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전 유성구의 홍범도 장군로 역시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 싸움으로 번졌다.  

이장우 대전 시장의 홍범도 장군로 폐지 발언 이후 대전시청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시민 의견. 이 시장의 의견에 찬동하는 목소리도 있다. <사진=대전시청>
이장우 대전 시장의 홍범도 장군로 폐지 발언 이후 대전시청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시민 의견. 이 시장의 의견에 찬동하는 목소리도 있다. <사진=대전시청>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 7일 시정 브리핑에서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관련, "공과 사를 명확히 재조명하고, 과가 많다면 홍범도 장군로도 폐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 발언은 즉각 논란이 됐다.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은 "홍범도 장군로 폐지 결정은 해당 도로가 자리한 구청장 허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홍범도로 지정 취소는 절대 없다"고 반발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홍범도 장군묘역을 참배한 뒤 "정부도 홍범도 장군의 독립투쟁과 독립운동 업적을 부정하지 않는데 대전시장이 장군 이름을 딴 거리를 지우겠다는 발언은 정신 나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범도 장군은 일제시대 독립운동에 투신한 애국지사로 평가받아왔다. 신식 무기로 무장한 일본군과 싸운 봉오동 전투 등에서 전과를 올린 인물이다. 해방 후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구소련에서 눈을 감은 홍 장군의 유해는 그간 보수와 진보 정권 모두 송환을 추진했다. 결국 홍 장군 유해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송환됐고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이념에 따라 역사적 인물의 공과를 재조명하는 윤석열 정부 움직임은 홍범도로 폐지 주장으로 2라운드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홍 장군 흉상 이전을 가장 먼저 주장한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차기 국방부 장관으로 유력하다는 기사가 11일 아침 쏟아지며 시민들은 다양한 반응을 내놨다. 

ID가 'tlsw***'인 시민은 "어떻게든 친일 프레임 씌울 수 있겠다 싶으면 옳거니 하고 뛰어와 떠든다. 육사에서 흉상을 어디다 놓든 말든 위치 갖고 시비걸다 일을 키우냐"며 "지금 군대가 항일운동 하려고 있나? 북한 때문에 있는 거잖아. 육사 기준에 맞게 운영하게 내버려 둬라"고 현 상황을 답답해 했다.

ID가 '99ki***'인 시민은 "홍 장군 흉상 이전 주장한 신원식 의원이 국방부 장관 된다는 건 잘 짜인 각본 아니었나"라며 "새 장관 오면 홍 장군은 시작에 불과하다. 다른 독립 투사들도 줄줄이 욕을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범도로 폐지가 맞다는 목소리도 있다. ID가 'choi****'인 시민은 "왜구보다 공산당이 더 싫다. 독립군이라도 공산당에 가입했으면 영웅이 아니지"라고 대전시장 주장에 힘을 실었다. ID가 'hoso***'인 시민은 "우리 주적이 북한과 소련 등 공산주의자들인데 군인 양성하는 육사와 군인들이 타는 함에서 공산주의 이력이 있는 분의 흉상과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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