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당시 민원을 제기한 당사자로 지목된 학부모가 입장을 밝혔으나 오히려 비난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방송인 허지웅도 “선이란 게 있다”면서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날렸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자신이 가해자로 지목된 4명의 학부모 중 하나인 A씨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입장문을 게시했다. 그는 미용실을 운영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다. A씨는 “고인이 되신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세상에 퍼진 루머들이 악성 루머들로 비화돼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글을 올렸다”면서 잘못된 내용은 바로잡고, 잘못한 내용에 대해서는 겸허히 비난을 받고자 한다고 밝혔다.
가해 학부모 입장문 “내 아들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
A씨는 “지난 2019년 1학년 입학 후 아이의 행동이 조금씩 이상해지는 것을 느꼈고 이미 1학기 초반부터 이상 증상이 나타나고 있었으나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학교나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지도 않았다”며 “2학기 끝 무렵부터 아이가 틱장애 증상을 보이고 작은 소리에도 귀를 막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연락을 과거에 다닌 학원에서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학교에 확인해보니 같은반 친구와 놀다가 손이 친구 뺨에 맞았고 뺨을 맞은 아이는 당연히 아파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상황 정리를 위해 선생님이 제 아이와 뺨 맞은 친구를 반 앞에 서게 해 사과를 하라고 했지만 아이가 겁을 먹어 입을 열지 못했다”면서 “훈육은 선생님이 정한 벌이 아닌 아이들이 정한 벌을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이후 아이는 교장실로 보내졌고, 이를 알게된 A씨는 교장 등 학교 관계자와 면담했다.
A씨는 “훈육 과정에서 학급회의 시간을 마련해 안건을 제시하는 것도 아닌, 인민재판식의 처벌 방식은 8살 아이에게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아 지양해 달라고 선생님께 요청드렸다”며 “면담 다음 날 일찍 등교시켜 선생님께 죄송하다고 말하라고 시킬 테니 안아주며 미안했다는 말을 해달라고 부탁드렸고 선생님이 승낙하시면서 면담이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선생님은 학기가 끝날 동안 병가로 나타나지 않으셨고 약속한 부분이 이행되지 않아 정서적 아동학대로 신고를 결정했다”면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아이 학년이 올라갈 때 해당 선생님 담임 배제와 다른층 배정 등 2가지를 요구했고 학교 측에서 수용을 결정하면서 이후 개인적으로 선생님께 연락을 드린 적도, 찾아간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A씨는 자신이 요구한 수용 조건이 잘 지켜졌는데, 지난해 선생님이 옆 교실에 배정되면서 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한 차례 추가 민원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 신고한 건은 검찰 송치 후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가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교육청에 민원을 넣은 것 외에는 “개인적 연락이나 면담은 일절 없었다”, “반말하거나, 퇴근길에 기다렸다 괴롭히거나, 길거리에 못 돌아다니게 한 적은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주동자로 지목된 것에 대해서는 같은 학급 학부모 관계며 선생님께 반말하거나 퇴근길에 험담하거나 난동을 피우지도 않았다”면서 “고인이 되신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형사상 문제가 있다면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당 글은 공개된지 1시간도 되지 않아 삭제됐다. A씨는 글을 다시 올리면서 “제가 삭제한 것이 아니며 뺨 내용은 싸우던 것이 아니고 놀다 그런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했다”고 해명했다.
허지웅 “사람으로서 지킬 선이 있다” 일침…온라인에서도 ‘시끌’
이와 관련해 방송인 허지웅은 자신의 SNS에 “‘아들 손이 친구 뺨에 닿았다’, 악성 민원으로 시달리다 결국 세상을 떠난 대전의 초등학교 교사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가 입장문에서 밝힌 내용 중 한 구절이다”라면서 “대체 어떤 상식적인 사람이 이 입장문 속의 행동들을 정상이라 생각할까”라고 비판했다.
