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체인 헬스장 먹튀 사건을 중심으로

전국 28곳 지점을 둔 모 헬스장이 갑자기 문을 닫았다. 이유는 경영난으로, 지난 8일부터 단체 문자를 통해 회사가 전부 분리됐으며 브랜드는 사라지고 매각됐다, 운영이 불가능해 환불도 불가능하다는...<본문 중에서>
전국 28곳 지점을 둔 모 헬스장이 갑자기 문을 닫았다. 이유는 경영난으로, 지난 8일부터 단체 문자를 통해 회사가 전부 분리됐으며 브랜드는 사라지고 매각됐다, 운영이 불가능해 환불도 불가능하다는...<본문 중에서>

[국민의 시선] 


기업형 체인 헬스장 ‘먹튀’ 사건


전국 28곳 지점을 둔 모 헬스장이 갑자기 문을 닫았다. 이유는 경영난으로, 지난 8일부터 단체 문자를 통해 회사가 전부 분리됐으며 브랜드는 사라지고 매각됐다, 운영이 불가능해 환불도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회원들에게 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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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가 큰 헬스장인 만큼 이 같은 부도를 예상한 회원은 많지 않았던 데다 헬스장 측에서 마지막까지 회원권 연장이나 신규 신청을 받았기 때문에 피해는 더 컸다. 실제로 28개 지점에서 회원권을 환불받지 못한 이는 1천 명이 넘고 각각 50만 원에서 수백만 원의 피해액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직원 등이 인수한 일부 지점은 회원들이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몇 달째 임금을 못 받은 직원이 있는 마당에 그처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점도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원, 직원뿐 아니라 용역업체도 할 말은 많다. 해당 헬스장 중 하나가 들어선 건물의 관리인은 3달 전부터 전기료와 관리비 등이 체납돼 몇 번 기회를 줬는데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표 A 씨는 환불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한편 최근까지 개인 SNS에 수억 원에 달하는 외제차를 타고 펜트하우스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게시한 것이 드러나 분노를 샀다. 피해자 모임 단톡방에는 1천 명에 가까운 인원이 모였고 그중 일부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수사에 나선 경기 김포경찰서는 현재 신고가 계속 접수되고 있어 우선 피해 현황을 신속히 파악, 책임 소재를 따져 관련 증거를 수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장기회원권을 구매하고 싶다면


법무법인 주원 김진우 변호사는 개인별로 금액이 크지 않아 애써 소송하려 하지 않는데, 이런 틈을 노려 의도적으로 폐업하는 헬스장도 적지 않다고 언급했다. 과도한 마케팅을 하는 헬스장은 계약 전 의심해 봐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 역시 장기회원권 구매 시 많은 혜택을 받는 것 같겠지만 그만큼 의심해 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조금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단기회원권을 구매하는 게 위험을 최소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법원에 지금 명령을 신청하거나 민사 소송을 해서 승소 판결을 받을 수는 있지만 일단 그 과정이 만만치 않고, 헬스장 대표 측이 강제 집행을 피하기 위해 재산을 타인 명의로 바꿔 놓는다면 돈을 돌려받을 방법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장기회원권을 구매하고자 한다면 신용카드 할부 서비스를 이용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추후 헬스장 먹튀를 당해도 카드사 측에 할부금 지급을 거절하는 ‘할부항변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때 할부 기간을 최대로 늘리는 것이 할부항변권 사용에 유리하다고 한다.

계약 후에는 사업자 정보와 결제 내역 등 증빙자료를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겠다.


보완책 마련 필요


한국소비자원에서는 피해예방주의보를 발령하고 있으며 정부도 헬스장 먹튀를 막기 위한 ‘보증보험 의무 가입’ 등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헬스장 개업 시 손해배상을 위한 보증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편 헬스장 운영자의 재무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제도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당은 헬스장 먹튀를 포함한 각종 금융 범죄의 근절을 위해 법률적 미비점 등을 보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13일 개인 SNS를 통해 ‘헬스장 먹튀 범죄는 소비자의 심리를 악용해 돈을 뜯어내 잠적한다는 점에서 여느 금융 범죄와 마찬가지로 매우 악질적’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처럼 악질적인 먹튀 범죄는 꾸준히 있어 온 데다 헬스장뿐 아니라 관련 업계에서도 확인됐다. 거기에 헬스장 먹튀는 코로나19를 핑계로 급증하기까지 한 만큼 정부의 뾰족한 대응책 마련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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