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이슈 들추기] 최근 전국적으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을 비롯해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 등 흉흉한 테러가 잇달아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토막살인 괴담을 주제로 한 영화의 개봉을 놓고 지방자치단체와 영화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갈등을 빚고 있는 영화는 치악산을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영화 ‘치악산’이다. 영화는 1980년 치악산에서 열여덟 토막이 난 시체 10구가 발견됐다는 괴담인 이른바 ‘치악산 18토막 연쇄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다. 오는 9월 13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가상의 설정이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실화 논란이 퍼지자 치악산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면서 강원 원주시와의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원주시, 제작사가 요구 조건 들어주지 않자 상영금지 가처분 등 법적 조치 나서
28일 원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영화 ‘치악산’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 영화 상영으로 인한 모든 유무형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앞서 시와 제작사는 지난 23일~24일 협의를 위해 만난 바 있다. 제작사 도호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원주시는 제작사에 ▲실제 지명인 ‘치악산’이 그대로 사용된 제목 변경 ▲영화 속 ‘치악산’ 대사가 등장하는 부분을 삭제 또는 묵음처리 ▲실제 지역과 사건이 무관하며, 허구의 내용을 가공하였음을 고지 등을 요구했다.
원주시가 이같은 요구를 한 데에는 최근 전국적인 흉기난동 사건에 더불어 서울 관악구 등산로 성폭행 사건 등 강력 범죄들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영화가 개봉된 뒤 모방범죄 우려도 나오면서 이같은 요구를 하게된 것으로 보인다.
원주시의 요구에 제작진은 “영화 제목 및 본편에 등장하는 ‘치악산’을 모두 삭제할 경우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촬영해야 할 정도로 이야기의 연결이 맞지 않다”면서 “또 주요 출연 배우 중 한 명이 군 복무 중인 관계로 재촬영 역시 불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본편 내에 이미 ‘영화에서 언급되거나 묘사된 인물, 지명, 회사 및 단체 그 외 일체의 명칭 그리고 사건과 에피소드 등은 모두 허구적으로 창작된 것이며 만일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라는 문구가 기입돼 있다”면서 “보다 많은 관객 분들에게 노출될 수 있도록 본편 상영 이후 바로 등장하도록 재편집을 진행하는 방향 역시 함께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원주시 측은 강력범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지역 유명 관광지 명칭을 사용한 영화가 개봉될 경우, 지역 이미지 실추 등의 피해가 잇따를 것이라는 판단 아래 가능한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지역 주민들은 치악산을 브랜드로 사용하는 농축산물을 비롯해 지역 관광업계까지 피해가 확산될 것을 우려 중이다.
이 때문에 이날 오후에는 치악산에 있는 사찰인 구룡사가 영화 개봉 반대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전국 최고의 안전 도시이자 건강도시인 원주의 이미지가 괴담으로 훼손이 우려된다"면서 "영화 개봉으로 인해 36만 시민 그 누구도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시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치악산 개봉 가능할까?…곡성‧곤지암도 개봉 전 지자체와 ‘설전’
영화 ‘치악산’은 1980년대 우리나라 명산 중 하나로 손꼽히는 치악산에서 벌어진 연쇄 토막 살인 사건 중 하나라는 홍보 문구를 쓴 바 있다. 이에 온라인 등에서는 ‘치악산 괴담’이라는 검색어가 나타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영화는 김선웅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윤균상, 김예원, 연제욱, 배그린과 이태환이 출연한다.
한편 지자체와 영화사가 작품 개봉을 앞두고 설전을 빚은 것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개봉한 나홍진 감독의 영화 ‘곡성’은 전라남도 곡성(谷城) 주민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골짜기의 도시라는 의미의 한자를 울 곡(哭), 소리 성(聲)으로 바꿨다.
2018년 개봉한 영화 ‘곤지암’도 상영금지 소송이 진행된 바 있다. 영화는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곤지암 정신병원을 찾아간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곤지암 정신병원은 1996년 폐업한 이후 각종 괴담을 낳기도 했다.
실제 장소에 관한 괴담이 영화화 되다보니 개봉 전 곤지암 정신병원 부지의 소유주와 법적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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