라이너 666 품목에서 나오는 VOCs 10종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다.

VOCs가 생리대에서 얼마나 나오는지에 대한 검사 방법은 '함량시험법'을 썼다. 생리대를 초저온(-196도)에서 얼린 뒤 분쇄해 고온(120도)으로 가열해 방출되는 VOCs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방출된 VOCs가 얼마나 인체에 좋지 않은지에 대한 검사는 인체에 흡수되는 양(생리대를 매달 52.5개씩 평생 사용하는 기준)과 독성참고치를 비교해 안전성을 평가했다.

식약처 조사 결과 국내제조와 해외수입, 해외직구 생리대 제품 모두에서 VOCs가 검출됐다. 하지만 식약처는 "VOCs 검출량은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식약처 발표와는 달리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시험을 진행했던 김만구 강원대 교수는 VOCs의 검출시험 방법부터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또한 고금숙 여성환경연대 팀장은 "생리대가 먹는 것이 아닌데 모두 경구 독성을 비교했다"며 "또 10가지 VOCs 중 일부는 발암물질인데, 비발암성 유해도 평가를 했다"고 말하는 등 논란의 여지가 있다.

소비자들은 식약처 발표가 나온 뒤에도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주부 김모씨(34)는 "식약처가 생리대를 써도 문제 없다는 식으로 발표했지만 워낙 많은 소비자들이 문제를 제기했던터라 아직도 불안하다"며 "해외직구 생리대에서도 위해물질이 나왔다고 해서 뭘 써야 할 지 몰라 면생리대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씨(32)는 "화학물질이 워낙 많은데 VOCs만 괜찮다고 해서 믿을 수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도 "생리대를 안 쓸 수는 없으니 그냥 시중 제품을 사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안 생리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논란이 불거진 이후 오프라인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면이나 친환경 생리대 판매량은 300% 이상 급증했고, 온라인에서는 최대 700%에 가까이 판매가 증가한 곳도 있다.

생리컵 판매 역시 생리대 논란 후 매출이 전주대비 300% 가까이 급증했다.

장영민 한나패드 대표는 "주문 물량은 열배 이상 늘어난 상태며,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물건을 달라고 계속 요청이 들어오고있다"고 전했다.

생리대 유해성 논란이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불안과 혼란도 계속되어 시급히 안전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다양한 선택권이 주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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