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은 디폴트 예상일인 6월 1일까지 협상 시한이 얼마 남지 않자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인 G7 정상회의 참석과 이를 연계한 추가 순방 일정까지 취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이후 파푸아뉴기니와 호주를...<본문 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디폴트 예상일인 6월 1일까지 협상 시한이 얼마 남지 않자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인 G7 정상회의 참석과 이를 연계한 추가 순방 일정까지 취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이후 파푸아뉴기니와 호주를...<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지금 세계는] 미국이 사상 초유의 국가 채무 불이행(디폴트)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가 부채한도 조정을 위해 두 번째 협상을 가졌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미국 정부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글로벌 불확실성도 커지는 모양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민주당의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을 만나 부채한도 상향 문제에 대한 협상을 가졌다. 이는 지난 9일에 이은 두 번째 협상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재개 1시간 만에 종결됐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매카시 하원의장은 회동이 종결된 후 기자들에게 “이번 주말까지 협상을 타결하는 게 가능하다”면서 “짧은 시간에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매카시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백악관 참모들이 자신의 대표단과 직접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매카시 의장은 지난 2월 바이든 대통령과 가졌던 회동을 언급하며 “만약 우리가 2월에 여기에 있었다면 저는 매우 낙관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지도부도 지난 회동보다는 다소 낙관적인 분위기였다고 시사했다.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대화가) 좋았고 생산적이었다”면서 “우리 모두 디폴트는 끔찍한 선택지라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핵심 쟁점에서 의견차 보이는 여야…사실상 이번주가 마지막 시한


부채 한도는 미국 재무부가 빌릴 수 있는 금액의 상한을 의회가 정한 것으로, 이를 초과해서 발행하려면 의회가 한도를 상향해야 한다.

백악관은 의회가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을 포함해 과거에도 78차례나 한도를 상향해온 만큼 이번에도 그래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정부의 재정 지출을 줄여야 한도 상향에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가 조건 없이 부채 한도를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면서도 재정 개혁은 별도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모든 옵션을 열어둔 채 협상이 이어져 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핵심 쟁점에서 양측은 여전히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양측은 정부 지출 중 어떤 프로그램을 삭감하느냐로 지금껏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옐런 장관은 백악관과 의회가 부채한도를 상향하지 않을 경우 정부가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고 재차 경고하고 있다.

옐런 장관은 “디폴트는 미국 금융 시스템이 구축한 시스템을 무너뜨릴 것”이라며 “마진 콜 등으로 인한 패닉으로 세계 금융 시장이 붕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상이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상원과 하원 모두 메모리얼데이로 22~29일 휴회를 앞두고 있어 사실상 이번 주가 마지막 협상 기한으로 꼽히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디폴트 예상일인 6월 1일까지 협상 시한이 얼마 남지 않자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인 G7 정상회의 참석과 이를 연계한 추가 순방 일정까지 취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이후 파푸아뉴기니와 호주를 들러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모두 연기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디폴트 방지 마감 기한에 따라 의회가 움직일 수 있도록 여야 대표들과 다시 만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순방 일정이 취소됨에 따라 24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쿼드 정상회의도 취소됐다.


美 CEO 150명, 디폴트 발생시 “파괴적 재앙적 결과에 직면할 수 있어”


한편 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디폴트 사태가 발생할 경우 “파괴적인 시나리오 그리고 잠재적으로 재앙적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미 주요 기업 및 금융 기관 CEO 150명은 이날 정부와 의회에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CEO 측은 “현재 교착상태를 해결하지 못하면 더 많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비록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강하긴 하지만 높은 인플레이션은 최근 몇 차례 은행 파산을 포함해 우리 금융 시스템의 압박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만약 국가가 디폴트가 된다면 훨씬 더 나쁜 일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는 세계 금융시스템에서 우리 위치를 약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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