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PO 시장 투자심리 얼어붙어
흥행실패에 상장철회 기업 줄이어
한투 3곳·NH 2곳·KB 2곳등 총 7곳

기업공개(IPO)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1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총 3개사가 기관 수요예측 이후 상장을 철회했다. 지난 1월 현대엔지니어링에 이어 2월 대명에너지, 이달 보로노이 등 3개사가 수요예측 흥행 실패에 따라 공모를 철회한 것이다. 이 가운데 대명에너지와 보로노이 상장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이들 모두 기관 수요예측에서 기대치를 하회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사실상 흥행참패가 상장 철회의 원인으로 꼽힌다.

잇따른 IPO 흥행참패 원인은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그 배경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불안정한 국제정세, 국내 증시 하락세 등이 거론된다. 국내외적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말이다. 이같은 투자심리 위축은 상장 이후에도 영향을 미쳤다.

흥행참패에 따른 상장 철회는 해당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들의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청약 수수료를 비롯해 신규계좌 개설에 따른 고객수 확보 등 직간접적 수익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벌써 2건의 IPO가 무산됐다. 당초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노을, 대명에너지, 유일로보틱스, 보로노이 등 4곳의 공모주 청약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 가운데 2곳이 상장을 철회했다. 계획대로라면 이달 안에 상장할 곳이 4곳인 점을 감안하면 목표치를 절반 밖에 채우지 못한 셈이다.  

아울러 지난 1~2월에 진행된 공모주 수요예측 성적표도 좋지 못하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2월 인카금융서비스, 브이씨, 노을 등 3곳에 대해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을 진행했다.

노을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희망 밴드(1만3000~1만7000원) 최하단을 하회하는 1만원으로 확정됐다. 

인카금융서비스 역시 공모가가 1만8000원으로 확정됐는데, 이는 희망밴드(2만3000~2만7000원) 최하단보다 낮은 것이다. 브이씨는 희망밴드 하단인 1만5000원으로 공모가가 확정되면서 그나마 선방했다.

반면 유일로보틱스는 희망 공모가 최상단을 상회하는 1만원으로 공모가가 확정되면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한국투자증권 주관으로 2~3월 수요예측이 진행된 6개사 가운데 유일로보틱스만 흥행에 성공하고 1곳은 희망 공모가 하단, 2곳은 희망 공모가 최하단 하회, 나머지 2곳은 상장 철회로 흥행 참패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투자증권만의 일은 아니다.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청구 후 철회한 건수까지 상장 철회로 포함할 경우 올해 상장 철회 기업은 총 7곳으로 늘어난다. 

17일 기준 올해 상장을 철회한 7개사의 IPO 대표주관사는 KB증권(현대엔지니어링·미코세라믹스), 한국투자증권(대명에너지·파인메딕스·보로노이), NH투자증권(퓨쳐메디신·한국의약연구소) 등 3곳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IPO 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소규모 IPO의 경우 기대치를 하회하는 반면, 좋은 평가를 받은 기업의 경우 청약 경쟁률이 치솟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통상 상반기 보다는 하반기에 이른바 대어급이라 불리는 IPO 일정이 몰려있어 올해도 하반기에 기대를 걸만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현재로선 국내 증시 시장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공모주 청약 등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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