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식·조현범 형제 지분자산가치 훼손 최소화, 혹시 모를 유동성 대비 차원으로 풀이

▲ 그래픽_뉴스워커 진우현 그래픽 담당 / 자료출처_금융감독원

[뉴스워커_이호정 기자] 한국타이어그룹의 시스템보안(SI) 계열사인 엠프론티어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현금성자산)이 1년 새 2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악화에 따른 기업가치 훼손을 막기 위해 외상매출(매출채권)을 대거 회수했던 게 유의미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 덕분에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 부회장과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보유하고 엠프론티어 지분자산가치도 소폭 줄어드는데 그쳤다.

엠프론티어의 지난해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66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보유하고 있던 27억 원과 비교하면 2.4배 증가한 금액이다. 또 지난해 현금성자산 규모는 조현식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 등 한국타이어그룹 오너 3세들이 엠프론티어 지분을 매입한 2007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었다.

엠프론티어의 현금성자산이 눈길을 끄는 건 2013년을 기점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2012년까지만 해도 10억 원 안팎에 불과했으나, 2013년 52억 원으로 크게 증가한 후 2014년 22억 원, 2015년 83억 원, 2016년 27억 원, 2017년 66억 원으로 많게는 18배나 차이를 보였다.

현금성자산의 이 같은 증가는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법을 제정하고 감시에 나섰던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엠프론티어가 한국타이어그룹 계열사 물량을 바탕으로 2007년 이후 고속성장을 해왔던 회사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외부환경(공정거래위원회)으로 인해 내부거래를 줄일 수밖에 없다 보니 혹시 모를 유동성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2년 단위로 외상매출 증감을 통해 인위적으로 조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엠프론티어의 내부거래액은 2015년 476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6년 1052억 원으로 줄어든데 이어 지난해에도 344억 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외상매출은 같은 기간 264억 원 → 508억 원 → 222억 원으로 유동적인 흐름을 보였다. 외상매출이 늘어난 2016년 엠프론티어의 현금성자산은 27억 원으로 전년 대비 67.4% 줄어든 반면, 줄어든 2017년에는 66억 원으로 143.6%나 급증했다.

그럼 엠프론티어가 매출채권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업계는 향후 이 회사가 조현식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의 승계자금으로 활용돼야 하는 만큼 기업가치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또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조 부회장과 조 사장의 지분자산가치는 거의 동일한 수준을 유지되고 있어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엠프론티어의 지난해 매출은 개별기준 6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9% 줄었고, 영업이익(6억 원)과 순이익(-9억 원)은 각각 86.6%, 적자전환 됐다. 반대로 이 회사 지분을 24%씩 보유하고 있는 조현식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의 지분자산가치(자본총계*지분율)는 같은 기간 111억 원에서 109억 원으로 1.5% 줄어드는데 그쳤다.

업계관계자는 “조현식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이 계열분리에 나서기 위해선 부친인 조양래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타이어월드 지분이 필요한 만큼 ‘실탄’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엠프론티어 역시 이들 오너 3세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계열사마냥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눈치에도 내부거래를 소폭 줄이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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