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3년 전국 극장에 상영된 영화 편수 및 관객수 추이 [사진=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2019~2023년 전국 극장에 상영된 영화 편수 및 관객수 추이 [사진=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코로나 여파로 촉발된 극장가 침체가 심상찮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 연 2억3000만 명에 육박한 관객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막 해제된 지난해 약 1억1230만 명으로 전년 대비 뚜렷하게 반등했으나 올해 1억464만 명으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20~2022년 심각한 코로나 사태로 입은 극장가 치명상의 회복이 더딘 이유는 여러 가지가 거론된다. 투자 감소로 인한 극장 영화 상영 편수의 감소가 거론되는 가운데, 무리한 관람료 인상이 초래한 당연한 결과라는 시선도 여전하다.

지난 3년간 세 차례 오른 국내 극장가 영화 티켓 가격은 일반(성인) 기준 최저 1만원(월~목요일 조조), 최고 1만5000원(금~일요일 및 공휴일)이다. 3D나 4DX 등 특수관 가격은 이보다 더 뛴다. 2D 영화 한 편 가격이 웨이브 2개월 관람료와 맞먹다 보니 선뜻 극장 가기가 꺼려진다는 영화 팬이 적잖다.

극장들이 최근까지 고민했던 자구책 하나가 흐지부지돼 관객 실망은 더 커졌다.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멀티플렉스 3사는 매주 수요일 오후 시간대를 정해 영화 관람료를 7000원으로 인하할 전망이었는데, 이 안이 그만 무산되고 말았다. 수요일 할인제가 내심 다른 요일까지 확대되기 기대했던 영화팬들은 원안마저 없던 일이 되자 씁쓸한 입맛만 다셨다.

지난 3년간 잇단 티켓 가격 인상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 수가 점점 줄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지난 3년간 잇단 티켓 가격 인상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 수가 점점 줄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극장 관람료를 줄이는 방법은 현재 스마트폰 통신사나 카드사 등을 통한 할인이 거의 유일하다. 그마저도 월 1, 2회 등으로 제한된다. 이벤트성으로 진행되는 극장표 할인 행사의 경우 작품이 지정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좁다. 

안 그래도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와중에 영화관 티켓 가격도 내릴 기미가 안 보이면서 극장을 찾는 이들의 발길은 더 뜸해질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영화팬은 “영화를 극장에서 소비하는 트렌드는 코로나 사태를 기점으로 OTT가 성장하며 상당한 변화를 맞았다"며 "극장들이 고사 위기를 이유로 가격 인상을 택한 것이 두고두고 악수가 될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이런 의견은 영화계 안팎에서도 나온다. 한 영화 관계자는 “거장들이 대화면으로 보는 영화의 가치를 강조하고, 명배우들이 극장의 위기를 아무리 부르짖어도 관객이 외면하면 결국 영화관은 위기를 벗어날 수 없다"고 씁쓸해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 지원, 그룹사의 투자, 현실적인 가격 책정 등 과감한 대안이 나오지 않으면 상황은 빠르게 나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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