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과 통일부 간의 소통 불통 문제가 불거지면서 최근 정비한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을 두고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국가정보원과 통일부 간의 소통 불통 문제가 불거지면서 최근 정비한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을 두고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뉴스워커_남북관계] 국가정보원과 통일부 간의 소통 문제가 불거지면서 최근 정비한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을 두고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지원 국정원장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소통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야권에서는 “영 매끄럽지 못하다”고 지적이 나온다.

국정원과 통일부의 소통 문제 논란은 남북 물물교환 사업 파트너로 검토한 북한의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가 대북 제재 대상으로 나타나면서 시작됐다. 국정원은 지난 2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가 국제 제재 대상임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이후 지난 24일 통일부가 국회 정보위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남북 물물교환에 대해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번졌다. 당시 여야 간사들은 회의 직후 “(물물교환 사업이) 철회된 것으로 봐야한다”고 밝혔지만 통일부는 “철회라는 발언을 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통일부가 승인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해당 기업의 제재 위반 사실 여부를 언제 알았는지, 검토를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렸다. 그러면서 통일부와 국정원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정원 ‘위임 통치’-통일부 ‘역할 분담’ 평가도 온도 차


또한 국정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위임 통치’를 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서도 통일부가 “당·정·군을 공식적·실질적으로 장악한 상황에서 분야별 ‘역할 분담’을 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히면서 국정원과 통일부 간 온도차를 보이기도 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의 태영호 의원은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지금 돌아가고 있는 새 외교안보라인의 움직임이 정상적인지 의문이 간다”며 “영 매끄럽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태 의원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대해서도 “외교부를 제치고 중국 당 외교 수장인 양제츠 정치국 위원의 부산 방문을 주관했다”며 “일당제 국가인 북한과 중국의 구조를 그대로 벤치마킹한 듯 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교안보라인의 혼선을 유발한 곳이 국정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정보와 정책을 함께 다루고 있는 국정원이며, 이 때문에 유관부서들이 경쟁 관계에 놓여있는 구조적 부분”이라며 “지금처럼 국정원과 통일부 관계가 정책으로 경쟁하는 관계가 된다면 국정원이 대북 정보를 수집해도 통일부와 좀처럼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처럼 대통령을 중심으로 각 기관이 정책 주도권을 놓고 막후에서 암투와 힘겨루기를 계속한다면, 앞으로 심각한 조직 갈등이 표면화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대통령이 교통정리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통일부-국정원 서로 역할 차이 있어…소통, 협업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인영 장관은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주도권 다툼이 아니라고 부인하며 “서로 역할의 차이가 있고, 그 역할 차이를 근거로 소통도 하고 필요한 부분을 조율하며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국정원의 ‘위임통치’ 분석에 대해서는 “(통일부는) 종합적으로 정리를 해 ‘위임의 문제는 권력 분산의 문제가 아니라 역할과 책임의 문제’라고 정리했다”며 “그 문제가 왜 국정원과 통일부의 주도권 다툼으로 비화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의 이같은 답변에 대해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국정원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에서도 관련된 지적이 이어지면서 통일부와 국정원간의 소통문제는 당분간 여진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정원이 김여정을 사실상 2인자라고 하는데 이 장관이 굳이 부정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통일부가 국정원의 북한정보에 역행하는 대북정책 무리수를 두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장관은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2인자나 후계자의 위상을 확립해 전권을 행사한다고 말하는 건 무리한 해석”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 의원은 이날 “(국정원은) 김정은에 대한 보고 권한을 김여정이 총괄하고 있다고 한다”며 “북한처럼 자유 언론이 부재한 나라에서 보고권을 총괄한다는 것은 김여정이 김정은의 눈과 귀 역할을 한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김여정은 북한 권력의 핵심인 노동당 조직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다”며 “조직지도부장이 부재한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김여정이 조직지도부장 역할을 대신 한다. 조직지도부는 당 간부에 대한 평가와 인사 권한을 쥐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