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치악산' 스틸 <사진=도호엔터테인먼트>
영화 '치악산' 스틸 <사진=도호엔터테인먼트>

영화 상영을 둘러싸고 강원도 원주시와 갈등을 빚은 '치악산'이 개봉 1주일을 맞았다. 제목을 둘러싸고 불거진 해프닝으로 주목도가 높았던 데 비해 관객은 아직 2만 명을 넘지 못했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치악산'은 전날까지 전국 총 1만7889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박스오피스 순위는 15위다.

'치악산'은 이달 초부터 뉴스에 소개되며 관심을 받았다. 국립공원 치악산이 자리하는 원주시 등이 영화가 끔찍한 토막살인사건을 다루면서 실제 산의 이름을 썼다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원주시 등은 괴담에 가까운 토막살인 사건이 마치 치악산에서 벌어진 것처럼 대중의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제작진은 영화 '치악산' 속 사건이 실제와 무관하다는 자막을 넣었고, 치악산은 영화의 배경일 뿐 원주시에 대한 권리를 침해한 사실은 없다고 맞섰다. 

결국 법원 결정은 영화 상영 전날에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박범석)는 이달 12일 원주시 등이 도호엔터테인먼트 등을 상대로 제기한 '치악산' 상영 금지 가처분 소송에 대해 원고 기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치악산이 극의 배경이라는 사실만으로 산의 명성이 훼손되거나 영화를 본 관객이 치악산에 부정적 인상을 갖는다고 예측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판결은 여러모로 관심을 끌었다. 실제 산이나 지역, 시설, 업체 명칭을 활용한 영화 등 창작물이 향후 비슷한 시비에 휘말릴 경우 '치악산' 판례가 좋은 참고가 되기 때문이다. 

소송으로 영화의 이름이 한 번이라도 더 알려진 것을 감안하면, '치악산'의 개봉 1주일 성적표는 만족하지 못할 수준이다. 전국 150여 개 상영관을 잡은 데 비해 관객 수가 적기 때문이다. 영화 팬들이 매긴 평점은 네이버 6점대, 다음 7점대로 처참한 수준은 면했지만 별 1개짜리 평점이 최근 이어지는 점은 제작사로선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늦여름을 노리고 이달 '더 넌2'가 개봉하는 것도 '치악산' 쪽에서는 부담이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