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은 어디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14일(현지시간) 5.00~5.25%로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약 15개월간 10차례 연속으로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린 뒤 처음으로 동결했다.
다만 연준은 연내 금리인하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시사했고,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더딜 경우 금리 인상에 다시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목표 금리를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추가 정보 및 이 정보의 정책 함의에 대해 위원회가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강력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물가 둔화세가 지속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 물가안정이 우선 순위라고 거듭 강조…“연내 금리 인하는 부적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높은 상태”라며 “거의 모든 (FOMC) 위원들이 올해 중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 같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내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위원은 없다. 연내 금리 인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물가안정이 가장 우선 순위라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 위원들이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7월 회의가 또 다른 금리인상이 있을 수 있는 ‘실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40년 내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아보겠다는 목표에서다.
특히 지난해 6월, 7월, 9월, 11월에는 4차례 연속으로 한꺼번에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더욱 공격적으로 나왔었다. 연준의 이같은 인상으로 지난해 3월 이전 사실상 제로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간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0%로 2년 2개월 만에 최소폭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둔화세 지속 등으로 인해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 이번 금리 인상을 동결하게 되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그간 금리 인상 효과가 인플레이션 감소에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지켜보기 위해 동결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금리 인상 전망인 점도표에는 올해 말 금리 예상치가 5.6%로 3월 전망치인 5.1%보다 올랐다. 이는 연말까지 0.5%포인트가 더 오른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시장은 추가적으로 올해 내 2번의 베이비 스텝을 예상했다.
연준은 경제전망요약(SEP) 자료에서 올해 말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2%로 제시했다. 지난 3월 전망(3.3%)보다는 약간 내려갔다. 반면 연준이 통화정책에 참고하는 근원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3월 3.6%에서 이번에 3.9%로 상향했다.
한은 “연준 추가 인상 시사 유의해야…시장 모니터링”
한편 이날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한미 간 금리 격차는 기존의 1.75% 포인트로 유지됐다.
한국은행은 15일 ‘매파적 동결’ 결정을 두고 “주요국 통화정책 스탠스가 강화되는 상황”이라면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이같이 말한 뒤 “연준은 금리를 동결했으나 연말 기준금리 전망 점도표 상향,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 등을 통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부인한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재는 “최근 호주, 캐나다 등이 기준금리 인상을 재개하는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강화되는 상황”이라며 “시장의 반응은 이런 통화정책 스탠스와는 다소 간극이 있는데, 향후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 등에 따라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변화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관련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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