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노크하는 국내 제약업계 "이번엔 할랄"
세계시장 노크하는 국내 제약업계 "이번엔 할랄"
  • 박수현 기자
  • 승인 2020.05.2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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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2팀 기자
자료출처_중소기업중앙회 /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2팀 기자

[뉴스워커 박수현 기자] 국내 제약업계가 할랄 시장에 노크하며, 이슬람교도 21억명 마음 사로잡기에 나섰다. 이슬람 국가의 높은 인구 증가율과 시장 규모 확대로, 할랄시장은 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 모든 산업군에서 높은 잠재력을 지닌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서비스기업 톰슨로이터의 ‘세계 이슬람경제 2017~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할랄 산업의 규모는 2016년에 2조 달러(2,473조)에서 연평균 8%씩 성장, 2021년에는 3조 달러(3,710조)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식품 산업도 오는 2021년 1조 9000억 달러(2,350조)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유로모니터의 분석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2년 50조 9840억루피어(한화 약 4조원)에서 2018년 143조 6390억루비어(약 11조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이같은 배경에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2017년 제약 및 의료기기 산업 육성 로드맵을 내놓으며 지원하고 있는 것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이같이 이슬람 시장 성장 가능성 및 잠재력이 커지자 국내 제약사들이 할랄 시장에 노크하고 나섰다.

대웅제약은 인도네시아 합작법인 '대웅인피온'이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 '이지에프외용액'에 대해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기관(LPPOM MUI)으로부터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이지에프외용액은 2001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로 허가 받은 국내 바이오 신약 1호다. 대웅제약은 그동안 대웅인피온을 통해 이지에프외용액의 제형을 업그레이드하는 연구를 추진해왔다.

올해 3월 대웅인피온에서 자체 생산한 일체형 제형이 인도네시아 식약청(BPOM)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획득했고, 2개월 만에 할랄 인증을 받았다.

앞서 대웅제약은 자체개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와 인도네시아 합작법인 대웅인피온을 통해 적혈구생성인자(EPO) 제제 에포디온에 대한 할랄 인증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할랄 인증은 절차가 까다로운데, 특히 바이오의약품은 합성의약품 대비 더 까다롭다"며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할랄 규정이 별도로 없이 식품 할랄 규정을 따르기 때문에 인증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고, 무슬림에게 허락되지 않은 하람 원료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등을 증명해야 하며, 바이오의약품은 세포에서 유래되는 것이므로 각 세포가 할랄에 적합한 시설과 공정으로 생산되었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대웅제약은 신흥시정을 철저히 연구해 현지 니즈에 맞는 제품 개발을 할 것"이라며 "이슬람 최대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의 에포디온, 이지에프 할랄 인증을 발판 삼아 중동 의약품 시장에 진출해 전세계 많은 무슬림들에게 우수하고 안전한 의약품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종근당도 공장과 의약품 모두 할랄 인증을 마치고 수출에 순항중이다.

종근당은 작년 2월 인도네시아 이슬람 최고 의결기구인 울레마협의회(MUI)로부터 현지 제약사 OTTO와 설립한 합작법인 CKD-OTTO의 항암제 생산공장에 대한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이 공장은 인도네시아 최초의 할랄 인증 항암제 공장이다. 현재 종근당에서 할랄 인증을 받아 생산하는 품목은 벨록사, 파크리탁셀, 젬시타빈 등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올해 1월부터 상업생산 시작해 현재 19개 항암제 허가받아서 생산중"이라며 "뿐만아니라 종근당에서 생산하는 면역항암제 등도 완제수출해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동제약의 경우 5년전인 2015년, 국내 최초로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로부터 프로바이오틱스 균종에 대해 할랄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인증받은 프로바이오틱스 균종에 대해) 이슬람 쪽의 특별한 반응이 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현재는 수요(주문)이 있는 경우 공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특별히 반응은 없지만) 이슬람 문화권은 중동뿐 아니라 동남아, 아프리카 지역까지 범위가 넓고 인구 수도 많은 큰 규모의 시장인 만큼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동도 기회가 된다면 시장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의약품 인증 외에도 일반 건강기능식품 인증을 받은 곳도 있다.

휴온스 자회사 휴온스 네이처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면역’에 대한 중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휴온스네이처는 할랄 인증을 받은 홍삼 제품들의 수출을 적극 추진해 국가대표 K-면역 푸드인 ‘홍삼’의 우수성을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휴온스 네이처가 KMF로부터 할랄 인증을 획득한 제품은 진홍삼단, 진홍삼정, 진홍삼고, 고려홍삼봉밀절편, 홍삼골드스틱 5종으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태국 등 진출이 가능해졌다.

휴온스 관계자는 "앞으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품목 및 국가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우선은 오는 9월 '국제 할랄 박람회'에 참여해 수출을 타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슬람 국가라고 하면 몇 나라 안될 것 같지만 범위가 굉장히 넓다. 그래서 진출을 위해 할랄 인증을 추진하는 제약기업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할랄 인증 의약품을 계속해서 늘려가 이슬람 국가들과 접촉하게 되면 국내 제약사의 수출길도 더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처럼 폭발적인 시장임에도 국내 제약사들이 선뜻 나서지 못했다. 이슬람인들은 종교적 의식(할랄)을 거치지 않은 음식과 물건은 사용하지 않아서다.

할랄은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총칭하는 것으로,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과일·야채·곡류 등 모든 식물성 음식과 어류·어패류 등의 모든 해산물과 같이 이슬람 율법 아래에서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총칭하는 용어다.

이처럼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서 인정하는 방식으로, 생산한 제품에 할랄 인증이 붙기에 이슬람 국가 진출을 위해서는 할랄 인증은 필수다.

할랄 인증을 위해서는 할랄 인증을 위해서는 현지 인증기관에 생산과정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하고, 제조과정 실사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른 기간이 6개월에서 2년 정도가 걸린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현지에서 의약품을 유통하려면 생산설비를 갖춘 현지 회사와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

이처럼 할랄 인증이 까다로운 이유는 이슬람 율법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의약품 제제 중 연질캡슐은 동물성 젤라틴을 사용한다. 동물성 젤라틴 제조는 돼지의 피를 이용하는데, 이는 곧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 이외에도 동물이나 사람 유전자는 사용할 수 없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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