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완 RE멤버스대표/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특임교수

올 상반기 주택시장은 죽은 시장으로 빙하기 그 자체였습니다. 올 상반기 주택시장은 매매가격 0.6% 상승, 전세가격은 1.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매매, 전세모두 강보합세를 실현하였지만, 지난 작년보다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습니다.

시장별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수도권의 매매가격은 1.1% 하락한 반면에 지방은 2,4% 상승하여 양극화가 지속된 가운데 지방대도시의 상승폭이 작년도 두 자리 숫자에서 급격히 둔화된 점이 특징입니다.

둘째, 전국의 전세시장은 작년도 7.1%에서 올해 1.8%로 큰 폭 둔화되면서 특히 수도권은 0.6% 상승으로 전세시장의 안정세가 확산되는 모습입니다.

한편,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지난 7월말 기준 부동산소비심리지수를 보면 100.5로서 전월대비 소폭 상승한 가운데 수도권 매매심리지수는 소폭 하락한 반면 전세소비심리는 소폭 상승함으로서 하반기 수도권의 주택매매시장은 약보합, 전세시장은 강보합세가 전망됩니다.

□ 올 하반기는 회복조짐이 나타나는 “상저하중”이 예상됩니다.

올 하반기 주택시장을 좌지우지할 키팩터(KEY- FACTOR)를 살펴보면 실물경기 회복여부, 고강도 규제철폐여부, 가계부채의 조정여부, 실수요자의 투자심리회복여부 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내 실물경기의 회복여부는 유로존의 해결책여부에 달린 만큼,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지만 글로벌 공조로 어느 정도 해법을 찾아가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주택시장이 최근 들어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뉴스는 매우 고무적입니다.

DTI일부완화, 다주택자양도세중과폐지, 분양가상한제폐지여부는 그야말로 절대적 변수로서 그 파급력은 실로 막대합니다. 하우스푸어와 가계부채조정 문제는 정부에서 만기연장 등 적극적인 해법을 찾고 있어서 귀추가 주목됩니다. 만일 가계부채 연착륙, 하우스푸어의 채무조정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경우 실 수요층의 부동산투자심리는 다소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안전자산선호경향과 저금리효과도 주택시장에는 우호적입니다. 갈 곳 잃은 시중 부동자금들이 부동산에 재유입가능성도 열려있습니다. 여기다가 취득세 감면까지 더해진다면 부동산시장의 회복은 날개를 다는 셈입니다.

따라서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침체요인도 많지만 대내외적인 펀더멘탈(기초체력) 요인의 점진적인 개선으로 긍정적인 지표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어서, 상저하고는 아니더라도 “상저하중” 정도, 즉 보합세로의 회복은 기대됩니다.

예컨대 8월 들어 경부 축의 판교, 용인, 수원, 오산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급매물 소진 후 중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반등하는 모습이 나타나 주목되고 있습니다. 전세가비율이 40%대로 매우 낮은 수준인 강남, 분당, 과천지역의 집값하락세는 올 하반기에도 이어지겠지만 실수요자들이 주도하는 시장은 바닥권 다지기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완화정책이 또다시 구두선(口頭禪)에 그치고 실기의 우(愚)를 되풀이 할 경우 부동산경기는 장기침체를 넘어 복합불황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런 만큼, 정부는 시장 살리기에 더욱 가속도를 내야하고 여야 모두 당리당략을 떠나 규제개혁의 입법통과에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합니다. 실수요자는 10년 앞을 내다보는 중장기적 경기 사이클 관점에서 내 집 마련전략을 다시 짜는 창조적 지혜가 요구됩니다.

□ 미국부동산 시장은 장기침체의 탈출신호가 뚜렷합니다.

지난 8월 9일 매일경제 기사 등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후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던 미국주택시장이 6년 만에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반등신호는 다음의 3가지 지표에서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첫째는 미국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대출수요를 조사한 결과, 프라임 모기지론(우량담보대출) 수요가 14년 내 최고치로 급증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둘째, 페니메이와 프레디맥의 경영실적이 올 2분기 말에 2008년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을 거두었으며, 부동산 정보업체 코어로직에 따르면 2분기 미국 주택가격이 전년동기대비 2.5%, 1분기에 비해서는 6% 상승, 2005년 이후 가장 큰 폭 상승하였습니다.

셋째, 2009년 4분기 7%에 달하던 주택담보연체률이 지난 2분기에는 5.5%로 하락, 제때 원리금을 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매물이 줄고 있는 반면에 주택수요기반은 넓어지면서 일부지역은 바이어스마켓에서 공급자우위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완만한 집값상승, 연체률하락, 모기지론 수요증가 등 여러 가지 지표로 보건대, 미국주택시장은 회복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 일본 주택시장은 4년 만에 최대거래량을 기록하였습니다.

중앙일보 기사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일본 대도시의 맨션(우리의 아파트)을 중심으로 주택거래가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올해 상반기까지의 부동산 매매거래액이 1조1375엔으로 전년 동기대비 10% 증가함으로서, 지난 2009년도의 매매거래액의 2배에 달하며 부동산 투자신탁에 의한 매물 취득 액은 43%를 차지하였다고 합니다. 일본부동산 전문가들은 사실상 제로금리인, 소위 저금리 효과로 인해 시중 부동자금이 증가하면서 부동산 투자신탁들이 싼 값에 출시된 빌딩, 맨션 등 부동산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참고로, 일본 부동산 신탁의 기대(배당)수익률은 연 5%정도로서 장기 국공채금리(0.7%)의 7배를 넘고 있으며, 올해 들어 투자 금이 부동산 신탁회사로 몰리고 있습니다.

미국도 저금리로 인해 주택시장이 살아나고 있으며 한국도 한 차례 금리인하이후 하반기 중 한 두 차례 금리인하가 예상돼, 저금리효과로 인한 부동산 시장의 회복도 기대된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이사, 고고자산관리 대표이사 겸 건국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부동산학과 졸업했고 한양대 도시대학원 도시공학박사이며, 고려대 성균관대 건국대 등의 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고종완대표는 철저한 현장 중심의 살아있는 강연으로 유명하며 폭넓은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전문 컨설턴트다. 현재는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특임교수로 활동하면서 후대양성에 힘쓰고 있는 부동산멘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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