그는 “물론 자식의 일이라는 게 그렇다. 상식을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선이라는 게 있다”며 “사람으로서 스스로 지켜야 할 선이 일단 있을 것이고, 그런 선을 지키지 않는 자들을 막고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법과 제도가 강제하는 선이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에 저 두번째 선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아들이 친구의 뺨을 때렸다는 사실이 아들의 손이 친구의 뺨에 닿았다는 입장으로 바뀌는 동안, 그게 부모의 마음이라는 수사로 포장되는 동안 교사의 기본권도, 그렇게 자라난 아이들이 만들어갈 우리 공동체의 미래도 함께 무너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학부모의 입장문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네티즌들은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자기는 잘못없다고 억울해 하고 있다는 것”, “옆반 담임인데도 민원(을 넣었다면)이면 선생님을 뭐같이 봤단 것”, “남의 아이가 뺨으로 내 아이 손바닥을 후려쳤다, 그 이야기죠? 말이야 막걸리야?” 등의 비난을 표출하고 있다.
대전 교사의 극단적 선택 이후 온라인에서는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프랜차이즈 사업장 등이 공유되기도 했다. 가게 출입문에 항의 포스트잇이 붙는 등 불매 움직임까지 일자 프랜차이즈 가맹졈 측은 영업 중단 조처를 했고 11일 가맹 계약을 종료하기도 했다.
- [뉴스워커_이슈 들추기]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하루 앞으로…130만t 오염수 30년 걸쳐 방류된다
- [뉴스워커_이슈 들추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연예계도 ‘부글부글’…자우림 김윤아 “RIP 지구”
- [이슈 들추기] ‘토막살인 괴담’ 영화화 한 ‘치악산’, 원주시와 갈등 일파만파
- [뉴스워커_이슈 들추기] 홈쇼핑 채널, 사상 초유의 ‘블랙아웃’ 되나…곪아 터진 송출수수료 갈등
- [뉴스워커_이슈 들추기] 방탄 RM과 블랙핑크 지수는 왜 이슬람 신도들에게 ‘사과’ 요구를 받고 있나
- [뉴스워커_이슈 들추기] ‘뿔난’ 교사들 오늘 공교육 멈춤의 날 동참…교육부 내부 갈등으로 번지나
- [뉴스워커_이슈 들추기] 내홍 겪고 일어난 부산국제영화제…호스트 송강호‧故설리 인터뷰도 최초 공개
- [뉴스워커_이슈 들추기] 더 글로리 김히어라, ‘일진설’ 논란 활활…SNL은 결방, 뮤지컬은 강행키로
- [뉴스워커_이슈 들추기] ‘대전 교사 사망’ 가해 학부모 사업장에 빗발치는 테러…결국 급매로 나와
- [뉴스워커_이슈 들추기] 23년째 5천만원인 예금자 보호한도…1억원으로 상향될까 ‘찬반 팽팽’
- [뉴스워커_이슈 들추기] 이승기 ‘노쇼 논란’ 장기화 될까…美측 구체적 주장 나오며 ‘진실공방’
- [뉴스워커_이슈 들추기] ‘갑툭튀’ 조인성 결혼설‧임영웅 열애설…연예계는 가짜뉴스 몸살 중
- ‘봉준호 페르소나‧원조 신스틸러’ 변희봉 별세…연예계 애도 물결
- [뉴스워커_이슈들추기] ‘이승기 스승’ 이선희, ‘법카 사적 유용’ 혐의로 검찰송치…“의혹 대부분 사실과 달라”
- [이슈 들추기] 유아인, 두 번째 구속심사서 ‘돈다발’ 맞았다…구속영장은 기각돼
- [뉴스워커_이슈 들추기] ‘수술실 CCTV’ 의무화 됐는데…혼란만 가득한 현장, 의사 93%는 ‘반대’
- 유튜버 김용호 사망, 연예인 등 재판은 ‘공소기각’…육성 유언도 공개돼
- [뉴스워커_이슈 들추기] ‘총알택시’된 구급차…5년전 김태우 태운 사설구급차 기사 실형...개그우먼 강유미도 구급차 이용했다
- [뉴스워커_이슈 들추기] 의협은 왜 의대 증원을 반대할까…정치권‧의료계 갈등 ‘폭풍전야’
- [뉴스워커_이슈 들추기] 하루에만 3건의 ‘마약 스캔들’…연예계는 싱숭생숭
- [뉴스워커_이슈 들추기] ‘마약 투약 의혹’ 이선균 파문 일파만파…광고계 ‘이선균 지우기’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