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S·DLF 쇼크①] 원금 절반 넘게 날렸다, 우리은행·하나은행은 왜 DLF를 팔았나?
[DLS·DLF 쇼크①] 원금 절반 넘게 날렸다, 우리은행·하나은행은 왜 DLF를 팔았나?
  • 류아연 기자
  • 승인 2019.09.2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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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DLS·DLF 쇼크①] 우리은행의 DLF 상품이 –60% 이상 손실률로 첫 만기일을 맞은 가운데, 앞으로 도래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만기 DLF 상품도 줄줄이 대규모 원금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요동치는 세계 금융시장 상황 속에서 독일, 미국 등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최근 금리가 하락하자 해당 국가에 투자한 원금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DLF가 투자 위험에 비해 수익이 너무 낮은 고위험 파생상품으로, 애초부터 은행들이 해당 상품을 취급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기 도래한 DLS·DLF 원금손실 원인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가 대규모 원금손실 사태를 낳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DLF 규모는 약 1,700억원으로 관측된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는 독일과 유럽 금리연계 상품으로, 이번달부터 만기가 도래하면서 손실이 확정되고 있다. 먼저 지난 9월 19일 131억원 규모의 상품이 만기가 되면서 손실률 60.1%가 확정됐다. 이는 만약 투자자가 1억원을 투자했다면 6,000만원의 손해를 보는 셈이다.

이마저도 그나마 최근 금리가 상승하면서 원금 전액 손실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DLF는 파생결합증권(DLS)을 편입한 펀드를 말한다. 해당 상품은 펀드매니저의 운용 성과에 따라 수익률이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정해진 방식에 의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우리은행은 ‘독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1,266억원 규모의 DLF 상품을 총 19회차에 걸쳐 팔았다. 우리은행 1회차 DLF의 규모는 134억원으로, 최종 수익률 -60.1%를 적용하면 1회차 투자자들이 본 손실액은 약 80억여원으로 파악된다.

앞으로 다가올 만기 도래 규모는 24일, 26일 만기 240억원, 10월 만기 303억, 11월 만기 559억원 등으로, 이중 24일 만기 도래 상품의 수익률은 -63.2%로 손실폭이 이전보다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메리츠 금리연계 AC형 리자드’ DLF 상품도 오는 25일을 시작으로 만기가 시작된다. 이 상품은 ‘미국 이자율스와프(CMS) 5년물’ 금리와 ‘영국 CMS 7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63억원 판매한, 25일 만기상품의 경우 지난 20일 금리 기준으로 수익률이 –46.4%로 반토막이 났다.

문제는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독일, 미국 등의 장·단기 금리차가 불안정해짐에 따라, 이들 국가에 투자했던 DLF 투자자들이 원금손실을 떠안게 됐다는 점이다.

DLF 사태가 불거진 또 다른 이유는 해당 상품이 사모펀드를 매개로 한 투자였기 때문이다.

공모펀드는 법적으로 특정 자산에 10% 이상 투자를 하지 못해 비교적 투자 분산이 잘 이뤄져 고위험성이 낮고, 상품 설명 관행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은행 프라이빗뱅커(PB)가 주로 판매하는 사모펀드 금융투자상품의 경우 상품 설명이 애매해진다. 전문 투자자가 아닌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상품을 설명해야 하므로, 상품 설명이 생략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DLF 만기가 순차적으로 도래하는 가운데, 각각의 기초자산인 독일 10년물 국채금리와 미국 이자율스와프(CMS) 5년물 금리, 영국 CMS 7년물 금리 등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이후에도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DLF는 처음부터 ‘사기성’ 구조였나

이처럼 불완전 판매 논란을 빚고 있는 독일·영국 등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은 구조적으로 사기성을 띠고 있어, 처음부터 은행들이 해당 고위험 파생상품을 취급하지 않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DLF가 위험에 비해 수익이 너무 낮다는 점에서 설계에서 사기성을 안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상품의 구조상 금리가 수익 구간이어도 4% 수익 수준 정도지만, 반면 손실 구간에 진입하면 그 손실을 100%까지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이 맞지 않은 사기성 상품이라는 지적이다.

이처럼 고위험 파생상품을 은행이 판매한 이유로는 직원들의 실적 지표로 활용하는 ‘핵심성과지표’(KPI·Key Performance Indicator)가 꼽힌다.

금융감독당국과 업계 내에서도 그동안 성과 우선주의에 입각한 KPI에 대한 지적이 이어져 왔다. 성과 내기에 급급해 소비자 보호보다 영업실적에 열 올리는 금융권의 행태로 인해 내부적으로도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대순 키코 공동대책위원장은 최근 열린 ‘파생결합상품 피해구제 토론회’에 자리를 통해 “DLS는 고위험 저수익 구조로 경제학적으로 불가능한 상품”이라며 “고객이 은행과 사실상 옵션이 거래되는 ‘내기’를 하게 됐음에도 내기 조건인 옵션 가치가 달랐으며, 일방적으로 고객이 불리한 내기를 하게 된 일종의 금융사기”라고 주장했다.

한편,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판매한 DLF 상품은 만기 후 손실액이 확정된 후,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를 거쳐 20~50%의 비율로 배상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막대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손해배상소송이 진행될 것으로 보여, DLF 사태에 대한 논란은 한동안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