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삼표시멘트와 에스피네이처의 배당 성향을 비교해 보면 오너 가족의 비상장 계열사가 소액주주 비율이 25.38%(2022년 기준)인 상장사보다 좀 더 통 큰 배당을 실시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에스피네이처가 대주주를 상대로 10억원 전후의 토지 임차료 등까지 지급하고 있는 데다 고액 배당을 지급하는 것은 오너 경영인의 사익 편취 정황으로 평가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도...<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진단_시멘트 업계 삼표시멘트] 삼표그룹의 삼표시멘트의 최대주주는 삼표(54.68%)이며 오너 3세 정대현 사장의 에스피네이처가 지분율 4.75%를 보유 중이다. 정도원 회장과 정 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3.44%, 1.31%씩이다. 삼표시멘트는 시멘트 업계에서 경쟁사 대비 유독 시멘트 사업 부문의 실적 의존도가 높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편향되어 있는 지금의 구조는 원재료 상승 등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 등에 적합하지 않으므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주축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에스피네이처의 내부거래는 지적에 따라 2021년 줄었지만 고액 배당 지급은 변함없었다. 이외에도 10억원 전후의 토지 임차료 등도 받고 있어 차후 승계 자금으로 사용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서 시멘트 매출 의존도 가장 높아신사업으로 돌파구 마련해야 할 때


[단위: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시멘트, 석회석, 물류 등이 속한 시멘트 사업 부문이 삼표시멘트 전체 매출의 94.04%를 차지했다. 원유 등의 에너지 사업 부문은 사업 철수 및 청산 진행 중이며 나머지 5.96%의 매출은 레미콘 사업에서 발생했다. 사실상 시멘트 사업이 삼표시멘트의 실적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경쟁사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 (2022년 기준)> [단위: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시멘트 사업을 영위하는 다른 경쟁사들과 비교해 봤을 때 삼표시멘트의 사업 포트폴리오의 개선의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 쌍용시앤이, 한일시멘트의 경우 2022년 기준 시멘트 사업의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 대비 58.28%, 52.54%였으며 이외 레미콘이나 레미탈 등에서도 비교적 매출이 고르게 창출되고 있었다.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 두 곳은 앞서 살펴본 두 곳보다 시멘트 사업 부문에 대한 의존도는 상대적으로 더 높다. 그러나 아세아시멘트의 나머지 매출은 레미콘 11.7%, 2차 제품 3.6% , 기타 6.4%, 성신양회는 레미콘 18.3%, 기타 11.3%로 시멘트가 아닌 다른 재화 등의 판매로 구성되어 있다.

[단위: 천원,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시멘트 업계 상장사 6개사 중 삼표시멘트는 2022년 매출액 기준 점유율 5위에 그치고 있다. 한일현대시멘트(별도 재무제표 매출액)는 한일시멘트 100% 자회사란 점을 감안했을 때 삼표시멘트의 점유율은 업계에서 낮은 수준에 속할 수 있다. 경쟁사들이 레미콘 등 시멘트 외의 사업 부문에서도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만큼 삼표시멘트도 신사업에서 성공적인 결과가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승계 구도의 중심 에스피네이처 고액 배당, 정대현 사장 승계 자금으로 사용될까


[단위: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지주사 삼표의 최대주주는 정도원 회장으로 지분율 65.99%이며 2대 주주는 지분율 19.43%의 에스피네이처다. 골재, 레미콘 등의 제조와 판매외 펄스크랩 수집, 가공 판매 및 제강슬래그처리대행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에스피네이처는 정 회장 장남 정대현 사장이 총 지분 중 71.95% 및 기타 특수관계인이 24.48%를 차지해 오너 가족 회사다. 비상장인 오너 가족 회사가 지배 정점에 있다는 점 때문에 경영권 승계에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내다 볼 수 있다.

<에스피네이처 배당 지급 및 내부거래 비중 추이 (2018-2021)> / [단위: 천원,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에스피네이처 배당 지급 및 내부거래 비중 추이 (2018-2021)> / [단위: 천원,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에스피네이처는 계열사 등을 통한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실적을 올려 논란을 빚기도 했다. 에스피네이처의 전체 매출 중 내부 거래에 해당하는 비중은 201836.9%, 201953%, 202048.7%에 달했다. 다만 내부거래 지적을 받고 2021년 이러한 이슈는 어느 정도 해소된 모습을 나타냈다.

그러나 오너 가족 회사인 이곳의 배당 지급은 멈출 줄 모르는 듯했다. 2019년 배당 성향은 75.77%로 상당히 높았는데 이는 이듬해 135.62%로 무려 59.85% 포인트나 급등했다. 내부거래가 해소됐으나 2021년에도 순이익을 훌쩍 뛰어넘는 배당금이 지급됐다. 이와 같은 배당의 최종적 수혜자는 최대주주 정대현 사장 외 기타 특수관계인들이다.

[단위: 천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실제 에스피네이처로부터 정대현 사장의 배당 수익은 2018년 약 32억원, 2019년 약 69억원, 2020년 약 90억원, 2021년 약 94억원이었다. 정 사장이 4년 동안 에스피네이처로부터만 받은 배당금 합계액만 285억원을 초과하고 있다. 이외 기타 특수관계인들도 매년 수십억원의 배당 수익을 수령할 수 있었다.

[단위: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삼표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삼표시멘트와 에스피네이처의 배당 성향을 비교해 보면 오너 가족의 비상장 계열사가 소액주주 비율이 25.38%(2022년 기준)인 상장사보다 좀 더 통 큰 배당을 실시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에스피네이처가 대주주를 상대로 10억원 전후의 토지 임차료 등까지 지급하고 있는 데다 고액 배당을 지급하는 것은 오너 경영인의 사익 편취 정황으로 평가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

삼표시멘트가 코스피 시장으로의 이전 상장에 실패하며 올 1분기 분위기는 조금은 우울했다. 시멘트 업계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에 악영향을 받게 된 가운데 시멘트 사업에 대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삼표시멘트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수 없을 것이다. 더불어 오너 3세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중심으로 떠오른 에스피네이처가 대주주인 오너 일가에 임차료, 고액 배당 지급 등은 대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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